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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2억'구애에도 지원자가 없다…충북교육청 속타는 사연

최고 연봉 2억2800만원 “그래도 안온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충북교육청 마음건강증진센터. 최종권 기자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충북교육청 마음건강증진센터. 최종권 기자

 
“연봉 2억을 넘게 줘도 지원자가 없습니다.”

충북 정신건강증진센터 전문의 못뽑아
정원 2명인데 1월과 8월 연달아 사표
연봉 7000만원 상향 조건에도 지원 꺼려
의료계 “불안정한 지위가 걸림돌” 조언

지난 22일 충북교육청 마음건강증진센터에서 만난 시설관계자 A씨는 “센터에서 일할 정신과 의사를 찾지 못해 속이 타들어 간다”고 했다. 정서적 고위험군 학생을 상담·관리하는 이 센터는 정원 2명의 정신과 전문의 자리가 한 달째 공석이다. 전문의를 충원하려고 지난 9일 채용공고를 낸 뒤 지난 15일~17일까지 원서를 접수했으나 응시자가 한 명도 없었다. 충북교육청은 재공고 절차를 거쳐 오는 24일~29일 다시 원서를 받기로 했다.
 
 2018년 3월 문을 연 마음건강증진센터는 정신과 전문의 1명으로 출발했다. 행정인력 4명과 임상심리전문가 1명, 전문상담사 3명도 일한다. 개원 당시 채용하지 못한 1명은 지난해까지 8차례에 걸친 구인 공고와 보수 인상으로 가까스로 채용을 마쳤지만, 재직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지난 1월 사직서를 냈다.
 
 개원 때부터 함께 해 온 전문의 1명은 지난달 21일 개인 사정으로 일을 그만뒀다. A씨는 “정원 2명을 맞추려고 상반기에도 4차례 채용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없었다”며 “당시 충청권은 물론 강원, 전라도에 있는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 들러 전문의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선뜻 나서는 의사가 없었다”고 말했다.
 

전국에 발품 팔았지만 자원자 안 나와

충북교육청 마음건강증진센터 전문의 채용 공고문. [충북교육청 홈페이지 캡처]

충북교육청 마음건강증진센터 전문의 채용 공고문. [충북교육청 홈페이지 캡처]

 
 충북교육청은 구인난 원인을 전문의 보수와 열악한 근로조건으로 판단, 최근 채용 공고에서 대폭 상향된 조건을 제시했다. 그동안 상근제(주 40시간)로 운영하던 근무형태를 시간제(주 20시간)도 가능하도록 고쳤다. 2년 계약조건으로 연장이 가능하다. 보수(세전)는 상근제의 경우 월 1700만원(경력 2년 미만)∼1900만원(경력 5년 이상), 시간제는 시간당 8만1340원(경력 2년 미만)∼9만910원(경력 5년 이상)으로 책정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상근제 연봉은 2억400만∼2억2800만원에 달한다.
 
 9월 이전에 낸 근로조건과 비교하면 연봉이 7000여만원 정도 높다. 이전 조건은 상시 전일제 계약직이고, 보수(세전)는 월 1100만원(경력 2년 미만)~1300만원(경력 5년 이상)이었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1억3200만원~1억5600만원 정도다. A씨는 “대학병원 교수들에게 자문해 연봉을 2억 이상으로 올리게 됐다”며 “근로 조건을 개선했음에도 지원자가 나타나지 않아 발만 구르고 있다”고 했다.
 

교육청 “고위험군 학생 관리위해 전문의 시급”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충북교육청 마음건강증진센터. 최종권 기자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충북교육청 마음건강증진센터. 최종권 기자

 
 마음건강증진센터는 심리적으로 불안한 초·중·고 학생을 치유하기 위해 설립됐다. 위험군에 속한 학생들의 심리검사를 무료로 해주고, 전문의 진단을 통해 정확한 병원 치료가 연계되도록 도와준다. 학생 한 명당 사례 관리는 3차에 걸쳐 5시간 넘게 진행한다. 학생·학부모 면담에 이어 임상심리전문가를 통한 면담과 심리검사, 해석 상담 등이 이뤄진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정신과 치료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때문에 문제가 있음에도 병원을 꺼리는 학생들이 많다”며 “마음건강증진센터는 고위험군 학생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사례 관리를 하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충북교육청이 전문의 채용에 번번이 어려움을 겪자 한 대학병원 의사는 “연봉의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2억원 이상이면 충북 지역의 웬만한 종합병원 정신과 의사보다 연봉이 높은 편”이라며 “당장 연봉이 많아도 2년 뒤 재계약이 된다는 보장이 없고, 병원 근무 경력이 아니다 보니 향후 개원을 하기에도 애매해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연봉이 적더라도 공무원으로서 안정적으로 지위를 보장하는 방법을 추천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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