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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단문세상] ‘문재인 권력’의 결정적 욕망

박보균 중앙일보 대기자·칼럼니스트

박보균 중앙일보 대기자·칼럼니스트

문재인 정권은 도발적이다. 87년 민주화 이후 예외적 현상이다. 그것은 민주주의 아래에서 민주주의 뭉개기다. 그 모순적 행태는 586 운동권적이다. 그들 집권 세력의 목표는 세상 뒤엎기다. 그걸 위한 다양한 수단이 동원된다. 상식과 도덕은 깨졌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렇게 정리한다. “전체주의적 특성이 퍼져 있다.”
 

‘5년은 짧다’는 권력 상식 깨져
‘레임덕 없는 대통령’ 도전은
문빠의 기세, 야당 무기력이 발판
내년 서울시장 보선이 변곡점

문재인 체제는 특이한 체험이다. 유사 사례가 널려 있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는 영악했다. 그는 카스트로(쿠바)와 후안 페론(아르헨티나)의 정치적 제자다. 공산주의와 파시즘의 통치 노하우도 차용했다. 차베스는 독재 열전(列傳)을 재구성했다. 실천은 사법부·선거관리 기구의 평정부터다. 레비츠키 하버드대 교수가 간파한 ‘경기장 심판 매수’다. 권력 견제의 레드카드는 없어졌다.
 
대중 장악은 그런 체제의 필수 요소다. 시작은 분열적 통치다. 적과 동지로 나누기다. 적대세력에 대한 증오심이 생산된다. 언어는 동력이다. 대중은 말과 이미지에 전염된다. 차베스 구호는 ‘정의(正義)주의’다. 공정·정의·평등·약자보호는 마력의 어휘다. 그는 그런 말들을 선점했다. 선동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퍼주기 복지는 대중의 공짜 심리를 자극했다.
 
‘문재인 사람들’의 야망은 장기집권이다. 집권 목표치는 최단 20년이다. 그들의 권력의지가 거기서 분출한다. 그들의 상상력 속에 차베스 방식이 주입됐다. 김명수 원장의 대법원 판단은 의심과 논란을 낳는다. 선관위의 중립성은 허물어졌다. 조성대 선관위원 후보 발탁은 내 편 심기다. 5년 단임 대통령제의 헌법정신은 절제와 통합이다. 문재인 정권은 독선과 질주다. 문 대통령의 집권 3년5개월이다. 세상은 변질됐다. “5년은 짧다”의 선입관은 무너졌다.
 
586 권력 집단의 도전은 결정적이다. 그것은 레임덕 없는 대통령 만들기다. 레임덕은 대통령의 정국 주도권 상실이다. 그것은 후반기 권력의 생리다. 1988년 노태우 이후 모든 대통령이 그 속에 갇혔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단언한다. “문 대통령은 레임덕 없는 첫 사례가 된다.”
 
거대 여당의 176석 숫자는 그 실험의 바탕이다. 정치판 고참 설훈은 덧붙인다. “계급장 떼고 말하자는 노무현식 돌발이 문 대통령에게는 없다. 그것도 레임덕 방지 요소다.” 문 대통령은 ‘공정’을 37번 외쳤다(청년의 날). 추미애 법무장관의 추문은 생략했다. 그것은 공정 파탄의 절망적 의혹이다. 문 대통령의 수사학은 유체이탈이다. ‘공정’의 반복 효과는 희미하다. 대다수 국민에게 지루한 남용으로 다가갔다. 그 순간 그 말은 바닥에 나뒹군다.
 
움츠린 권력의 조짐은 있다. 권력 부패와 검찰 등장이다. 김영삼·김대중 정권 말기다. 대통령 아들의 부패·구속 풍광이다. 그것으로 통치의 집중력은 해체됐다. 문재인 사람들은 교묘한 해법을 찾았다. 그것은 검찰의 ‘칼’ 관리다. 휘두르는 방향이 뒤바뀐다. 검찰은 권력 친위대로 재편됐다. 윤석열 총장은 안에서 포위됐다. 공수처가 만들어진다. 공수처와 검찰은 충성 경쟁을 할 것이다. 추미애 보호 장벽은 단단해진다.
 
‘문재인 사람들’의 단합은 유별나다. 문 대통령은 자부한다. “(당정 관계가) 환상적이라 할 만큼 아주 좋다.” 내부 정화(淨化)는 어설프다. 위선과 뻔뻔함이 넘쳐난다. 조국부터 윤미향·박원순·추미애 파문에서 그 행태는 어김없다. 차별화는 차기 주자의 상품이다. 지금 체제에선 금기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말은 정제됐다. 파괴력은 낮다. 차별화가 없어서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취향은 돌출이다. 하지만 그는 “내 정치사전에 차별화는 없다”고 했다.
 
문빠(문파)는 통치 자산이다. 차베스 정권은 ‘차베스는 국민이다’고 했다. 그들의 선악 잣대는 문 대통령이다. 그것으로 친문 진영의 대오가 정렬된다. 소설가 이문열은 중국 고사에 빗댔다. “개는 주인이 아니면 누구에게도 짖는다.” 그들은 디지털 홍위병이다. 문빠는 내부의 이단을 응징한다. 이교도보다 미워한다. 언어폭력이 자행된다. 당내 다른 목소리는 배신, 변절이다.
 
집권층은 야당을 얕잡아본다.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의 경멸은 실감난다. “상대가 너무 약해요. 32년 동안 선거를 스무 번 넘게 치렀는데 이번(4·15 총선)처럼 편한 적이 없었다.”(시사인 인터뷰) 추 장관 아들의 특혜 논란은 “국민적 역린(逆鱗)을 건드렸다.”(민주당 박용진 의원) 이회창 대선 후보의 좌절이 떠오른다. 그의 패배는 아들 병역문제 때문이다. 그 기억은 야당에 투사되지 않는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정체 상태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기업규제 3법을 고수한다. 하지만 정책 어젠다의 효과는 제한적이다.  
 
야당은 난처하다. 비호감의 늪은 깊다. 차기 리더십 부재 상태는 심각하다. 다수 국민의 문 정권 비판은 일상적이다. 그런 민심은 표류하고 갈라진다. 야당 쪽으로 흔쾌하게 가지 않는다. 매력적인 리더십이 없어서다.
 
‘레임덕 없는 대통령’은 복합적 욕망이다. 그것은 퇴임 후를 보장한다. 장기 집권 구상과 얽혀 있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선은 그것의 변곡점이다. 야당엔 기회다. 리더십 드라마의 창출 장면으로 작동해야 한다.
 
박보균 중앙일보 대기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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