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뒤엉켜 춤판, 산행 뒤 술판…불안한 가을

20일 오전 2시30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라운지바’ 내부 풍경. 현란하게 쏟아지는 레이저 조명 아래 2030 입장객들이 일어서서 춤추고 있다. 이들은 2m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고 직원을 포함, 절반 이상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한다. [사진 독자]

20일 오전 2시30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라운지바’ 내부 풍경. 현란하게 쏟아지는 레이저 조명 아래 2030 입장객들이 일어서서 춤추고 있다. 이들은 2m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고 직원을 포함, 절반 이상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한다. [사진 독자]

2030 젊은층이 클럽 대신 ‘라운지바’로 몰려들고 있다. 일부는 대학 캠퍼스 잔디밭이나 포장마차로 향했다. 5060 중장년층은 집콕 대신 가을 산행에 대거 나섰다. 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지키는 한 문제될 것이 없다.  
 

2030, 클럽 막으니 라운지바 몰려
수백명 춤…절반은 마스크 안 써

5060 산행 인파 2m 거리두기 무시
등산객, 출입금지 캠퍼스서도 음주

사회 곳곳서 방역지침 위반 잦아져
전문가 “야외도 감염위험 적지 않아
취식 자제, 마스크 제대로 착용을”

하지만 여러 곳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위반해 주민과 마찰을 빚거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에서 숨바꼭질을 벌였다. 방역 전문가들이 “38일 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20일 두 자릿수로 줄었지만 여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고 입을 모으는 상황에서다. 이른바 ‘코로나 풍선효과’다.
 
‘불토(불타는 토요일)’인 20일 오전 2시30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라운지바에 경찰이 출동했다. 바에서 600m 떨어진 인근 파출소에 “라운지바에서 사람이 잔뜩 몰려 춤춘다”는 신고가 접수된 직후였다. 이날 경찰이 출동한 건 오전 1시에 이어 두 번째였다.  

관련기사

 
이날 중앙일보가 제보받은 라운지바 영상에 따르면 해당 라운지바는 일반 클럽과 다를 바 없었다. 젊은 손님들이 빼곡히 모여 춤추고 음식과 술을 나눠 마셨다. 손님 약 500명이 일어선 채 밀집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했다. 그들 중 절반 이상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경찰이 도착하자 손님 대부분은 밖으로 빠져나갔고 클럽 음악은 꺼졌다. 경찰은 출동 직후 20분간 방문객의 신분증을 검사하고 업장 내부를 확인했으나 ‘떨어져 있으라’는 수준의 계도만 하고 돌아갔다. 경찰이 떠나자 일부 손님은 “경찰 갔대!”를 외치며 다시 업장으로 들어갔다.  
 
이날 라운지바에 있었던 A씨(31·강남구)는 “갑자기 DJ가 사이렌을 한 번 틀더니 음악을 잔잔하게 바꿨다”며 “직원들은 돌아다니며 ‘마스크를 쓰라’고 알렸다”고 말했다. 그는 “입구 직원이 경찰을 보면 곧바로 안쪽에 신호를 주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라운지바는 음악을 틀어놓고 술을 마시는 ‘일반음식점’이다. 춤추거나 노래할 수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집합금지 대상에서 빠진 이유다.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 관계자는 “클럽이 문을 닫자 ‘클럽화’한 라운지바들이 입소문을 탔다”며 “이런 곳이 한두 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클럽에서 일하던 DJ들도 라운지바로 옮겨왔다”며 “해당 라운지바의 경우 테이블 하나 가격이 500만원부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일반음식점이 방역수칙을 위반했을 때 내는 벌금은 300만원이다. 업주가 위험을 감수할 만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매일 현장에 나가 방역 지침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며 “해당 라운지바의 경우 거리 유지가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해 구청에 강력한 조치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강남구청 측은 “해당 라운지바에 대한 행정처분이 진행 중”이라며 “다만 최근 일반음식점의 편법 영업 신고 건수가 많은 데다 감염병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해도 잠입 단속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대학가 술판 막으려 야간순찰대, 잔디밭에도 출입금지선
 
같은 날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완화 후 첫 주말을 맞아 서울 북한산 백운대 정상을 찾은 등산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뉴스1]

같은 날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완화 후 첫 주말을 맞아 서울 북한산 백운대 정상을 찾은 등산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뉴스1]

한강공원과 일반음식점 등의 방역 수칙이 엄격해지자 최근 고려대 안암 캠퍼스에선 재학생들이 중앙광장 잔디밭에서 술을 마시다가 적발되는 일이 발생했다. 대학 측은 24시간 내내 교내 취식 행위 등을 모니터링하는 등 캠퍼스 폴리스 순찰을 강화했다. 숭실대도 비슷한 취지로 ‘야간순찰대’를 꾸렸다. 서울대는 평소 학생들이 뛰어노는 잔디밭 ‘버들골’에 출입을 막는 안내선을 설치했다.
 
포장마차발(發) 집단감염도 우려된다. 이날 밤 10시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일대 술집 야외 테라스에서 거리두기를 하지 않은 채 술을 마시는 30~40대가 다수 목격됐다.
 
가을철을 맞아 등산, 야외 취식 등 야외활동 인구가 늘면서 코로나19 확산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같은 날 오전 10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에는 학생들 대신 등산복을 차려입은 중장년층이 몰렸다. 캠퍼스 안에 관악산으로 오를 수 있는 등산로 입구가 있어서다. 서울대 정문에 ‘출입통행 제한. 등산 시 관악산 공원 입구를 이용하길 바란다’는 안내문이 나붙었지만, 캠퍼스 내 버스정류장과 벤치 등에선 등산객 무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서울대 대학원생 A씨(29)는 “어쩔 수 없이 주말에도 학교에 나와 공부해야 하는데, 등산객이 많아 마냥 안심할 수 없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고 떠드는 등산객도 많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등산객 등 외부인 출입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매주 일요일 정문으로 들어가는 버스 진입을 막고 있다. 하지만 후문과 보도를 통해 캠퍼스 내 관악산으로 진입하는 등산객을 막기는 역부족이다. 이날 고교 동창 세 명과 관악산을 찾았다는 최모(56)씨는 “등산은 야외활동이다 보니 실내활동보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낮다”며 “마스크를 잘 착용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산행이 방역 수칙에 어긋나는 건 아니다. 일부 등산객이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게 문제다. 지난 17일 서울시립대 캠퍼스에선 배봉산을 다녀온 등산객이 교내 잔디밭에서 술을 마셨다가 주민들의 항의를 받았다. 지난달 30일 북한산에선 일부 등산객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계곡에 들어가고 식당에 사람이 몰려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수도권 산악모임 카페 소속 회원 사이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 산악모임 관련 확진자는 현재까지 총 47명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심신이 지친 사람들이 산을 많이 찾는데, 야외라고 해도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는 만큼 방역 수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야외 취식도 최대한 자제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산을 오르다 보면 숨이 가빠져 마스크를 내릴 확률이 높다”며 “줄지어 하는 산행은 최대한 자제하고 등산객들끼리도 거리두기를 하며, 인적이 드문 등산로를 찾아가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지아·편광현 기자 kim.jia@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