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전문직 신용대출’ 때리는 정부, 번지수 틀렸다는 경제학자들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고소득 전문직 대출 한도를 줄이도록 은행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대출 총량을 줄일 수는 있을지언정 부실 관리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진다. 상환 능력이 있는 차주의 대출을 조이는 것보다 부실 위험이 큰 차주를 관리하는 게 먼저라서다.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연합뉴스

20대 대출, 건당 1258만→1657만원으로

21일 신한·하나·우리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이들 은행에서 신규 취급된 개인신용대출 금액은 27조원을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20대의 신규 신용대출이 크게 늘었는데 대출 건당 평균금액은 지난해 1258만원에서 올해 1657만원으로 31.8% 늘었다. 전 연령대 평균(20.2%)보다 높은 증가율이다. 초저금리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계형 대출 수요로 신용대출이 폭증하는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상환능력이 낮은 젊은 층의 대출이 더 크게 늘고 있다는 뜻이다.  
 
신용대출은 일반적으로 소득과 소속을 증명할 수 있는 고객을 위한 상품이지만 금융회사는 소득 증명이 어려운 고객이라도 수신(예·적금)실적이 있다면 고객 등급에 따라 최대 2000만원의 신용대출을 내준다. 신한·하나·우리은행에 따르면 20대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신규로 일으킨 신용대출은 3조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1000억) 대비 42% 증가했다. 20대와 30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신규로 일으킨 대출의 합은 13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49%다. 
시중 은행 신용 대출 현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 은행 신용 대출 현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이처럼 2030이 신용대출 급증세를 주도하는 모양새지만 금융당국의 칼끝은 고소득·고신용자에게 향했다. 금융당국은 특수직(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포함) 대출 한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하며 신용대출 관리 계획을 25일까지 제출할 것을 은행에 요구한 상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에 "은행이 전문직 고객에게 신용 대출을 많이 주는 것은 통계적으로 이들의 연체율이 낮다는 사실이 검증됐기 때문"이라며 "신용대출은 차주의 상환 능력에 따라 대출액수와 금리를 달리하는 상품인데 갚을 능력이 충분한 고객들의 대출부터 줄이라는 것은 부실 관리 원칙과 정반대되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영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정부 개입은 금융 건전성을 높이고 위험도를 낮추기 위한 목적에 한해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상환능력이 있고 신용도가 높은 사람한테 대출이 많이 나가는 건 당연한 일이고, 건전성 규제를 하고 싶다면 전문직을 타깃으로 할 것이 아니라 부실 고위험군부터 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민환 인하대학교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상환 능력이 좋은 사람이 돈을 싸게 빌려서 투자나 소비를 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어나는 정상적인 금융 행위"라며 "신용대출 관리가 필요하다면 채무상환능력을 중심으로 재평가를 하면 된다. 많이 빌렸다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특정 직업군 콕 집어 우대 축소 안 돼"

정부 개입이 오히려 서민들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은 서민들의 생활비 대출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은행들은 우대금리를 낮추게 되면 특정 직업군만을 콕 집어서 혜택을 축소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돈을 쓰고자 하는 수요는 변함없는데 공급(대출액)이 줄면 상품의 가격이 오르는 건 시장 원리"라며 "당국이 주문한 대로 고신용자와 중신용자, 전문직과 비전문직을 무 자르듯이 나눠서 특정 계층에만 패널티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일어난 신용대출의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중·저신용자의 대출에는 거의 변화가 없고 고소득·전문직종의 대출이 크게 늘었다. 특정 부분에서 대출이 급증하면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부실이 있을 수 있다"며 "은행 측에는 고신용자 대출이 상환 능력 이상으로 과하게 나가지 않았는지 점검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특정 계층을 타깃으로 무조건 대출을 줄이라고 한 것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