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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폭탄 여전'…한국, 버핏같은 '주식 기부왕' 첩첩산중

한국은 특정기업 주식을 5% 넘게 기부받으면 공익법인이 증여세를 물어야 한다. 미국은 20%, 일본은 50% 초과분부터 과세대상이다. 영국과 독일은 주식을 기부해도 비과세다. [자료 한국자선단체협의회]

한국은 특정기업 주식을 5% 넘게 기부받으면 공익법인이 증여세를 물어야 한다. 미국은 20%, 일본은 50% 초과분부터 과세대상이다. 영국과 독일은 주식을 기부해도 비과세다. [자료 한국자선단체협의회]

지난달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복구를 위해 10억원 상당의 카카오 주식을 기부했다. 김 의장처럼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주로 수익을 낸 기업 대표들이 주식 기부를 하는 곳이 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상속·증여세법상 공익법인에 대한 주식기부는 현금기부와 달리 세금을 부과하고 있어 기부법 관련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함께하는 세상]
기부 선진국은 '주식기부' 활발
한국선 아직 '세금폭탄' 가능성

기부 장려 위해 법률개정 필요해
미국·일본처럼 면세 비율 높여야

‘세금폭탄’으로 돌아오는 주식기부

 미국·영국 등 기부선진국에서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주식기부 사례가 최근 더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공익법인에 대한 주식기부 제한으로 인해 '세금폭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이 세운 재단과 공익법인 모두 획일적인 규제를 적용해 증여세를 부과하기 때문이다. 상속·증여세법에 따르면 공익법인이 주식을 기부받는 경우 기부자가 증여한 주식을 모두 합산해 특정기업 총 주식발생수의 5% 이상이면 초과분에 대해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이 규제로 피해를 본 대표적인 사례로는 195억원이 넘는 주식을 아주대에 기부했다가 140억원의 세금 폭탄을 맞았던 고(故) 황필상 박사가 있다. 또 밀알복지재단은 주식기부와 관련해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밀알복지재단은 2015년 오뚜기로부터 주식 1만주를 기부받았으나 다음해 주식 평가액의 43%에 달하는 증여세가 발생했다. 밀알복지재단은 기부자와 특수 관계가 아닌 데다 해당 기업의 지배력 행사와는 관계가 없었지만, 법에 따라 상당한 증여세를 납부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밀알복지재단은 기획재정부로부터 성실공익법인으로 인정받으면서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성실공익법인의 경우 기업 총 주식발생수의 10%까지는 증여세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밀알복지재단은 결국 2018년 8월 납부한 증여세 전액을 환급받았다. 김재훈 변호사(법무법인 광장)는 "우리나라와 같은 법제 아래에서는 서구 선진국처럼 주식 증여 활성화를 통한 사회복지 증대, 부의 재분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면서 "주식기부를 장려하는 의미에서 주식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고 면세비율을 상향하는 방향의 법률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기업 투명성 높아져…규제 풀어야

워런버핏 회장은 올해 총 3조80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중앙포토

워런버핏 회장은 올해 총 3조80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중앙포토

 기부 선진국의 경우 주식기부 면세 비율이 한국보다 높다. 한국은 특정 기업 주식 5% 초과분부터 과세가 이뤄지지만, 미국은 20%, 일본은 50%가 기준이다. 영국과 독일은 상한선이 없다. 한국은 기업의 공익법인 지배력 우회 행사나 상속 목적을 막기 위해 주식기부 면세비율이 낮게 책정됐지만, 이는 오히려 공익법인에 대한 주식기부를 위축시키는 걸림돌이 됐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올해 대규모 투자손실에도 자신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 29억 달러어치(약 3조8000억원)를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그가 현재까지 기부한 금액은 기부 당시 주식 가치 기준으로 370억 달러(약 44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일하 한국자선단체협의회 이사장은 “대기업 집단이 세운 재단과 성격이 다른 공익법인을 구분하지 않고 획일적인 규제를 적용하는 현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경영권과 관련 없는 공익법인에 대해서는 주식기부에 대한 과세 기준을 완화하거나 상한선을 없애야 한다는 의미다.
  
 이어 “대기업의 변칙 증여와 공익활동보다는 재벌 총수 등 특수관계인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동원될 우려가 있었으나 20여년 전과 달리 지금은 대기업 감시·견제 장치가 겹겹이 도입돼 있어 훨씬 투명해졌기 때문에 규제를 풀고 사후 관리를 해도 문제가 없다. 부작용 상쇄 방안을 법에 규정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권혜림 기자, 노유진 시민사회환경연구소 연구위원 kwon.hyerim@joongang.co.kr
'함께하는 세상' 기사목록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news.joins.com/issue/1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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