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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20대 남성 4명 중 1명은 이상지질혈증, 40대에 심장병 주의보!

 

젊은 남자 혈관 건강 빨간불

박모(28·서울 강남구)씨는 올해 건강검진에서 ‘이상지질혈증’ 진단을 받았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중 나쁜 콜레스테롤(LDL·저밀도지단백)과 중성지방 증가, 좋은 콜레스테롤(HDL) 감소 중 한 가지 이상 문제가 있을 때 진단한다. 박씨는 중성지방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높은 게 문제였다. 박씨는 키 175㎝에 체중 90㎏으로 비만이다. 아침은 거르고 점심은 회사 주변 음식점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먹는다. 저녁에는 주로 회식을 하거나 친구들과 술을 마신다. 일주일에 3~4회 술을 마시는데, 매번 소주 두 병씩 마신다. 안주는 치킨·삼겹살 같은 기름진 음식이다.

나쁜 식습관 탓 중성지방 증가
달고 짜고 기름진 음식 삼가야
식이요법 잘하면 약 끊어도 돼

 
 20~30대 남자의 혈관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박씨 같은 젊은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적지 않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이달 초 발표한 ‘2020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20대 남자 4명 중 1명(26.6%)이 이상지질혈증 환자다. 30대 남자의 40.8%, 40대의 53.4%가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받는다.
 
 여자는 남자와 달리 폐경 전후인 50대를 기점으로 환자가 41%로 급격히 증가한다. 호르몬 변화와 관련이 있다. 20~30대의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 여성 환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백상홍 교수(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장)는 “20대 젊은 남자 환자가 많다는 것은 평생에 걸쳐 지질 관리가 필요한 사람이 증가하고 있으며 그만큼 합병증에 노출된 환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상지질혈증은 뇌졸중·심근경색과 같은 치명적인 심뇌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20~30대 남자 환자의 특징은 식습관에 따른 중성지방 수치 증가로 이상지질혈증 진단을 받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중성지방은 식습관과 직결돼 있어 과음, 기름기 있는 음식, 밥·빵·면 같은 탄수화물 과다 섭취가 주요 원인”이라며 “특히 요즘 젊은 연령대에서는 달고 짜고 기름진 음식을 즐기며 복부비만이 있거나 비만인 경우가 많아 중성지방 증가 같은 이상지질혈증이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증상 바로 안 나타나 치료 등한시

 
하지만 젊은 연령대에서는 이상지질혈증이 있다고 해도 그다지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치료하거나 치료를 지속하는 경우가 드물다. 백 교수는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을 받았어도 증상이 바로 나타나는 게 아니어서 환자는 당장 불편한 게 없다”며 “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치료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젊은 나이에 이상지질혈증 같은 심혈관 질환 위험 인자가 있으면 심장병 등 합병증 발병 위험이 이른 나이에 생길 수 있다. 이상지질혈증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병을 앓는 시간이 길어지면 동맥경화성 질환이 생기고 그때가 돼서야 증상이 나타난다. 백 교수는 “환자는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까지 병원을 잘 찾지 않는다”며 “20~30대에 발생한 이상지질혈증을 관리하지 않으면 사회활동이 왕성한 40~50대에 심혈관 질환이 발생해 수십 년을 합병증을 갖고 살아가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30대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치료를 위해 평생 약을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부담감에 병원 가기를 꺼리기도 한다. 하지만 치료를 위해 무조건 약을 먹는 건 아니다. 20~30대에서 이상지질혈증 개선을 위해 해야 할 첫 번째 치료는 식습관 교정이다. 백 교수는 “젊은 환자의 경우 보통 식생활을 개선하면 굳이 약물로 치료하지 않아도 혈중 지질 상태가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며 “필요하면 약을 먹을 수 있지만 식이요법을 철저히 해 상태가 나아지면 약을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성지방 수치 이상으로 인한 이상지질혈증은 식이요법만으로도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식습관 바로잡아 동반 질환 예방

 
식습관 개선은 이상지질혈증과 동반하는 고혈압·당뇨병 같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필수다. 학회 조사에 따르면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하는 환자의 41%는 고혈압 치료제를, 11%는 당뇨병 치료제를 함께 복용한다. 22.5%는 고혈압·당뇨병 치료제 모두를 먹고 있다. 백 교수는 “이 질병들의 공통분모는 식습관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라며 “식습관 관리를 잘해야 한 가지 병이 발병돼 진행하는 걸 조절하고, 다른 질병이 동반해 발생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 연령이어도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식습관 교정만으로 잘 조절되지 않는, LDL 콜레스테롤이 높은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약을 먹는 것이 필요하다. 백 교수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약을 먹어야 할 상황이면 흡연이나 동반 질환 유무, 가족력 등에 따라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가 높다고 봐야 한다”며 “젊다고 방심하면 이른 나이에 합병증 발병 위험이 커지므로 혈액검사에서 이상이 있는 경우 전문가를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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