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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관료 "문 대통령과 길게 얘기해봤자..." 전화회담 했지만 관계회복은 '먼 길'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24일 첫 전화 회담을 가지면서 연내 스가 총리의 한국 방문이 성사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5일 일본 언론들은 스가 정부가 양국 갈등 사안에 대해 '원칙 불변'의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14일 한일정상 전화 회담..스가 방한에 관심
日 언론, 현 상황서 성사가능성 낮다고 전망
스가 정부, 징용 판결은 "한국의 국제법 위반"
아베 주장 계승...해결 실마리 찾기 어려울 듯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연합뉴스]

 
요미우리 신문은 25일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전날 전화 회담에서 향후 한·중·일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에 관해서도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또 연내 한국에서 열릴 한·중·일 정상회의에 맞춰 스가 총리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고, 이를 관계 개선의 발판으로 삼는 방안이 한국 정부 내에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사히 신문도 “(일본) 총리의 방한을 실현해 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고 싶다”는 한국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하지만 신문은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압류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을 강제 매각하는 절차가 계속 진행 중이고 이 문제가 스가 총리 방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지지통신도 스가 총리의 방한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통신은 “한국 정부는 대면 형식으로 (정상회담의) 연내 개최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스가) 총리가 한국에 가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징용 문제 거론하자 분위기 급변 

전날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약 20분간 전화로 회담했다. 한일 정상이 직접 대화한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시절인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상대국에 대해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친구’(문 대통령), ‘매우 중요한 이웃 나라’(스가 총리)라고 표현하며 친밀감을 표하기도 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중 유일 생존자인 이춘식(94) 할아버지가 2018년 10월 30일 '일제강제동원 피해자의 신일철주금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상고심 판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중 유일 생존자인 이춘식(94) 할아버지가 2018년 10월 30일 '일제강제동원 피해자의 신일철주금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상고심 판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스가 총리가 징용 문제를 거론하면서 회담 분위기는 급변했다고 한다.   
 
전화 회담에 동석한 오카다 나오키(岡田直樹) 일본 관방부(副)장관은 산케이 신문에 회담이 “담담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말했다. 흔히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화기애애했다”, “격의 없는 분위기” 등을 부각하는 게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오카다의 발언은 이례적이라고 산케이는 지적했다. 
 

"완전히 식어버린 관계 회복 쉽지 않아"

일본 언론들은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의 전화 회담으로 한일 정상의 소통이 시작된 것에 의미를 두면서도 한일관계 회복은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스가 정권이 일제 강점기 징용 문제 등에 관해 아베 정권과 마찬가지로 “한국이 국제법 위반을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한일 간 견해차를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스가 요시히데(오른쪽) 일본 신임 총리가 지난 16일 퇴임하는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꽃을 건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오른쪽) 일본 신임 총리가 지난 16일 퇴임하는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꽃을 건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사히 신문은 회담에서 스가 총리가 “한일관계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는 데 주목하면서도 “‘관계 개선은 한국의 대응에 달려 있다’는 아베 정권의 자세를 계승하고 있어 관계가 호전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요미우리도 스가 총리가 한국에 대한 외교에서도 아베 노선 계승 방침을 명확히 하고 있어 완전히 식어버린 한일 관계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은 “(일본) 정부는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우선 한국 측이 해결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외무성의 한 간부는 닛케이에 “새로운 정권에서도 원칙은 전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산케이는 일본 정부의 한 고위 관료가 “저 사람(문 대통령)과 길게 얘기해봐야 소용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일본 측이 양보할 여지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한국 대법원은 지난 2018년 10월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회사 측에 ’피해자 1인당 1억 원씩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ㆍ경제 협력 협정에 따라 배상 문제는 모두 해결됐으며, 이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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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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