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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쥔 한달 '절반의 성공'···이낙연 앞에 놓은 두가지 과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월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기 전달식에서 김영주 전국대의원대회 의장으로부터 당기를 전달받고 있다. 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5년 12월 당 대표 시절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꾼 후 추미애 현 법무부 장관(2016년), 이해찬 상임고문(2018년)에 이어 세번째로 더불어민주당 당기를 이어받은 대표가 됐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월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기 전달식에서 김영주 전국대의원대회 의장으로부터 당기를 전달받고 있다. 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5년 12월 당 대표 시절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꾼 후 추미애 현 법무부 장관(2016년), 이해찬 상임고문(2018년)에 이어 세번째로 더불어민주당 당기를 이어받은 대표가 됐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휴가 특혜 의혹, 이상직·김홍걸 의원 논란, 코로나19 재확산, 그리고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살 사건.
 
8·29전당대회로 당권을 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한 달은 숨 가빴다. “허니문도 없이 정신없이 지나왔다”는 게 이 대표 측 인사들의 반응이다. 전당대회 전 이 대표의 주변엔 “책임은 크고 실익이 없다”는 목소리와 “조직 확보와 실력 검증을 통해 기반을 닦아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렸다. 후자를 택한 이 대표는 혹독한 검증의 문턱을 하나씩 넘고 있다.
 
이 대표의 측근들이 지난 한 달간의 성과로 꼽는 건 협치다.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원칙은 지키면서도 야당에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원칙 있는 협치”를 공언했던 이 대표는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역대 최단기간 내에 통과시키는 데 성공했다. 본인이 대통령 앞에서 관철한 통신비 2만원 전 국민 지급 카드를 ‘양보’했고 그 결과 추석 전 지급이라는 ‘원칙’을 지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공정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공동 추진에 뜻을 모으면서도 야당의 법제사법위원장 양보 주장은 거부한 것도 당내에선 긍정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6일 만인 지난 4일 전공의들의 파업 철회를 끌어낸 일을 두고도 민주당에선 “이 대표가 꼼꼼히 챙긴 결과”(3선 의원)라는 말이 나온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취임 후 엿새째인 9월 4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대한의협과의 정책협약 이행 합의서 체결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중단 등을 약속했는데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의협과의 약속을 충실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대표 옆에는 협상에 나선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오른쪽)과 최대집 대한의협회장(왼쪽).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취임 후 엿새째인 9월 4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대한의협과의 정책협약 이행 합의서 체결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중단 등을 약속했는데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의협과의 약속을 충실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대표 옆에는 협상에 나선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오른쪽)과 최대집 대한의협회장(왼쪽). [연합뉴스]

리스크 관리도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다. 스스로 “당내 공수처”라고 부른 윤리감찰단을 띄워 재산신고 고의 누락 등의 의혹을 받는 김홍걸 의원(제명)과 주식 편법증여 논란을 빚은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의원(탈당) 문제를 신속히 처리했다. 당내에선 “당 대표가 할 수 있는 가장 단호한 조치를 한 것”(수도권 재선 의원)이라는 반응이 다수다.
 
스케일도 커졌다. 자신이 위원장을 맡은 코로나국난극복위원회 회의에선 매번 관련 부처 장·차관들이 대거 참석해 국무회의를 방불케 하는 풍경이 연출된다. 지난 22일 3차 회의에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 등이 참석했다. 공동위원장에는 김진표·설훈·조정식 의원 등 중진만 8명이 이름을 올렸다. 
 
당직 인선을 통해 다양한 위치의 의원들과 거리를 좁히고 있다. 박광온 사무총장과 오영훈 비서실장, 최인호 수석대변인 정도를 제외하면 인재 기용에서 전당대회 캠프 참여 여부는 불문이다. 한국판 뉴딜 당·정 협의체를 원조 친노 이광재(총괄본부장) 의원과 노무현·문재인 청와대를 모두 거친 정태호(정책기획단장) 의원에게 맡긴 것, 김태년 원내대표가 추천한 한정애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임명한 것 등도 현재까진 호평받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앞줄 가운데)가 9월 18일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방문했다. 이 대표는 9월 2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시작으로 9월 29일까지 한달 간 총 13차례 현장방문을 했다. 기업과 노동계가 다섯 차례, 시장 등 소상공인 만남이 네 차례였다. 나머지는 코로나19 관련한 백신 개발 현장과 비대면 교육 관련 현장이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낙연 민주당 대표(앞줄 가운데)가 9월 18일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방문했다. 이 대표는 9월 2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시작으로 9월 29일까지 한달 간 총 13차례 현장방문을 했다. 기업과 노동계가 다섯 차례, 시장 등 소상공인 만남이 네 차례였다. 나머지는 코로나19 관련한 백신 개발 현장과 비대면 교육 관련 현장이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러나 팬덤과 색깔의 부재는 여전히 이 대표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친문 지지층의 지원에 의존해 당권을 잡은 탓에 문재인 정부와 다른 생각이 있어도 시원하게 풀어내기 어려운 여건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관련 의혹이 불붙인 불공정 논란에 이 대표는 명확한 입장을 드러내지 못했고 최근 대북 이슈와 관련한 메시지도 청와대의 움직임에 적잖은 영향을 받는 모습이었다. “총리 출신 당 대표의 한계”(충청권 의원)라는 말도 있다. 그렇다 보니 이재명 경기지사의 선명한 정책 드라이브나 친노·친문의 적자인 김경수 경남지사의 움직임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배종찬 인사이트K 소장은 “이 대표의 지지율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와 등락을 같이한다”며 “자신만의 색깔로 독자적 팬덤을 만드는 게 과제”라고 했다.
 
대선 주자로서 이 대표의 명운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 달려있다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선 도전을 위해선 내년 3월 사퇴해야 하는 이 대표의 임기는 벌써 7분의 1이 지났다. 각종 돌발 이슈 속에서도 이 대표는 현장 민생 행보를 계속 중이다. 29일까지 13차례 걸쳐 중소기업인, 한국노총, 코로나 피해 예술인, 수재민, 택배 노동자, 남대문 시장 상인 등을 만났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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