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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 '씨받이' 성지 보삼마을의 변신? 주민들 성화에 무산됐다

울산 울주군의 보삼마을의 과거 모습. 영화의 고향 보삼마을은 억새 지붕 초가집 군락으로 유명했다. [사진 울주군]

울산 울주군의 보삼마을의 과거 모습. 영화의 고향 보삼마을은 억새 지붕 초가집 군락으로 유명했다. [사진 울주군]

울산 울주군이 고전성인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삼동면 조일리의 ‘보삼마을’을 탈바꿈시키려 아이디어 공모전까지 진행했지만 끝내 무산됐다. 마을 주민들이 “역사 보존이 우선”이라며 막아섰기 때문이다. 
 

울산 울주군 삼동면 보삼마을
과거 억새 지붕 초가집 군락으로
농촌 풍경 간직해 영화 7편 촬영

 울산 울주군 통도사IC에서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5㎞ 정도 올라오면 정족산 중턱에 10여 가구가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 나타난다. ‘영화의 고향’이라고 불리는 보삼마을이다. 
 
 조선시대 양반가에 씨받이로 팔려간 여성의 운명을 그린 고전영화 ‘씨받이(1986)’가 이 마을에서 촬영됐다. 씨받이는 배우 강수연이 1987년 베니스영화제에서 동양 여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해외에서 한국영화가 인정받게 된 계기를 마련한 작품이다.  
 
 보삼마을은 1970년대 초 억새로 이은 지붕을 가진 초가집이 모여 있는 전국 유일의 마을이었다. 수려한 산새와 농촌 풍경을 잘 간직하고 있어 씨받이 뿐만 아니라 70~80년대 ‘뽕(1985)’, ‘변강쇠(1986)’, ‘빨간앵두3(1987)’ 등 고전성인영화만 7편이 제작됐다. 영화의 고향이라고 불리게 된 이유다. 
 
영화 '씨받이' 포스터.

영화 '씨받이' 포스터.

 하지만 50여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현재 마을에 남아있는 억새 초가집은 1채 뿐이다. 이마저도 훼손이 심한 상태다. 마을에 있는 건 2014년에 건립한 보삼마을영화기념관 하나뿐이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보삼마을영화기념관이 자리잡고 있다. 2014년 울주군에서 8억7000만원을 들여 기념관을 건립했다. 당시 억새지붕 초가집 군락을 복원하자는 이야기도 나왔으나, 예산 문제로 기념관만 만들었다. 연면적 279㎡ 규모에 지하와 지상 1층으로 조성된 기념관에는 초반에 하루 평균 100명 정도가 찾았다. 1년 뒤인 2015년에는 관광객이 더 늘어나 하루 300명이 찾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마을에 새 주택이 들어서 옛 정취가 점점 사라졌고, 성인영화라는 한계로 가족 단위 관광객이 찾기 어렵다는 단점이 드러났다. 관광객이 줄면서 지난해엔 하루 평균 10명의 관광객이 기념관을 찾았다. 기념관 운영비에 인건비 등 해마다 5000만원을 들여야 하는 울주군 입장에선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 
 
 울주군은 보삼영화마을기념관을 ‘영화’라는 기존 콘셉트에서 벗어나 원점에서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7월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인근 장사시설인 하늘공원과 연계해 ‘죽음’이나 ‘장례문화’를 테마로 한 박물관 등 57건의 아이디어가 모였다.
 
울산 울주군의 보삼영화마을기념관 전경. [울산 울주군]

울산 울주군의 보삼영화마을기념관 전경. [울산 울주군]

 울주군은 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주민들과 의논했으나 주민들은 전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울주군 관계자는 “기념관이 주민들의 기부채납 형식으로 조성됐기 때문에 주민들이 반대할 경우 밀어붙일 수 없다”며 “회의 당시 주민들은 ‘억새 지붕 초가집으로 유명했던 마을의 역사를 지키는 방향으로 고민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보삼마을 부녀회장 김모(64)씨는 “이미 기념관을 건립했는데 원점으로 돌아가서 돈을 들여 또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인근 철쭉 군락지와 이어지는 둘레길 조성 등을 통해 관광객을 늘리는 방안도 있다. 초가집을 조성하기에 돈이 많이 든다면 주변을 활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보삼마을이 있는 정족산 정상 바로 아래에는 2007년 국내에선 6번째로 람사르습지로 지정받은 무제치늪과 철쭉 군락지가 있다. 
 
 울주군 측도 주민들 의견을 받아들여 기념관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방침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기념관 문을 닫은 상태”라며 “일단은 새 운영 방안이 나올 때까지 기념관을 계속 운영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울산=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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