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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안 입는 니트에 바늘로 실 콕콕콕 손재주 없어도 자수 작품 하나 뚝딱

생애 첫 자수에 도전하는 박서연(가운데)·조유민 학생기자가 박소윤(왼쪽) 꿈테 클래스 선생님에게 펀치 니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생애 첫 자수에 도전하는 박서연(가운데)·조유민 학생기자가 박소윤(왼쪽) 꿈테 클래스 선생님에게 펀치 니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다가왔어요. 가족·친지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맛있는 음식도 나눠 먹는 때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추석엔 반가운 이들의 얼굴을 마주하기가 어려울 전망이에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추석 연휴 기간인 9월 28일부터 10월 11일까지가 ‘추석 특별방역기간’으로 지정됐기 때문이죠. 정부는 이 기간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준하는 방역 조치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집콕 추석’이 된 건 아쉽지만, 긴 연휴를 그냥 보낼 수는 없죠. 연휴를 알차게 보내고 싶은 소중 친구들을 위해 코로나19 시대의 취미 활동으로 떠오른 ‘펀치 니들(Punch Needle)’을 소개합니다.
펀치 니들에 필요한 준비물. 도안을 그린 천과 펀치 니들 전용 바늘, 실, 가위가 필요하다.

펀치 니들에 필요한 준비물. 도안을 그린 천과 펀치 니들 전용 바늘, 실, 가위가 필요하다.

펀치 니들은 전용 바늘에 다양한 실을 꿰어 원하는 그림을 자수 놓는 공예를 말해요. 일반적으로 자수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지만, 펀치 니들은 자수 초보자도 몇 시간이면 작품 하나를 뚝딱 완성할 수 있을 만큼 쉽고 재밌어요. 일반 자수보다 비교적 두꺼운 실과 바늘을 사용하고, 매듭짓는 과정 없이 자수를 놓기 때문에 특별한 손재주가 필요하지 않죠. 수틀, 천, 바늘, 실 등 간단한 준비물만 갖춘다면 누구나 배울 수 있답니다.
 
그 기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요. 고대 이집트에서 속이 빈 새 뼈를 바늘로 사용한 데서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가장 유력합니다. 펀치 니들이 대중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초기에는 ‘펀치 니들 러그 후킹(Punch Needle Rug Hooking)'이라고 불렸어요. 전통적인 러그 후킹은 원단 뒤에서 앞으로 실을 잡아당기며 고리를 만드는 방식인데, 펀치 니들 러그 후킹은 바늘만으로 고리를 만들 수 있어 훨씬 쉽게 러그(카페트보다 작은 깔개)를 만들 수 있었죠.  
박서연·조유민 학생기자가 생애 첫 자수 공예에 도전하기로 했어요. 현대백화점 판교점 키즈 코너스에서 ‘꿈테 클래스’를 진행하는 박소윤 선생님이 두 사람을 반갑게 맞았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배워볼 펀치 니들은 ‘업사이클링 펀치 니들 초상화’인데요. ‘업사이클링(Upcycling)’은 쓸모없어진 자투리 천, 폐현수막 등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해요. 버려진 제품의 재활용을 뜻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Upgrade)’ 된 개념이죠.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구를 생각하는 착한 소비로 주목받고 있어요. 우리말로는 ‘새활용’이라고도 합니다.
 
“오늘은 보풀이 일어 입지 못하는 초록색 니트를 자수용 천으로 업사이클링 할 거예요. 일반 천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못쓰는 니트를 새활용하면 환경에도 도움이 되고 나만의 특별한 자수를 만들 수 있어 일석이조죠. 단, 주의할 점이 있어요. 모든 니트를 펀치 니들 천으로 활용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짜임이 지나치게 성기거나, 꽈배기 같은 무늬가 들어간 니트는 적합하지 않아요. 실이 고정될 수 있을 만큼 짜임이 촘촘하고 힘있는 니트를 고르는 게 좋죠. 니트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수틀에 끼워주고요. 팽팽하게 당기면 펀치 니들 준비 완료입니다. 간단하죠?”
펀치 니들에 열중한 두 학생기자. 전용 바늘에 실을 꿰어 천을 콕콕 찌르면 입체감 있는 자수가 완성된다.

펀치 니들에 열중한 두 학생기자. 전용 바늘에 실을 꿰어 천을 콕콕 찌르면 입체감 있는 자수가 완성된다.

수틀이 준비됐다면 천에 밑그림을 그립니다. 원하는 도안을 천 뒤에 대고 섬유용 펜으로 따라 그리면 돼요. 두 사람은 박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각자의 얼굴을 천에 그렸어요. 도안이 조금 비뚤거려도 괜찮아요. 펀치 니들 특유의 두께감 있는 실에 가려지기 때문이죠. 물론 펀치 니들이라고 두꺼운 실만 있는 건 아니에요. 섬세한 부분을 표현할 땐 얇은 실과 바늘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초보자에게는 조금 어려운 작업이죠. 자수를 처음 놓아보는 서연·유민 학생기자는 두꺼운 검정 실을 사용하기로 했어요.
 
“바늘 모양이 특이하죠? 펀치 니들 전용 바늘이에요. 바늘 끝의 구멍에 실 끝을 넣고요. 적당한 길이를 남겨줍니다. 실타래에 연결된 실은 바늘 가운데 홈에 넣어 뒤로 넘겨주세요. 작업할 때는 실이 손 밑에 깔리지 않게 주의하세요. 실에 힘이 가해지거나 당겨지면 자수를 일정하게 놓기 어렵죠.”
수틀과 바늘까지 갖췄으니 본격적으로 수를 놓을 차례예요. 실을 끼운 펀치 니들을 천에 찔러 넣었다가 빼면 실이 접히면서 고리가 만들어져요. 천 사이사이에 걸린 실 고리들이 서로를 밀어내며 고정되는 거죠. 0.5~1㎝ 간격으로 이동하며 바늘을 천에 콕콕 넣다보면 어느새 몽실몽실한 수가 놓입니다.
 
“바늘을 찔러 넣기만 했는데 수가 놓이는 게 신기해요”(유민) 낯선 작업에 머뭇거리던 두 사람의 손이 빨라졌어요. 가속도가 붙은 것도 잠시, 서연 학생기자가 중간 중간 튀어나온 자수를 보며 물었죠. “실이 울퉁불퉁 튀어나왔는데 괜찮은가요?” “펀치 니들은 올록볼록한 게 매력이에요. 땀이 조금 비뚤어지고 들쑥날쑥해도 괜찮아요. 털실 특유의 따뜻한 질감 덕분에 서툴러 보이지 않고 오히려 개성 있는 작품이 완성되죠. 그래도 신경 쓰인다면 천 뒤쪽에서 매듭을 살살 당겨주면 됩니다.”
열심히 수를 놓던 중 니트에 구멍이 나고 말았어요. “일반적으로 펀치 니들에는 황마, 몽스 원단을 사용해요. 복원력이 좋아 수정이 용이하고, 쉽게 늘어지지 않죠. 아무래도 니트는 펀치 니들 전용 원단에 비해 탄성도가 높기 때문에 손에 힘을 많이 주지 않는 게 중요해요. 늘어나거나 구멍이 생길 수 있거든요. 니트가 늘어났을 때는 펀치 니들을 완성한 후 스팀다리미를 이용해 열을 가하면 천이 복원돼요. 구멍이 났을 땐 구멍이 더 커지지 않도록 접착제로 고정해야 하죠. 주로 아교, 패브릭글루, 순간접착제를 사용하고 같은 색의 접착 펠트를 덧대기도 해요.”
낡은 니트를 자수용 천으로 업사이클링해 완성한 펀치 니들 초상화. 조유민(왼쪽)·박서연 학생기자의 웃는 얼굴이 담겼다.

낡은 니트를 자수용 천으로 업사이클링해 완성한 펀치 니들 초상화. 조유민(왼쪽)·박서연 학생기자의 웃는 얼굴이 담겼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늘을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두 사람의 얼굴이 형태를 찾았습니다. 섬세한 눈·코·입 작업은 박 선생님의 도움을 받았어요. 실을 매듭지은 후 튀어나온 부분을 정리하니 세상에 단 하나뿐인 업사이클링 펀치 니들 초상화가 완성됐죠. 학생기자단은 액자 형태로 마무리했지만, 펀치 니들을 활용해 쿠션, 러그, 인형, 가방 등 다양한 소품을 만들 수도 있어요.
박 선생님이 만든 펀치 니들 작품. 액자뿐만 아니라 쿠션·러그·인형·가방 등 다양한 소품을 만들 수 있다.

박 선생님이 만든 펀치 니들 작품. 액자뿐만 아니라 쿠션·러그·인형·가방 등 다양한 소품을 만들 수 있다.

바늘을 찌르는 깊이·방향에 따라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알록달록 색실을 섞어 더욱 분위기 있는 펀치 니들 구름.

바늘을 찌르는 깊이·방향에 따라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알록달록 색실을 섞어 더욱 분위기 있는 펀치 니들 구름.

펀치 니들을 처음 접해본 서연·유민 학생기자가 얼굴을 완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2시간. 짧은 시간 안에 작품을 완성했다는 성취감과 뿌듯함이 밀려왔죠. 굵은 실로 한 땀 한 땀 수놓으며 원단을 채우는 재미도 있고요. 올록볼록한 특유의 매력 덕에 ‘혹시 비뚤어지면 어떡하지’라며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어요. 낡은 니트를 펀치 니들 천으로 새활용하면 환경까지 보호할 수 있죠. 코로나 시대의 집콕 취미 활동을 찾고 있는 소중 친구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펀치 니들 하는 법

1. 펀치 니들 전용 바늘에 실을 꿴다. 바늘마다 차이가 있지만, 구멍 뒤의 실이 짧게 나오도록 꿰면 된다.

1. 펀치 니들 전용 바늘에 실을 꿴다. 바늘마다 차이가 있지만, 구멍 뒤의 실이 짧게 나오도록 꿰면 된다.

2. 실타래와 이어진 실을 바늘 몸통에 난 홈에 넣어 뒤로 넘긴다.

2. 실타래와 이어진 실을 바늘 몸통에 난 홈에 넣어 뒤로 넘긴다.

3. 천에 바늘을 끝까지 넣고 짧은 실이 엉키지 않도록 뺀다. 따로 매듭을 만들 필요는 없다.

3. 천에 바늘을 끝까지 넣고 짧은 실이 엉키지 않도록 뺀다. 따로 매듭을 만들 필요는 없다.

4. 바늘을 0.5~1㎝ 간격으로 이동하며 천에 콕콕 찔러넣는다.

4. 바늘을 0.5~1㎝ 간격으로 이동하며 천에 콕콕 찔러넣는다.

5. 마무리할 때는 바늘을 천에 넣은 상태에서 실을 적당한 길이로 자른다.

5. 마무리할 때는 바늘을 천에 넣은 상태에서 실을 적당한 길이로 자른다.


 
 
글=박소윤 기자 park.soyoon@joongang.co.kr, 사진=박종범(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박서연(경기도 분당초 5)·조유민(경기도 매송초 4) 학생기자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평소에 자수를 해볼 기회가 없었는데, 취재를 통해 펀치 니들을 할 수 있어 새롭고 신기했어요. 바늘에 실을 꿰어 콕콕 찌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바느질보다 훨씬 쉬웠어요. 못 입는 니트를 업사이클링해 만들다 보니 원단에 바늘을 집어넣는 게 조금 힘들긴 했지만, 완성된 제 초상화를 보니 뿌듯했습니다. 무척 마음에 들어서 책상 앞 잘 보이는 곳에 두고 매일 감상하고 있어요. 펀치 니들은 하는 법이 매우 간단해서 재료만 있다면 집에서도 심심할 때마다 만들 수 있죠. 앞으로도 꾸준히 취미로 펀치 니들을 해볼 생각이에요.  박서연(경기도 분당초 5) 학생기자
처음에는 펀치 니들이 무엇인지조차 몰랐어요. 서양자수는 들어봤지만, 펀치 니들이라는 장르는 생소했죠. 하지만 이번 취재를 통해 펀치 니들뿐만 아니라 자수를 어떤 원리로 놓는지도 알게 됐어요. 특히 니트를 새활용해 펀치 니들 천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기억에 남아요. 환경도 보호하고, 좋은 작품도 만들 수 있으니까요. 어깨랑 손은 조금 아팠지만 뜻 깊은 경험이었습니다. 니트 외에도 어떤 제품을 업사이클링해서 지구를 지킬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겠어요.  조유민(경기도 매송초 4)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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