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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약품 "백신배송 마지막 순간, 트럭 기사가 실수···우리 책임"

22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한 신성약품 본사. 김포 = 문희철 기자

22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한 신성약품 본사. 김포 = 문희철 기자

국가필수예방접종(NIP)용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의 상온 노출 문제에 대해 백신 유통을 맡은 신성약품 김진문 회장은 22일 “우선 백신 공급부터 빠르게 정상화한 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부분은 질병관리청의 처분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백신 배송 과정에서 문제가 된 물류회사를 교체하는 한편 질병관리청에 대처 방안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22일 경기도 김포시 신성약품 본사 2층 회장 집무실에서 만난 김 회장은 “모든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잘못”이라고 책임을 인정했다. 기자의 사진 촬영 요청에는 “죄인이 무슨 염치로 사진을 찍느냐”며 거절했다. 
 
이날 질병관리청은 정부가 무료 접종하려던 독감 백신 접종을 전면 보류한다고 밝혔다. 백신 일부가 운반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면 백신의 단백질 함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김 회장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 전사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22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한 신성약품 본사. 김포 = 문희철 기자

22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한 신성약품 본사. 김포 = 문희철 기자

김 회장은 이번 사고가 의약품 '콜드체인(cold chain)'의 끝단에서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콜드체인은 제품 생산 단계부터 최종 소비 단계까지 온도에 따라 변형·손상할 가능성이 있는 의약품을 저온 상태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유통망을 의미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신성약품은 제약사에서 백신을 가져와 전량 경기도 김포시의 물류센터에 보관했다. 이때까지는 모든 과정이 적정 온도인 섭씨 2~8℃를 유지했다고 한다. 
 
문제는 배송 과정에서 빚어졌다. 신성약품은 일부 물량의 배송을 의약품물류전문기업 S사에 맡겼다. S사는 11t 트럭에 백신을 싣고 신성약품의 김포 물류센터에서 지역 거점에 위치한 S사의 물류센터로 이동했다. 
 
S사 물류센터에 도착한 백신을 지역 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S사는 1t 트럭으로 의약품을 배송하는 지역별 물류업체에 재하청을 줬다. 
 
김 회장은 “1t 트럭이 병원에 백신을 배송하는 마지막 콜드체인에서, 일부 백신이 짧은 시간 상온에 노출됐다”고 했다. 1t 트럭 기사들이 백신을 트럭에서 내리는 과정에서 상온 노출됐다는 얘기다.
 

250만 도즈 상온 노출 소지…"수도권 백신은 괜찮다"

독감 백신 들어 보이는 병원 관계자. 연합뉴스

독감 백신 들어 보이는 병원 관계자. 연합뉴스

김 회장은 기자에게 지역별로 백신 배송 기록이 정리된 도표를 공개하며 “전날까지 공급한 517만 도즈 중에서, S사가 배송한 (상온 노출 가능성이 있는) 백신은 약 250만 도즈”라고 밝혔다. 또 수도권·충청 지역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은 상온 노출 가능성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김 회장이 전날인 21일 오후 백신의 상온 노출 문제를 인지했다고 밝혔다.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질병관리청과 문제 해결을 위해 상의하던 그는 S사보다 의약품 물류 전문성이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업체에게 배송을 맡기로 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22일 오전 글로벌 의약품 유통업체 J사를 방문했고, 3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S사가 운송하려던 의약품을 전량 J사가 운송키로 했다.
 
김 회장은 “아쉬운 게 있다면 백신 배송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6월 30일부터 올해 독감 백신 조달 입찰을 실시했다. 4번이나 유찰된 끝에 지난 9월 4일 신성약품과 계약했다. “당장 9월 8일부터 백신 배송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약품 배송 업체를 선정할 시간이 짧다 보니 콜드 체인을 끝까지 못 챙겼다”는 게 김 회장의 하소연이다.
신성약품에 주차된 운반 차량. 연합뉴스

신성약품에 주차된 운반 차량. 연합뉴스

일각에선 신성약품이 병원에 공급한 백신이 종이박스에 담겨 전달됐다고 비판한다. 김 회장은 포장의 문제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백신을 아이스박스에 포장하면 오히려 냉매가 녹아 백신이 변질할 가능성이 있다”며 “종이박스에 백신을 담아 냉장차로 운송하면, 아이스박스로 포장·운송하는 것보다 오히려 온도 유지·측정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가격 후려치기’ 논란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신성약품은 백신 1259만1190도즈를 납품하고 약 1006억원을 받는다. 개당 조달가격(8740원)이 시중 판매 가격(1만4000원)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납품할수록 손해 보는 구조'라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정부가 백신 낙찰자에게 3%(36만 도스)의 재고 물량 보유를 의무적으로 규정하면서, 수익률이 썩 좋은 사업은 아닌 것은 맞다”며 “하지만 가격 때문에 사고가 났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유통 효율화와 규모의 경제로 수익을 내는 것은 비즈니스 하는 사람의 몫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정부 하는 일에 입찰자가 가격을 후려쳤다는 자세로 낙찰을 받으면 안 된다”며 “단기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시장을 보고 입찰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우선 백신 공급을 빠르게 정상화하기 위해서 노력한 뒤, 우리가 철저히 콜드체인을 관리하지 못한 부분은 질병관리청의 처분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트윈데믹(twindemic·비슷한 2개의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을 피하려면 일단 어르신들께서 무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포=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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