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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권익위장도 12년전 논란···이래서 힘든 이해충돌 방지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지난 21일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

“물귀신 작전이다.”(22일 진성준 민주당 의원)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 이해충돌 의혹 사건이 여야의 책임 공방으로 흘러가고 있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진 의원 등의 문제제기로 일격을 당한 박 의원이 반박에 나서자 진 의원이 22일 다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이 제기한 이해충돌 의혹은 박 의원이 국토교통위원으로 있던 최근 5년(2015~2020년)간 가족이 운영하는 기업이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에서 1000억 원대 관급공사를 수주했다는 게 골자다. 그게 문제라면 그 시기 서울시 정무라인에 있었던 진 의원 등도 책임이 있다는 게 박 의원의 반박 요지다. 그러자 진 의원은 이날 “2018년 7월1일부터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재임했고 건설공사 관련 업무는 정무부시장 소관이 아니다”며 “무슨 책임이 있단 말이냐”고 했다. 국민의힘 측은 자체 진상조사위를 꾸렸지만 이날도 민주당에선 “이해충돌 표현 만으론 부족하다”(한정애 정책위의장), “의원직을 사퇴하라”(문진석 원내부대표)는 등의 말이 쏟아졌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는 22일 숙원 사업인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정치 공방 속에 다시 논의가 산으로 갈 조짐이 보인다”(민주당 당직자)는 말이 나온다. 

지난 6월 권익위가 발의한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엔 ▶직무관련자가 해당 업무와 사적 이해관계가 경우 신고·회피·기피 ▶직무공정성을 해치는 외부활동 금지 등 8가지 기준이 담겨있다. 거의 같은 내용의 법안이 처음 발의된 건 2013년이었지만 이후 8년간 논의는 표류와 침전을 반복했다.

이번에도 논란이 입법의 지렛대가 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 의원 건에 대한 야당의 사과와 조치를 촉구하는 민주당에서도 법안 처리 문제에 대해선 “법안은 적용 범위·대상이 넓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원내관계자)는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중앙포토]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중앙포토]

1년 8개월 전에도 ‘유야무야’ 

20대 국회 땐 손혜원 당시 민주당 의원 관련 의혹이 계류중이던 이해충돌방지법 처리의 도화선이 되는 듯했다. 지난해 1월 손 전 의원은 2017년 3월~2018년 9월 목포 근대역사문화 공간 내 건물 9채를 매입한 게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으로서  접한 정보를 이용한 투기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법안 처리의 필요성이 환기됐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최순실 사건을 능가하는 아주 질 나쁜 내용”(김무성 전 의원)이라며 공세를 폈다.
 
그러나 손 전 의원을 둘러싼 공방이 한풀 꺾이기도 전에 야당 의원들의 이해충돌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동력이 사라졌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2018년 자신이 보유한 김천역 인근 상가를 포함한 구역에 개발사업을 추진해 차익을 추구했단 의혹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2018년 국회 예결특위 야당 간사로 활동하며 일가가 운영하는 동아대학교 관련 사업(역량강화대학 지원사업) 예산을 증액했다는 의혹이었다. 
 
당사자들은 “예정된 사업을 추진했다”(송 의원), “정책적 방향을 얘기했다”(장 의원) 등의 직무 관련성을 부인했다. 민주당은 “두 사람의 이해충돌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지 말고 엄정하게 조사하라”(홍익표 당시 수석대변인)고 야당을 압박하며 이해충돌방지법안 처리를 주장했다.
 
목포 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손혜원 전 의원이 지난 8월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공판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 받고 법원을 빠져나오고 있다. [뉴시스]

목포 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손혜원 전 의원이 지난 8월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공판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 받고 법원을 빠져나오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야당이 “손혜원 의원의 직권 남용 범죄행위를 묻어버리려는 물타기”(나경원 당시 원내대표)라고 반발하면서 입법 논의는 가라앉았다. 당시 이해충돌방지법안 발의자였던 채이배 전 민생당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그해 8월 상임위 상정할 때 단 한 번 운을 뗀 것이 전부”라며 “패스트트랙 정쟁까지 격화되면서 법안 논의가 유야무야 사라졌다”고 했다.
 

전현희도 12년 전 이해충돌 논란

이해충돌방지법 입법 드라이브에 나선 전현희 권익위원장도 12년 전 이해충돌 논란의 주인공이었다. 2008년 보건복지가족위원회(현 복지위) 소속 민주당 초선 의원이던 전 위원장은 배지를 단 뒤 한 달여 간 의료전문 법무법인 대외 대표변호사를 겸임했는데 이 기간 해당 법인이 20여 건의 대형병원 약제비 반환 소송을 수임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다. 전 위원장은 당시 “소송에 관여하지 않았고 단 한 푼의 경제적 이익도 얻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시민단체 건강세상네트워크는 “국민과 환자보다 병원과 의료계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고 논평했다. 이해충돌방지법안은 학계의 주장 정도로 남아 있던 시절이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여권 인사는 “의원들 사이에 이해충돌이 비윤리적이라는 인식조차 없던 시절”이라며 “그냥 좀 께름칙하다는 정도로 받아들였던 거 같다”고 말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사진 국민권익위원회]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사진 국민권익위원회]

권익위원장 시절 처음 이해충돌방지법 도입을 시도했던 이성보 변호사는 “2015년 제출된 청탁금지법(김영란법)도 이해충돌방지 관련 조항이 핵심이었지만 적용 범위가 포괄적이라는 등의 이유로 국회 논의과정에서 사라졌다”며 “지금이라도 다시 입법 논의를 시작해야 된다"고 말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해충돌 방지는 거스르기 힘든 흐름”이라며 “네탓 공방에 쓰는 힘을 법안 심의에 썼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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