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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우리국민 총살 5일뒤...이도훈은 종전선언 위해 美 갔다

2019년 7월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고 귀국한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인천공항에서 취재진에 방미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2019년 7월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고 귀국한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인천공항에서 취재진에 방미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지난 16~20일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종전선언 연설 직전 미국을 극비리에 다녀왔던 것으로 27일 뒤늦게 확인됐다.
 

김현종 비공개 방미, 文 유엔 연설 직전 설명
일각선 "핵추진 잠수함 관련 원자력협정 담판"
靑 "이런 최고지도자 없어" 남북대화 복원 기대
이도훈도 방미 "평화프로세스 진전 중요 시점"
전문가 "웜비어 연상, 美 긍정적 메시지 힘들 것"

22일 밤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측 해상에서 북한군의 총을 맞고 숨진 공무원 이모(47) 씨 사건에 앞서 미국을 방문한 김 2차장은 북한과의 코로나19 방역 협력과 종전선언 등 대화 재개 논의를 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후속으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이날 워싱턴으로 향하면서 정부는 공무원 피살사건에도 불구 북·미 및 남·북 대화 복원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차장이 16~20일 4박 5일간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에너지부, 상무부 등 정부 관계자 및 싱크탱크 인사 등을 면담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우리 측은 이번 방미를 통해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행정부 및 조야의 한·미동맹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북한 문제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라고 말했다.
 
김 차장의 4박 5일 방미에 대해 정통한 한 소식통은 "김 차장의 방미는 한국시간 23일 오전 1시 30분부터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화상 연설이 15일 사전 녹화해 18일 유엔에 보낸 상황에 맞춰 이뤄졌다"며 "북한을 향한 북·중·일·몽골 등이 참여하는 동북아 방역협력체와 비핵화 조건이 빠진 종전선언 제안에 관해 미측에 설명했다"라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김 차장이 우리 군의 차세대 핵추진 잠수함 추진과 관련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을 미 대선 전에 마무리 짓기 위해 간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김 차장은 방미 기간 카운터파트너인 매슈 포틴저 백악관 NSC 부보좌관을 포함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등 미 행정부 한반도 관련 인사들도 두루 만났다. 방미 기간에 김 차장은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10·10절')을 앞두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개와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시험 발사 등 추가 도발 우려에 따른 상황 관리 방안에 대해 논의도 했을 것이라고 복수의 소식통들은 전했다.
 
공교롭게도 김 차장의 동선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본부장의 27~30일 방미 일정과 대부분 겹친다. 이 본부장도 김 차관에 이어 일주일 만에 포틴저 NSC 부보좌관, 비건 부장관, 알렉스 웡 대북특별 부대표 등과 만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 본부장은 문 대통령이 유엔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에 관한 후속 논의도 하게 될 것"이라며 비핵화 조치와 결부되지 않은 '조건 없는 종전선언'에 관한 대미 설득이 방문 의제 중 하나임을 확인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7일 오전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매슈 포틴저 백악관 NSC 부보좌관 등과 한반도 상황 관리 방안 등을 협의하기 위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7일 오전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매슈 포틴저 백악관 NSC 부보좌관 등과 한반도 상황 관리 방안 등을 협의하기 위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본부장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선 종전선언을 언급하지 않은 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키는 데 있어 우리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라고만 언급했다. 그러면서 "비건 대표를 만나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북미·남북) 대화를 재개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과제를 어떻게 추진할지 긴밀하게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북한군의 남측 공무원 해상 피살 사건에 대해 "모든 한반도 관련 사항은 다 논의할 예정"이라며 "현재 과제는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것이며, 앞으로의 전망이나 남북관계 영향에 대해선 예단하지 않겠다"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권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5일 사과를 놓고 "(과거 북한에) 이런 최고지도자는 없었다"고 고무된 분위기라는 점에서 한·미 간 조율을 통해 이번 사태를 조기 수습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외교부에선 "미국 국무부가 별도의 강경 규탄 성명을 내지 않고 한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수준의 논평을 내놓은 것은 한·미 소통의 결과"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 본부장 방미의 급선무는 10월 7일쯤 도쿄에서 열리는 쿼드(미·일·호주·인도 4국 안보대화) 외교장관회의에 이어 서울을 방문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대북 메시지 조율이란 뜻이다.
 
댄 브루예트 미 에너지 장관과 재키 월컷 국무부 국제기구 대사는 25일 폐막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언급 없이 "미국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를 향한 진전을 이룰 준비가 돼 있다"며 대화 재개만 촉구했다.
 
한반도본부장을 지낸 위성락 전 러시아 대사는 "청와대와 정부는 김 위원장 사과를 계기로 사태를 조기 수습하고 대화를 복원하길 원하겠지만, 북한은 미 대선 이후 짜인 시간표대로 움직일 것"이라며 "미국도 당장 비핵화 없는 무조건 종전선언 카드를 수용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정부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종전선언을 포함해 북한에 전향적 메시지를 내기를 바랐을 것"이라며 "미국으로선 대선을 앞두고 오토 웜비어를 연상시키는 북한의 한국인 사살로 우호적 메시지를 내긴 어렵게 됐다"고 전망했다.     
 
정효식·김다영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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