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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도 드라이버로…헐크 디섐보, 윙드풋 정복하다

US오픈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브라이슨 디섐보. 기술, 체격적으로 실험을 마다하지 않던 그는 마침내 메이저 대회 첫 우승에 성공했다. [EPA=연합뉴스]

US오픈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브라이슨 디섐보. 기술, 체격적으로 실험을 마다하지 않던 그는 마침내 메이저 대회 첫 우승에 성공했다. [EPA=연합뉴스]

악명 높은 윙드풋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선수는 ‘필드 위의 물리학자’ 브라이슨 디섐보(27·미국)였다. 디섐보는 21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시 인근 윙드풋 골프장에서 끝난 제120회 US오픈에서 합계 6언더파로 우승했다. 선두에 2타 뒤진 채 맞이한 최종 4라운드에선 이글 1개, 버디 2개에 보기는 1개로 막아 3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합계 이븐파를 기록한 매슈 울프(미국)를 6타 차로 제쳤다. 144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언더파를 기록한 것은 디섐보 한 명 뿐이었다. 디섐보는 메이저 대회에서 첫 정상에 오르면서 PGA 투어 7승째를 거뒀다. 우승 상금은 225만 달러(약 26억원).
 

제120회 US오픈 역전 우승
러프 의식 않고 티샷 멀리치기 전략
6언더, 144명 중 유일한 언더파
마스터스 위해 근육 더 키우기로

대회를 앞두고 대부분의 선수들은 “러프가 길어 반드시 페어웨이를 지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디섐보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최대한 티샷을 멀리 보내는 게 중요하다. 그 다음 러프든 어디든, 짧은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하겠다”고 했다. 러프가 워낙 긴데다 그린은 딱딱해 디섐보의 전략은 무모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디섐보는 마지막 날까지 이 전략을 고수했다. 최종 4라운드에선 평균 336야드의 드라이브샷을 기록했다. 멀리 치니 당연히 페어웨이 안착률은 높지 않았다. 이번 대회 파 4나 파 5홀 56개 중 23차례(41%)만 페어웨이에 들어갔다. 최대한 멀리 때려 놓고 러프에서 빼내는(Bomb and Gouge) 전략을 효과적으로 썼다. 페어웨이 안착률 41%는 역대 US오픈 챔피언의 기록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디섐보는 골프계의 기존 상식을 깨는 실험을 하고 있다. 그는 “내가 갖고 있던 지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내 머릿속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왔다”고 말하곤 했다. 특히 최근 그의 몸 불리기 실험은 골프계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가을부터 일부러 체중을 20파운드(약 18㎏)나 늘렸다. 그 덕분에 ‘헐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클럽뿐만 아니라 몸까지 변화시키는 그의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체중이 불어나면서 볼 스피드가 시속 203마일(약 326㎞)까지 늘어났다. 샷 거리가 늘었고, 성적도 자연스럽게 좋아졌다. 지난 6월 PGA투어가 재개된 이후 11개 대회에서 6차례나 톱10에 들었다.
 
대회장인 윙드풋 골프장은 어렵기로 유명하다. US오픈을 개최하는 코스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곳에서 열린 5차례 US오픈에서 언더파 기록으로 우승한 선수는 1984년 4언더파의 퍼지 죌러(미국) 한 명뿐이었다. 디섐보는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4라운드 내내 오버파를 치지 않았다.
 
디섐보의 장비

디섐보의 장비

그래서 이번 디섐보의 기록은 US오픈 사상 가장 뛰어난 업적으로 꼽힌다. 디섐보는 최종 라운드에서 출전 선수 평균 스코어보다 8타를 덜 쳤다. 4라운드 전체로 보면 평균 스코어보다 25타나 앞선다.
 
디섐보의 클럽도 기존 제품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가 사용하는 드라이버(킹 코브라)의 로프트는 5.5도다. 워낙 힘이 좋으니 다른 선수들은 거의 쓰지 않는 로프트로 드라이버를 개조했다. 3번 우드는 11.5도와 13.5도 2개다. 아이언 길이는 37.5인치로 다 똑같다. 6번 아이언부터 피칭까지 모두 길이가 똑같은 ‘원 랭스(One length) 아이언’이다.
 
디섐보의 실험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번 대회에서 45.5인치 드라이버를 썼던 그는 “다음부터는 48인치 드라이버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48인치는 공식 골프대회에서 허용하는 최장 길이다. 드라이버는 길수록 거리가 멀리 나가지만, 제어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그는 “드라이버로 370야드 이상을 날릴 수 있도록 디자인을 개조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테스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장타 실력을 바탕으로 난공불락의 윙드풋을 무너뜨린 디섐보를 바라보는 골프계의 시선은 경이 그 자체다.  단백질 음료를 마시면서 근육을 키우는 추세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골프채널은 "디섐보의 혁명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고, 라이더컵 유럽팀 주장을 맡은 토마스 비욘(덴마크)은 “디섐보가 게임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했다. 디섐보는 “어릴 때는 학교에서 점심 사 먹을 돈도 없을 정도로 가난했다. 그러나 부모님이 헌신적으로 나를 도와주셨다”며 “11월에 열릴 마스터스 우승을 위해 근육을 더욱 단련하겠다”고 말했다.
 
성호준 골프전문 기자, 김지한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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