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이재명 유독 조세연에 발끈…"10년 자산 송두리째 부정당했다"

9월 중순 이후 이재명 경기지사의 ‘주적(主敵)’은 코로나19도, 북한도, 야당도, 친문(親文)도 아니었다. 최근엔 야당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진짜 적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이라는 기획재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이었다. 조세연이 9월 15일 지역화폐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혹평하는 연구보고서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8월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8월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 지사가 발끈한 이유는 조세연의 혹평 대상인 지역화폐가 그의 10년 지방자치단체장 재임 중 핵심 정책이자 최대 성과 중 하나여서다. ‘성남사랑상품권’ ‘청년배당’ 등은 물론 올 초 코로나19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등이 모두 지역화폐를 기반으로 한 정책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그의 자산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으니 얼마나 분했겠나”라고 말했다.

 
당내 세력이 부족한 이 지사에겐 지방정부 수장으로 쌓아 올린 정책 성과와 그에 대한 대중의 평가가 강력한 정치적 자산이다. 그가 다소 설익어 보이더라도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대출 등 ‘기본’ 정책시리즈를 제시하면서 어젠더를 주도하려는 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정책 수단을 통해 다지려 한다는 평가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 15일 지역화폐의 역효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한 이후부터 '근거 없이 정부 정책을 때리는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고 정면 반박해 왔다. 사진은 세종시 반곡동에 위치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입구 모습. [뉴스1]

이재명 경기지사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 15일 지역화폐의 역효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한 이후부터 '근거 없이 정부 정책을 때리는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고 정면 반박해 왔다. 사진은 세종시 반곡동에 위치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입구 모습. [뉴스1]

9월 15일부터 열흘간 수차례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반론을 제기해 온 이 지사와 달리 그의 주변에선 침착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이 지사와 가까운 한 민주당 의원은 “조세연 보고서에도 분명 문제점은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경제전문가들이 책상에서 한 이론적 분석에 대해 정색하고 흥분할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수도권 의원은 “향후 정책 보완의 재료로 삼으면 될 일을 이 지사가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며 엉뚱하게 키웠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은 박빙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9월 17~19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 지사와 이 대표는 24%로 동률을 이뤘다. 한국갤럽의 9월 8~10일 조사에선 이 지사(22%)가 이 대표(21%)를 앞섰고, 리얼미터·오마이뉴스의 9월 21~25일 조사에선 이 대표(22.5%)가 이 지사(21.4%)를 앞섰지만 둘 다 오차범위 내였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경기지사가 9월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첫 파기환송심에 출석하던 중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재명 경기지사가 9월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첫 파기환송심에 출석하던 중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이 지사 자신도 친문이 주류인 당 환경에서 그의 한계를 잘 안다”며 “도정을 내려놓으면서까지 대선을 준비할 생각도, 대선을 위해 인위적인 정치 세력화를 꾀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문재인 정부 성공을 뒷받침하고, 정책 역량과 성과를 인정받으면 자연스레 민심과 당심이 따라올 것”이라면서다. 이 지사가 확대간부회의 등에서 외부 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것도 정책 자원을 늘리기 위한 포석이란 게 그의 주변의 얘기다. 그의 정책이 ‘선동’이 아닌 ‘대안’으로 인정받는 게 급선무여서다.
 
현시점에서 양강(兩强) 라이벌인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직전 국무총리로 자신만의 색깔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 지사는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이다. 문재인 정부와 다른 목소리로 외연 확장에 나설 수 있는 공간도 넓다. 이 지사에겐 이 대표가 침묵하는 향후 5개월여가 자신의 몸값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란 게 당 안팎의 관측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큰 얘기보다도 작은 정책 하나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 스타일”이라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구상 차원에서 나오지만, 당분간 기존 제의한 정책의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