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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식당 종업원 채용, 1개월 유예기간 둬야 하는 이유

기자
이준혁 사진 이준혁

[더,오래] 이준혁의 창업은 정글이다(44)

대구에 가면 가끔 들리는 음식점이 있다. 안동 갈비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인데 매일매일 들어오는 신선한 고기를 직접 개발한 양념에 재워 지역에서뿐 아니라 멀리서도 찾아오는 맛집으로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60대 부부와 아들이 운영하며 코로나 사태에도 항상 손님이 많다. 한번은 아버지가 내 자리에 와 아들이 대구 명문대를 나와 직장에 다니고 있었지만, 가업을 잇게 하려고 일을 가르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가끔 들러 식사를 하는 동안 아들이 손님에게 대하는 접객 태도가 눈에 거슬린 적이 한두 번이 아녔기에 단호하게 내 의견을 말했다.
 
서비스업은 불특정 다수를 대하는 공간이라 고객에 대한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본인이 하고 싶고 즐겁게 일을 해야 그 마음이 고스란히 고객에게 전달된다. 그런데 아들의 행동뿐 아니라 표정 어느 곳에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의무적으로 하는 모습이 역력하므로 식당 일을 가업으로 물려주면 안 된다고 했다. 아버지도 이미 여러 사람으로부터 아들이 서비스업에 맞지 않는다는 충고를 들은 터였다.
 
열악한 환경에서 항상 미소를 띠고 친절하게 고객을 맞이하는 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런 직원의 어려움을 어루만지고 다독이면서 운영을 해 나가는 건 주인이 해야 할 일이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사진 pxhere]

열악한 환경에서 항상 미소를 띠고 친절하게 고객을 맞이하는 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런 직원의 어려움을 어루만지고 다독이면서 운영을 해 나가는 건 주인이 해야 할 일이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사진 pxhere]

 
서비스업은 하고 싶은 마음으로 일해야 한다. 아무리 유명하고 화려한 식당이라도 직원 개개인이 월급쟁이 생각으로 가득 차 있으면 오래가지 못한다. 실력이 없는 것은 가르치면 되지만 심성이 안 되어 있는 사람은 가르쳐서는 절대 안 된다.
 
얼마 전 한 지인은 코로나로 영업이 너무 어려워 데리고 있던 아르바이트생을 영업이 호전되면 다시 부를 테니 당분간 좀 쉬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20대 초반의 아르바이트생이 코로나가 장기화해 가게가 망했으면 좋겠다는 문자를 보내 멘붕이 왔다고 했다. 자신이 일하던 직장의 대표에게 코로나로 망하라는 문자를 보내는 그 아르바이트생은 일하는 와중에도 항상 불만에 차 있었으며 동료 직원, 심지어 어머니뻘 되는 직원과 싸우곤 해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듣고 심성이 나쁜 사람은 가르쳐서 되는 일이 아니라는 확신을 또 가지게 했다.
 
식당일은 흔히 막장에 비교된다. 그만큼 힘들다는 말이다. 온종일 서 있으면서 서빙을 하고 정상이 아닌 일부 손님의 갑질 피해를 받는 감정노동의 정점에 있는 곳이 식당이다.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항상 미소를 띠고 친절하게 고객을 맞이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런 직원의 어려움을 어루만져주고 다독이면서 운영을 해 나가는 몫은 주인이 해야 할 일이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어렵게 일구어 놓은 식당을 명문대를 나온 아들에게 물려주고 가업을 잇게 하겠다는 생각 자체는 존중받아야 할 일이지만 식당 일 자체가 하기 싫은 아들에게는 고통일 따름이다. 본인이 전혀 즐겁지가 않고 고통스러운 일을 하고 있으니 손님 눈에도 항상 불만에 가득 차 보이고 불친절하게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대 초반의 알바생을 탓하기 전에, 그런 사람을 몇 달씩이나 고용해 일을 시킨 지인의 잘못이 크다. 안되는 사람은 안된다. 심성이 되지 않는 사람은 아무리 가르쳐도 헛수고다. 이 직장 저 직장 옮겨 다니는 직원을 임금이 싸다고 급하게 채용하면 결국 화를 입게 되어 있다.
 
서비스업은 사람이 전부이기에 채용 과정에서부터 심성이 안 되어 있는 사람을 채용하면 돌이킬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되어 있고 근무 분위기도 안 좋게 전파된다. [사진 pixabay]

서비스업은 사람이 전부이기에 채용 과정에서부터 심성이 안 되어 있는 사람을 채용하면 돌이킬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되어 있고 근무 분위기도 안 좋게 전파된다. [사진 pixabay]

 
면접을 보면서 몇 가지 질문만 던져 봐도 기본 심성은 알 수 있다. 사람을 채용할 때 1개월 동안은 유예기간을 두고 먼저 일하는 것을 본 후에 정식 고용계약을 맺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깨끗한 환경에서 맛있는 음식을 친절히 손님에게 제공하는 것이 식당업의 기본이기에 고객의 최일선 접점에 있는 직원을 인격적으로 대하고 처우를 개선하고 바른 인성을 지속할 수 있도록 교육을 철저히 하는 식당이 오래갈 수밖에 없다.
 
서비스업은 사람이 전부이기에 채용 과정에서부터 심성이 안 되어 있는 사람을 채용하면 돌이킬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되어 있고 근무 분위기도 안 좋게 전파된다. 월급이 적은 직원을 최우선으로 뽑으려고 하지 말고 바른 마음가짐을 가진 직원을 채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사)한국공유정책 일자리 위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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