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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 디파이 광풍의 이면에는 '이것들'이 있다

[출처: 셔터스톡]

 

[파커’s 크립토 스토리] 글로벌 시장 혼조세와 함께 최근 디파이 업계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TVL(잠겨있는 총 물량)은 그렇게 많이 빠지지 않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디파이 열기가 다소 가라앉으면서 이자 농사 APY까지 낮아졌음에도 왜 TVL은 이자 농사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걸까요. 오늘은 그 배후에 있는 유의미한 프로덕트를 간략히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AMM 개선 프로젝트들의 등장

저번 디파이 칼럼에서 탈중앙 은행(메이커·컴파운드 등)의 등장 이후 가장 근본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는 AMM을 다룬 바 있습니다. AMM 시대를 열어젖힌 유니스왑은 디파이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한 획을 그었지만, 기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첫 주자는 밸랜서였습니다. 밸런서는 유동성 공급 비율 최적화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입니다. 유니스왑처럼 두 토큰 간의 유동성 공급 비율을 5:5로 맞춘 것이 아니라, 8:2나 9:1처럼 유연한 비율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밸런서를 직접 이용해보면 이러한 풀 비율을 유동성 공급자가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내가 제공하는 유동성 풀의 수요가 낮으면 그만큼 보상도 낮아지게 되겠죠. 이러한 이유로 밸런서 사용자들은 나만의 유동성 풀을 만들지 않고 이미 만들어진 수요가 높은 풀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이후 변동성이 낮은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디파이 수요가 늘어나면서 커브라는 프로젝트가 등장하게 됩니다. 커브는 암호화폐 시장에 흩어져있는 스테이블코인들을 통해 유동성 풀을 형성합니다. 각 풀마다 스테이블코인 구성군이 다릅니다. 예컨대 A풀에 다이·USDC·BUSD가 있다면, B풀에는 다이·USDT·USDC·TUSD가 있는 식입니다. APY는 각 풀마다 다르게 적용됩니다. 커브는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간 슬리피지(내가 원하는 매수·매도가와의 괴리 발생)를 줄입니다.

 

#AMM의 비영구적 손실을 없앤다?

최근에는 ‘두 토큰의 자동 스왑’이라는 시스템 자체를 바꾸려는 프로젝트도 등장했습니다. 도도라고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특정 두 토큰의 스왑을 전제로 하지 않습니다. 단일 풀을 생성해 토큰 간의 스왑을 독립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도도 측은 이를 통해 두 토큰에 유동성을 공급하면 나타나는 현상인 비영구적 손실을 없앨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적어도 유동성을 공급하는 동안 토큰 가격이 올랐을 때 발생하는 손실은 없게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다만 도도 역시 잠재적 손실 발생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풀이 독립적이기 때문에 비영구적 손실 염려는 줄어들지만, 수요·공급 변화에 의한 시장 리스크가 일어나게 됩니다. 이를 스마트 콘트랙트에 의한 자동 시스템으로 개선할 수 있으나,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손실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도도 측의 입장입니다. 개선 방안으로는 체인링크와 같은 오라클 솔루션의 도입 및 문제와 관련한 데이터를 패턴화하는 것들이 이야기됐습니다. 

 

#합성자산 프로젝트들의 시도        

합성자산 서비스도 디파이 업계의 실질적인 수요를 창출하는 채널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신세틱스·우마 등의 프로젝트가 두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전용 코인이나 스테이블 코인을 담보로 삼아 실물을 추종하는 합성자산을 공급하고 있죠. 금·S&P500·달러 등의 제도권 실물 자산까지 합성자산화하고 있는 게 눈에 띄는 특징입니다. 어떻게 보면 실물을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다른 점은 ETF는 추종을 위한 현물을 보유하지만, 디파이 합성자산은 담보물을 토큰으로 삼습니다. 또한 외부의 실물자산을 디파이 생태계로 끌어오기 위한 오라클 솔루션도 합성자산 서비의 핵심 과제 중 하나입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체인링크와 같은 오라클 프로젝트를 통해 관련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우마의 경우 최근 PRCLS라는 토큰 모델을 이용해 온 체인 기반 거래를 최소화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PRCLS 모델 상에서 오프 체인 거래 가격이 맞지 않을 시, 청산에 패널티를 주는 방식으로 가격 괴리를 최소화한다는 전략입니다. 이를 통해 오라클 솔루션에 의지하는 기존 시스템을 개선하고자 하는 게 우마의 방침입니다.

 

#디파이에서도 보험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다

디파이 시스템 취약점과 유동성 부족 현상을 이용해 나타난 수차례의 자금 탈취 사건은 코드 개선과 오라클 솔루션 도입으로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유동성 부족 현상은 AMM과 이자 농사의 등장으로 해소가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개발자의 ‘자금 먹튀’나 스마트 콘트랙트 보안 취약점 이슈는 여전히 폭탄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용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넥서스 뮤추얼과 같은 보험 프로젝트의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넥서스 뮤추얼은 9월 27일(현지시간) 기준 약 7500만 달러의 TVL을 기록하며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디파이 생태계가 확장될수록 이러한 보험 프로젝트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각종 통합 서비스들의 수요 증대

디파이 특성상 분산된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프로젝트도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AMM 모델을 포함한 각종 탈중앙 거래소를 동시에 제공해 가장 최적화된 곳을 찾아주는 1inch 등의 애그리게이터 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예컨대 애그리게이터를 통해 이더리움을 스테이블코인인 USDT로 바꾼다면, 애그리게이터 서비스는 ETH-USDT 거래쌍을 운용하는 여러 탈중앙 거래소 중 가장 사용자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는 곳을 자동으로 찾아줍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수수료 및 슬리피지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스타디앱과 같은 월렛 서비스는 디파이 내의 여러 암호화폐 금융 서비스를 한 곳에 모아 사용자 편의성 증대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AMM 이후 유의미한 프로덕트로 평가받는 와이언의 와이볼트

2020년 중반 들어 이자 농사와 함께 가장 중요한 전환점을 꼽자면 와이언 파이낸스(Yearn Finance)의 등장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초기만 해도 무수한 포크 이슈와 와이언 파이낸스 토큰인 와이파이(YFI)의 극히 낮은 발행량 등으로 와이언 파이낸스는 스캠이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쟁력 없는 포크 토큰들이 힘을 잃어가면서 와이언 파이낸스 자체 프로덕트가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낮은 발행량 역시 창립자인 안드레 크로녜(Andre Cronje)가 실제로 탈중앙 정신에 입각해 자신의 지분을 0으로 처리하면서 개발자 ‘먹튀’ 리스크 우려를 지울 수 있었습니다.

 

현재 와이언 파이낸스의 핵심 기능은 와이볼트(Yvault)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와이볼트는 이자 농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수료 리스크를 스마트 콘트랙트로 자동화하여 이용자에게 수익을 제공받게 합니다. 와이볼트 상품군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 ycrv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와이볼트 내에서 ycrv는 ydai·yusdc·yusdt·ytusd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를 커브 서비스에서 확인해보면 Y풀에 스테이블코인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특정 스테이블코인을 Y풀에 넣으면 ydai·yusdc·yusdt·ytusd로 자동 배분되면서 crv 이자 농사가 시작되는 구조입니다.

 

반면 와이볼트 서비스에서는 ycrv에 들어갈 시, ydai·yusdc·yusdt·ytusd 4개의 스테이블코인으로 crv를 획득하고 그것을 팔아서 스테이블코인을 되사는 방식으로 ycrv 이용자에게 수익을 제공합니다. 이 모든 게 스마트 콘트랙트에 의해 자동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와이볼트 사용자는 해당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를 피할 수 있습니다. 개인이 와이볼트의 ycrv 알고리즘을 수동으로 진행하면 트랜잭션이 한번 발생할 때마다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이슈가 발생하겠죠.

 

또한 와이볼트는 스테이블코인 예치와 스테이블코인 보상을 동시에 제공해서 거버넌스 토큰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를 방지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ycrv를 통해 돌아오는 보상은 ydai·yusdc·yusdt·ytusd입니다. ycrv 이용자는 이를 다른 스테이블코인으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현재 ycrv 외에도 더 다양하고 복잡한 알고리즘의 상품들이 와이볼트 내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와이파이 토큰은 와이파이를 스테이킹해서 거버넌스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거래 수수료를 지급할 때 쓰입니다.

 

이렇게 자체 고유 프로덕트를 보유한 와이파이의 가격은 고이율 APY만을 노린 스캠성 디파이 프로젝트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등장 초기 1000% 대의 APY를 기록하면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와이파이는 9월 27일 기준으로 APY가 10% 대로 하락했지만, 토큰 가격은 우상향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1주일도 안돼서 토큰 가격이 10토막 난 일부 음식 스왑류 프로젝트와는 다른 양상입니다.

 

다만 자체 프로덕트를 가졌다고 해도 그 프로덕트가 갖는 고유의 약점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일부 와이볼트 서비스는 스테이블 코인을 여러 개 묶어서 사용자들에게 최적화 수익을 제공합니다. 이 경우 어느 한 스테이블 코인이 무너질 시, 연쇄 효과로 인한 리스크가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복잡한 와이볼트 메커니즘의 어느 한 부분에 코드 오류가 발생하면 시스템에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와이언 파이낸스 창립자 안드레 크로녜도 이러한 리스크를 강력히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해당 문제점들이 얼마나 개선되느냐에 따라 와이언 파이낸스의 확장성 여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상혁 기자 park.s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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