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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은행원 가족 셀프대출, 알고보니 기업銀뿐 아니었다

이달 초 은행권을 긴장하게 했던 '은행원 셀프대출' 사태가 지난해와 2017년에도 각각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이 부문검사를 통해 이들 사례를 적발해 시정 조치할 것을 지적했음에도, 은행권의 임직원 가족 대출 관련 내부통제 기준엔 여전히 구멍이 적지 않다.
 

'기은 셀프대출' 유사 지적 5년간 2건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23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대출 취급의 적정성 조사' 자료에 따르면 은행원이 은행의 허술한 내부통제 기준을 이용해 자기 가족에게 부당대출을 실행했다가 지적받은 사례가 지난 5년간 2건 더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은행권에서 논란이 된 '기업은행 셀프대출' 사태와 비슷한 사례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기업은행 셀프대출 사태란 기업은행 A차장이 2016년 3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자신의 아내·모친 등 가족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기업 5개와 개인사업자 명의를 활용해 총 29건, 75억7000만원어치 부동산 담보대출을 집행한 것을 말한다. A차장은 셀프대출을 통해 경기도 화성 일대 아파트·오피스텔·연립주택을 사들인 뒤 50억~60억원어치 평가차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감사를 통해 이를 적발한 기업은행은 지난달 31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A차장을 면직 처분한 뒤, 형사 고소를 진행했다.
 

하나은행 셀프대출…경남은행 부당 금리감면

셀프대출이 가능했던 건 기업은행이 은행원의 친인척 대출을 별도로 관리하는 내부통제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런 문제는 과거에도 계속 있었다.
 
하나은행 본점. 연합뉴스

하나은행 본점. 연합뉴스

대표적인 사례는 금감원이 2017년 4월 6일 시정 조치를 요구한 하나은행 사례다. 금감원은 검사를 통해 하나은행 모 지점에서 영업점장이 자신의 가족(배우자 및 직계존비속)에 대한 대출을 취급하면서 스스로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여신전결권을 행사한 것을 발견했다. 대출 승인의사결정(심사·금리결정·담보평가 등) 과정에서 이해상충 소지가 클 뿐만 아니라 하나금융지주 윤리강령에 위배되는 행위였다.
 
경남은행 본점. 중앙포토

경남은행 본점. 중앙포토

또 다른 사례는 지난해 금감원이 적발한 경남은행 사례다. 경남은행 28개 영업점은 2010년 4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영업점장의 가족(배우자 및 직계존비속)에 대해 41건의 대출 총 43억4900만원어치를 취급하면서 금리를 부당하게 깎아줬다. 시스템에서 자동 산출된 금리를 무시하고 '은행 임직원의 가족'임을 사유로 가산금리 산출값이 1% 이하가 되도록 금리를 재조정한 것이다.
 

각개 지적 그쳐·…은행권 감독은 손 놓은 금감원 

금감원은 각각 은행에게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을 요구했다. 은행원 이해관계자에 대한 여신을 심사할 때 관련 직원은 의사결정에 참여를 금지하도록 여신규정을 개정하게 했다. 또 대출을 승인할 때 관련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결재가 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라고 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개별 은행에 대한 조치만 취하는 데 그쳤다. 은행권 전반에 대해서는 별다른 시정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 결과 은행권 곳곳에는 여전히 은행원이 가족에게 부당 대출을 실행할 수 있게 하는 내부통제 시스템의 구멍이 존재했다. 그 구멍은 특히 국책은행에서 더 두드러지게 발견됐다.
금감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 가운데 기업은행·산업은행·전북은행·SC제일은행 등 4곳은 임직원 가족 대상 여신 취급에 대한 내부통제 제도를 하나도 갖추고 있지 않았다. 윤두현 의원실

금감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 가운데 기업은행·산업은행·전북은행·SC제일은행 등 4곳은 임직원 가족 대상 여신 취급에 대한 내부통제 제도를 하나도 갖추고 있지 않았다. 윤두현 의원실

 

산업은행 등 4곳 '가족 셀프대출' 통제 기능 없어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 가운데 임직원 가족 대상 여신 취급에 대한 내부통제 제도를 아예 갖추지 않은 기업·산업·전북·SC제일은행 등 4곳에 달했다. 제척(배제) 제도나 전결을 상향하는 조치는 물론, 관련 규정 자체가 없을 뿐 아니라 사후 모니터링 시스템까지 아무런 제재 수단이 없었다. 이들 은행에선 은행원이 나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셀프대출 사태를 재현할 수 있다.
 
임직원 가족뿐 아니라 임직원 본인에 대한 대출을 사후 모니터링하지 않는 은행도 다수였다. 산업·수협·부산·전북·제주은행 등은 직원이 본인 스스로에 대해 대출을 실행해도 은행이 이를 나중에 잡아낼 방안이 없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은행원 본인과 그 가족에 대한 '셀프 대출' 모니터링 제도를 모두 갖추고 있지 않았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 중앙포토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 중앙포토

윤두현 의원은 "은행원이 가족 대출을 직접 전결하고 금리를 부당하게 감면해주는 식의 부당 사례를 이제 철저하게 끊어야 한다"이라며 "감독권한을 가진 금감원이 과거 관련 사례를 적발하고도 은행들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일괄 관리하지 않아 문제를 키운 만큼, 이제라도 금융사 셀프대출에 대한 내부통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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