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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우아하게 날개짓하는 천마…이거 레고 맞아?

기자
장현기 사진 장현기

[더,오래] 장현기의 헬로우! 브릭(20)

브릭 완구는 다른 완구에 비해 매우 정적입니다. 많은 완구가 배터리나 태엽 장치 등으로 움직임을 더해서 사용자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지만 브릭 완구는 그 움직임을 주는 것이 매우 어렵죠. 그래서 레고사는 이러한 기존 레고의 한계를 넘어서 실제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2007년 레고 전용 모터를 개발했습니다. 이 모터를 파워펑션이라고 부르는데요. 지난 8회 칼럼에서 레고 테크닉 창작팀 ‘다산’을 소개해드리면서 말씀드린 바가 있지요. 이처럼 브릭에 파워펑션과 배터리를 장착하면 스스로 움직이는 멋진 ‘오토마타(Automata)’ 작품을 만들 수 있답니다.
 
오토마타란 ‘스스로 동작하다’라는 뜻의 고대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로 브릭뿐만 아니라 기계장치에 의해 스스로 움직이는 인형이나 조형물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정확한 사전적 용어는 오토마톤(Automaton)이고 오토마타는 그 복수형입니다.
 
오토마타의 재료는 종이부터 나무, 플라스틱까지 아주 다양합니다. 현대에 들어서부터는 과학의 원리에 예술적 상상력을 더해서 만드는 새로운 예술의 장르로도 자리 잡아서 ‘움직이는 작품’을 모두 오토마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쉬운 예로 자체적인 동력으로 움직이는 뻐꾸기시계나, 태엽을 감으면 음악이 나오는 오르골을 들 수 있겠네요. 그럼 지금부터 움직이지 않는 브릭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은 브릭 오토마타 작품들을 만나보겠습니다.
 
나경배 작가의 천마 오토마타. [사진 나경배 작가]

나경배 작가의 천마 오토마타. [사진 나경배 작가]

 
이 작품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대표적인 오토마타 작품으로 손꼽히는 나경배 작가의 천마 오토마타입니다. 크랭크축과 기어, 커넥팅 로드를 이용하여 날개의 움직임을 구현하였고 날개의 무게가 생각보다 무거워 좁은 공간 안에서 충분한 힘을 낼 수 있도록 기어 박스를 단단하고 효율적인 구조로 고안하였습니다.
 
상부의 천마는 균형 잡히고 정확한 실루엣으로 생생하면서 신비로운 느낌을 주고, 하부의 기어 박스는 클래식한 시계 장치풍으로 제작해 앤티크 한 멋을 강조한 작품입니다. 브릭 아티스트로서 유행을 좇기보다는 어떠한 주제를 선택하든 소박함과 고상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나경배 작가의 신념이 고스란히 표현된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오토마타가 주제인 만큼 특별히 동영상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화면 속에서 우아하게 날갯짓하는 천마의 움직임이 보이지요? 


 
천마 오토마타는 국내를 비롯해 미국, 영국, 헝가리, 일본 등의 해외에서까지 MOC (My Own Creation) 작품으로 꽤 많은 수의 세트가 판매되었고, 자선 행사나 옥션 경매에서 고가에 낙찰받기도 했답니다. MOC는 ‘직접 창작한 레고’ 정도로 풀이할 수 있는데요, 브릭 완구사에서 생산한 제품이 아니라 개인이 디자인해 만든 작품을 뜻하는 말입니다. 때로는 예술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기성 제품을 능가하는 뛰어난 퀄리티의 작품이 나오기도 하죠. 이러한 MOC 작품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구매가 가능한 경우도 있고, 레고 창작 커뮤니티 등에서 설명서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레고 창작가 커뮤니티 Rebrickable. [사진 rebrickable 홈페이지 캡처]

레고 창작가 커뮤니티 Rebrickable. [사진 rebrickable 홈페이지 캡처]

 
위의 사진은 대표적인 레고 창작가들의 커뮤니티인 ‘Rebrickale’의 홈페이지 화면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레고 유저가 자신의 창작품을 소개하기도 하고, 그 창작품을 스스로 만들어 볼 수 있도록 제작 설명서와 부품도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또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레고 제품의 모델명을 넣으면 해당 제품의 부품을 활용해서 어떤 창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지도 찾아준답니다. 심지어는 기존 제품 외에 어떤 부품이 몇 개 더 추가로 필요한지, 그 부품을 어떤 사이트에서 얼마에 구할 수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줍니다.

 
이관호 작가의 레트로 팝콘 머신. [사진 브릭캠퍼스]

이관호 작가의 레트로 팝콘 머신. [사진 브릭캠퍼스]

 
움직이는 작품을 주로 창작하는 이관호 작가의 작품입니다. 이관호 작가는 최근에 우리나라 브릭 아트계에 등장한 가장 주목받는 신예 작가 중 한 명입니다. 특히 이관호 작가는 오토마타 분야에 매우 큰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요. 작가의 예술성과 재치가 여러 작품에 녹아 있습니다.
 
첫 번째 작품은 ‘레트로 팝콘 머신’입니다. 영화관에서 팝콘을 사다가 기계 속에서 팝콘이 통통 튀어 오르는 모습을 보고 브릭으로 만들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창작하였다고 하네요. 전자식 타이머를 설치하여 자동으로 움직이도록 만든 작품입니다. 맨 위의 정지 사진에는 2개의 팝콘이 공중으로 튀어 오르는 찰나를 표현한 것이고요, 아래 동영상은 팝콘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구현한 장면입니다. 요즘 영화관 팝콘의 트렌드처럼 하얀색의 일반 팝콘뿐 아니라 치즈맛, 칠리맛, 딸기맛 등의 각 종류의 팝콘도 있네요.
 
이관호 작가의 What A.I can not do. / 달과 폭포. [사진 브릭캠퍼스]

이관호 작가의 What A.I can not do. / 달과 폭포. [사진 브릭캠퍼스]

이관호 작가의 오토마타 지구. / FACTORY. [사진 브릭캠퍼스]

이관호 작가의 오토마타 지구. / FACTORY. [사진 브릭캠퍼스]

 
위 네 개의 작품도 역시 이관호 작가의 오토마타 시리즈 작품입니다. 첫 번째 작품은 작가가 AI와 관련한 SF 영화를 본 후 AI가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일까 의문을 품으며 그에 대한 역설을 생각하며 AI가 머리를 긁적이는 모습을 창작하였습니다. 달과 폭포는 제주도 여행 중 정방 폭포를 보고 물의 움직임을 연구해 탄생한 풍경 작품입니다.
 
오토마타 지구는 작가가 아이와 함께 레고 놀이를 하다가 아이가 레일 부품을 거꾸로 굴리며 노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한 작품입니다. 지구 표면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바다와 사막, 산과 도시를 표현해 손으로 움직이는 작은 오토마타로 창작하였습니다.
 
마지막 작품 ‘FACTORY’는 뉴스에서 미세먼지 예보가 처음 나오기 시작했을 때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며 만든 것으로 24가지의 축이 움직이면서 하늘로 연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표현하였습니다. 움직이는 작품을 이렇게 글로 길게 설명하니 잘 이해가 안되실 것 같아 역시 영상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마지막 작품은 황병준 작가의 ‘타이타닉’입니다. 이 작품은 다음 칼럼에 소개할 ‘미니마이즈’ 분야의 작품이면서 동시에 오토마타 작품입니다. 미니마이즈는 만들고자 하는 대상을 최소로 축소해 만드는 분야를 통칭하는 말인데요, 아래 사진과 동영상처럼 이 타이타닉 작품의 실제 크기는 고작 20cm x 15cm 정도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약 1100개의 적은 브릭으로 거대한 타이타닉호와 거친 파도가 실감 나게 표현되었지요? 동영상을 클릭해 보시면 아마도 ‘와우~’ 하고 탄성을 지르실 겁니다. 손으로 태엽장치를 돌리면 집채만 한 파도에 위태롭게 흔들리는 타이타닉호의 항해가 너무나 다이내믹하게 구현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모양을 설계하는 것만으로도 신기한데 레고 테크닉 부품으로 이런 움직임까지 모두 계산하고 창작한 것이라고 하니 그 솜씨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네요.
 
황병준 작가의 타이타닉. [사진 브릭캠퍼스]

황병준 작가의 타이타닉. [사진 브릭캠퍼스]

 
지면 관계상 멋진 작품을 더 소개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네요. 다음 시간에는 ‘미니마이즈’ 랜선 전시회를 열어보겠습니다. 앙증맞고 아담한 사이즈로 대상의 특징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아주 작은 작품의 세계로 여러분을 안내하겠습니다.

 
(주)브릭캠퍼스 대표이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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