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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하이밍 대사 79명 만날 때 장하성 대사는 왜 1명인가

“마치 물 만난 물고기 같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를 두고 최근 베이징 외교가에서 도는 말이다. 실제 얼마나 많이 만나길래 이런 말이 나올까. 주한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서 싱 대사 활동 중 양자 미팅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유상철의 차이나는 차이나]
개인능력과 국가의 무게 차이도 있지만
서로 다른 체제가 주는 환경 차이 커
한·중 대사 뛰는 운동장 평평치 않아

  
지난 1월 30일 서울에 도착한 싱하이밍 신임 주한 중국대사는 부임 8일 만인 2월 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30일 서울에 도착한 싱하이밍 신임 주한 중국대사는 부임 8일 만인 2월 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했다. [연합뉴스]

그는 1월 30일 부임해 8월 말까지 79명의 한국 주요 인사를 만났다. 한 주에 두세 명을 만난 셈이다. 정부와 정계 인사가 28명으로 가장 많았고, 재계와 언론사, 각종 단체, 지방 및 학계 인물 순으로 이어졌다.
 
질도 높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 이수성 전 총리, 문희상과 박병석 국회의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김명수 대법원장, 유은혜 교육부총리, 최태원 SK그룹 회장, 특히 언론사 대표 11명을 찾아 공공외교에 공을 들인 게 눈에 띄었다.
 
지난해 4월 7일 중국에 부임한 장하성 주중대사는 도착 한달 반이 지난 지난해 5월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신임장을 제정했다. [주중 한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4월 7일 중국에 부임한 장하성 주중대사는 도착 한달 반이 지난 지난해 5월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신임장을 제정했다. [주중 한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게 있다. 장하성 주중 대사는 어떨까. 주중 한국대사관 홈페이지에서 싱 대사와 같은 기간을 살피니 단 한 건에 불과하다. 3월 30일 중국 외교부 뤄자오후이(羅照輝) 부부장을 만난 게 전부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각 부처의 대외 활동이 크게 위축되긴 했지만 “아연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장 대사가 부임한 지난해 4월 7일부터 8월 말까지를 봤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 7월 15일 국회를 방문해 박병석 신임 국회의장을 만났다. 싱 대사는 지난 2월 13일에는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을 예방하기도 했다. [주한 중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 7월 15일 국회를 방문해 박병석 신임 국회의장을 만났다. 싱 대사는 지난 2월 13일에는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을 예방하기도 했다. [주한 중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장 대사는 17개월 동안 중국 중앙 정부 9명, 지방 8명, 학계 2, 단체 한 명 등 20명의 주요 인사를 만났다. 한 달에 한두 명꼴이다. 지난해 9월 면담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시절 부총리 쩡페이옌(曾培炎)이 가장 고위직 인물로 보인다.
 
한·중 대사 주재국 요인 접촉 비교

한·중 대사 주재국 요인 접촉 비교

중국 언론사나 민간기업 대표와의 만남 기록이 하나도 없어 놀랍다. 장 대사는 지난해 부임해 베이징 특파원단과 만났을 때 세 가지 일에 역점을 두겠다고 했다. 남북 관계 개선 기여, 한·중 경제교류 촉진, 한·중 지방정부 간 교류 활성화 등이다.
  
장하성 주중대사는 지난 3월 30일 뤄자오후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중국 외교부에서 만나 코로나 대응과 한중 관계 발전방안 등 상호 주요 관심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주중 한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장하성 주중대사는 지난 3월 30일 뤄자오후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중국 외교부에서 만나 코로나 대응과 한중 관계 발전방안 등 상호 주요 관심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주중 한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그런 이유로 중국의 지방을 적지 않게 찾긴 했는데 여기서도 뒷맛이 씁쓸하다. 장 대사가 성장 이상 지방 지도자를 만난 곳은 헤이룽장(黑龍江), 네이멍구(內蒙古), 광시(廣西), 장쑤(江蘇)와 랴오닝(遼寧) 등이다.
 
중국 4대 직할시나 중국 경제를 이끄는 광둥(廣東)의 리더 등은 만나지 못했다. 왜 그럴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건 이른바 잘 나가는 중국 지방 정부의 콧대가 세져 그쪽 지도자를 만나기가 무척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 5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만나 환담했다. [주한 중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 5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만나 환담했다. [주한 중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그러다 보니 그나마 환대를 받을 수 있는 중국의 구석진 곳을 찾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럼 일주일에 두세 명의 한국 요인을 만나는 싱하이밍 대사에 비해 왜 장 대사는 한 달에 한두명의 중국 인사도 만나기 어려운 걸까.
  
크게 세 가지 원인을 생각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개인 차이다. 싱 대사는 1992년 한·중 수교 회담부터 중국 외교부 실무자로 참여한 한반도 전문가다. 북한에서 대학을 나오고 남북한 중국대사관 모두에서 근무하는 등 한반도 업무만 거의 30년 동안 해왔다.
  
장하성 주중대사는 지난해 12월 17일 한중일 과기장관회의 참석차 방한 예정인 왕즈강 중국 과학기술부 부장을 관저로 초청해 양국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주중 한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장하성 주중대사는 지난해 12월 17일 한중일 과기장관회의 참석차 방한 예정인 왕즈강 중국 과학기술부 부장을 관저로 초청해 양국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주중 한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반면 장 대사는 경제학자 출신으로 중국 경험은 푸단(復旦)대 방문학자 정도다. 주재국 이해와 경험, 인맥 등에서 프로와 아마 차이다.
 
두 번째는 국가 차이다.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이후 중국대사의 만남 요청을 뿌리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러나 중국의 덩치가 커지는 것과 반비례해 중국 내 한국의 크기는 날로 작아지는 모습이다. 그만큼 한국대사의 무게 또한 가벼워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차이는 세 번째인 환경 차이로 보인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왼쪽)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를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왼쪽)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를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중이라는 서로 다른 체제가 부여하는 환경의 차이다. 싱하이밍 대사가 비교적 자유롭게 한국 각계 인사와 접촉할 수 있다면 장하성 대사는 중국의 경직된 관료 시스템 아래에서 제한적 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은 부패 척결 바람과 함께 관료 집단은 물론 사회의 거의 전 분야가 얼어붙었다. 외국 고위 관계자와의 사적인 만남이란 생각하기 힘들다. 꼭 처리해야 할 업무가 아니고서는 만나지 않는다.
 
장하성 주중대사가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지난 11일 중국 지방을 방문해 안후이성 당서기 리진빈을 만나 환담하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장하성 주중대사가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지난 11일 중국 지방을 방문해 안후이성 당서기 리진빈을 만나 환담하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편한 자리에서 담소를 나누며 친분을 쌓을 기회가 사실상 원천 봉쇄된다.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강화된 현상이기도 하다. 사회를 감시하는 당의 눈길에 빈틈이 없다 보니 외국인은 안 만나는 게 상책인 상황이 됐다.
  
대사 개인이나 국력의 차이보다 한·중 체제가 부여하는 환경 차이가 외교력 차이를 빚어내는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이는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다는 말과도 같다. 싱 대사가 뛰는 한국과 장 대사가 달리는 중국이란 운동장은 평평하지가 않다는 이야기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장관실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장관실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특히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이런 프리미엄을 많이 누렸다. 자유 세계에 진출해 그 세계의 자유를 호흡하며 마음껏 발전을 추구했지만, 중국 내부는 ‘중국 특색’이라는 편리한 잣대를 내세워 막는 게 많았다.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카톡과 중국의 위챗이 좋은 예다. 위챗은 한국과 중국에서 다 잘 터진다. 그러나 카톡은 중국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먹통이 되기 일쑤다. 자연히 카톡 대신 위챗을 쓰게 된다. 중국은 그렇게 발전한다. 한·중 외교력도 그렇게 차이가 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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