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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왜 불태웠나 묻자, 서욱 "北 코로나에 대해 절치부심"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세월호 사건 때 ‘7시간 동안 뭐했냐’ 온갖 억측이 난무하고 공격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이틀이 넘는 시간 동안 뭐했나.” (홍준표 무소속 의원)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에 대한 북한군 사살 후 시신 훼손 사건과 관련해 24일 야당이 정부 대응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이날 긴급 소집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을 향해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 이전에, 국방부에서는 적어도 사건 발생 뒤 ‘사살된 것으로 추정되고, 기름을 부어서 불에 태운 것으로 추정된다’는 발표를 그 즉시 해줬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9월 23일 새벽 두 시에 대통령께서 녹화로 된 UN 연설이 있기 때문에 불가피했다고 솔직히 이야기하면 나도 수긍하겠다”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서 장관은 “유엔 연설과는 상관없이 우리가 분석하고 첩보를 정보화시켜 나가는, 신빙성을 높여나가는 노력을 했다”며 “조각조각 정보와 첩보를 모아서 정보화시켜 나가는 과정 중에, 책임 있는 내용을 갖고 국민들께 알려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평도 인근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관련 긴급현안보고를 위해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서욱 국방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평도 인근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관련 긴급현안보고를 위해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다만 첩보 입수 시점까지도 한국 정부가 사살 후 시신 훼손이라는 극단적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했다. “북한이 이렇게 천인공노할 일을 저지를 수 있다고 생각을 못 하고 정보를 분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서 장관). 서 장관은 앞서 “비무장한 우리 국민에게 총격을 한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른 북한에 대해 규탄하고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사살 후 시신을 불태우는 방법으로 훼손한 배경에 대해 서 장관은 “지금 북한 상황은 정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코로나에 대해서 절치부심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이 “코로나 대책의 일환이라는 거냐”고 묻자 서 장관은 “이렇게 (공개적으로) 얘기하기는 제한되지만 거기(코로나)에 연관이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게 짐작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촉각 곤두선 민주당 

이날 민주당에서는 종일 조심스러운 기류가 흘렀다. 북한의 명백한 잘못에 대해 규탄 메시지를 내되, 자칫 정부 책임론이 커질 수 있는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였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방부에서 사실대로 발표하고 대처하는 데 집중할 문제”라며 “정치 쟁점으로 다룰 사안은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 6월 16일 북한의 개성공단 연락사무소 폭파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지 불과 석 달만에 벌어진 일이라는 데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북한이랑 관계라도 좋아야 상황 파악이 될 텐데 지금은 그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정권 초중반까지 대북 관계 성과를 강조해 온 정부·여당 입장에서 이번 사건이 대형 악재가 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국방위 간사인 황희 의원은 이날 국방위 소집 직후 “이 일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며 “비공개할 부분은 비공개로 하고 필요한 부분은 여야 합의를 통해 국민들에 보고하는 절차를 거치겠다”고 했다.  
 
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24일 더불어민주당 국회 당대표실을 방문해 이낙연 대표에게 북한 해역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뉴스1]

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24일 더불어민주당 국회 당대표실을 방문해 이낙연 대표에게 북한 해역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는 명확히 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방부를 상대로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뒤 공보국을 통해 낸 서면브리핑에서 “해상에서 표류 중이던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에게 의도적인 총격을 가한 후 시신을 불태운 북한군의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만행”이라고 밝혔다. “우리 당은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한다”고도 했다.
 
국방부 차관, 합참 작전부장, 국방부 정보본부장이 민주당 지도부를 찾아 진행한 비공개 보고는 전날(23일) 밤 언론에 관련 소식이 전해진 지 14시간여 만에 이뤄졌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관련 상황과 대응을 공유했다. 한 중진 의원은 “김태년 원내대표, 전해철 정보위원장이 현재까지 파악한 간략한 내용을 (의원들에) 전달했다”며 “이번 불행한 사건에 대해 분명하게 사실을 확인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민주당 소속인 송영길 외통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9·19 군사합의서나 전시에 민간인 보호를 규정한 제네바협약 등을 다 떠나서 전쟁 중인 군인들 간에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을 민간인을 대상으로 저질렀다. 이건 (북한의) 명백한 범죄행위이자 살인행위”라고 썼다.  
 
심새롬·김홍범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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