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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 상온 노출…"효과 떨어지면 어쩌냐" 부모들 분통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소아병원에서 간호사가 무료독감 일시중단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1일 오후 인플루엔자 백신 조달 계약 업체의 유통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오늘부터 시작되는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하고 유통 중 상온 노출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이 중단된 것과 관련해 현재까지 접종된 사례 중에는 이상 반응 신고 사례가 없었다고 밝혔다. 뉴스1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소아병원에서 간호사가 무료독감 일시중단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1일 오후 인플루엔자 백신 조달 계약 업체의 유통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오늘부터 시작되는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하고 유통 중 상온 노출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이 중단된 것과 관련해 현재까지 접종된 사례 중에는 이상 반응 신고 사례가 없었다고 밝혔다. 뉴스1

“네, 인플루엔자 백신 예방 접종 중단됐어요.”

 
22일 오전 10시 서울 중랑구 한 소아청소년과에는 진료 대기 환자가 한 명도 없었다. 대신 전화가 울렸다. 이 병원 간호사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예방 접종 문의 전화에 이렇게 답했다. 병원 앞에는 “인플루엔자 국가지원사업 일시 중단 안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백신 유통 중 문제가 발견돼 불가피하게 인플루엔자 국가 예방접종 지원사업을 일시 중단한다”며 “재개일은 추후 재안내 할 예정이다”고 알렸다. 
 
전화벨이 한 번 더 울렸다. 간호사는 “직접 병원을 방문했다가 허탕 친 환자는 없지만, 병원 문 열자마자 서너통의 문의 전화가 왔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은 21일 밤 11시 보도자료를 통해 “인플루엔자 조달 계약 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22일부터 시작되는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22일 오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 일시 중단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22일 오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 일시 중단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질병청은 이달 8일부터 독감 백신을 2회 접종해야 하는 생후 6개월∼만 9세 미만 아동에게 무료로 접종해 왔다. 22일 초·중·고교생과 임신부 등의 독감 무료 접종을 시작하려다 전면 중단했다. 백신 유통 과정에서 냉장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상온에 노출됐다는 이유에서다.  
 
문제가 발견된 백신은 22일부터 무료 접종을 하려 했던 13∼18세 대상 물량이다. 질병관리청은 독감 백신을 운반할 때 냉장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일부 업체가 이송 과정에서 백신을 상온에 노출해 문제가 생겼다며 품질 검증을 철저히 하기 위해 해당 물량뿐 아니라 임신부 등 전체 대상자 예방접종을 일시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동대문구 소아청소년과도 한산했다. 접수를 받는 간호사는 “환절기면 감기 걸려서 오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가 좀 줄었다”고 말했다. 
22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예방 접종이 중단 된 가운데 한 부모가 중단 안내 문자를 받았다. 독자 제공

22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예방 접종이 중단 된 가운데 한 부모가 중단 안내 문자를 받았다. 독자 제공

 
독감 백신을 맞추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부모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3살 아이가 있다는 이모(34) 씨는“회사 근처라서 점심 먹기 전에 소아청소년과에 잠깐 들렀다”며 “8일부터 접종 시작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일본 뇌염 예방 접종도 맞춰야 한다고 해서 먼저 한 뒤 맞으려 했는데 중단 사태가 벌어져 걱정이다”고 말했다. 
 
만 8세, 10세 두 아이의 엄마 이모씨는 22일 오전 동네 소아청소년과에 독감 예방접종을 예약했다가 1339로부터 중단 안내 문자를 받았다. 이씨는“추석 전에 서둘러 맞히려고 예약했는데 못 하게 됐다”며 “기사를 보니 문제가 된 건 13~18세용이었는데 13세 미만인 우리 아이까지 왜 중단된 것인지, 백신 전체에 문제가 있는 건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22일 인터넷 맘 카페에 독감 백신 접종 중단 관련 글이 올라와 있다. 온라인 캡처

22일 인터넷 맘 카페에 독감 백신 접종 중단 관련 글이 올라와 있다. 온라인 캡처

인터넷 맘 카페에서도 비슷한 사연이 많이 올라왔다. 한 엄마는 “1차 접종을 이미 했는데 2차 접종을 언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2차 접종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1차 접종의 효과가 떨어지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고 적었다. 다른 엄마는 “이런 일이 없다가 하필 코로나 시대에 이런 일까지 터지네요”라며 안타까워했다. 
 
질병청은 이미 공급된 백신은 품질이 검증된 경우 순차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문제의 독감 백신의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항목에 대한 시험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독감 백신 접종 재개는 식약처의 안전성 여부 검사 후 가능할 전망이다. 
 
이태윤·황수연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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