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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표 공감한 기업규제 3법, 입법 속도낼지는 미지수

이낙연(左), 김종인(右)

이낙연(左), 김종인(右)

“자타 공인 미스터 경제민주화이시니, 이건 합시다.”(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0일)
 

전속고발권 폐지 등 규제강화 내용
국민의힘 내 “기업 위협” 반발 확산
민주당, 공수처법 개정에 우선 무게
재계 “경영 옥죈다” 비판도 변수

“우리 당이 정강정책 개정하며 경제민주화 명시했기에 모순이 아니다.”(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7일)
 
여야 수장의 이 두 마디로 이른바 ‘기업규제 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의 올 정기국회 처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부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의결해 국회로 넘긴 법안들이다. 정치권에선 여야 협치의 첫 결과물이 될지가 관심사이지만 그럴수록 재계의 우려와 국민의힘 내부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의 입장을 반기기엔 민주당의 상황도 복잡하다.
 
먼저 시끄러워진 건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은 오랫동안 자유시장경제와규제 완화를 외쳤고 상대적으로 기업 친화적 노선을 걸었다. 이번 3법은 그러나 ▶사익편취 규제 대상 확대,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공정거래법안) ▶다중대표 소송제도 도입과 감사위원 분리선임 및 대주주 3% 의결권 제한(상법안) ▶금융자산 5조원 이상의 복합금융그룹 중 금융지주·국책은행 등을 제외한 금융그룹을 별도의 감독대상으로 지정(금융그룹감독법안) 등 규제를 늘리는 내용이다.
 
당장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정당답게 시장과 국가 간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달라”고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경제 관료 출신의 추경호 의원도 “코로나 사태로 기업 경쟁력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더 어렵게 만들어서 되겠느냐”고 했다. 반면 장제원 의원은 “재벌 옹호 정당을 벗어나겠다는 구호가 말로만 그쳐서는 안 될 것”라고 했다.
 
갑론을박 속에 시선은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쏠려있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20일 통화에서 “시장을 보완하자는 취지에는 당도 거부할 뜻이 없다”면서도 “다만 현재 법안 자체를 찬성한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기업 활동 등을 위축시키는 조항은 철저하게 파악해 수정을 요구할 것”이라며 “여당이 야당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법안을 밀어붙이면 통과에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면을 세우면서도 당내 반발을 잠재울 수 있는 적절한 선을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은 일단 입법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책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정기국회 처리가 목표”라면서도 “부동산법과 다르게 야당이 동의 안 한 상태에서 강행 처리할 생각은 없다. 이견을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상법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에, 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은 정무위에 각각 회부돼 있다. 다만 현재로선 최우선 순위라곤 보기 어렵다. 국민의힘의 불응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도 구성하지 못한 상태여서다. 정무위 관계자는 “선입선출 원칙으로 6월 회부된 법안부터 논의를 시작하기로 돼 있다”며 “경제 3법은 9월 1일 정무위로 회부돼 국감 이후인 11월이 돼야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의 반발은 양당 모두를 주춤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전경련 등 6개 경제단체는 지난 16일 공동성명을 내고 “기업의 경영 활동을 심각하게 옥죄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비판했다. 지난 15일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이 김종인 위원장을 만난 데 이어 금주 중엔 손경식 경총 회장도 김 위원장을 찾을 예정이다. 한국판 뉴딜 등 역점사업에 재계의 참여가 절실한 민주당에서도 “코로나19 위기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안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갈 것”(정무위 관계자)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박해리·손국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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