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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규제 3법, 여야 첫 공동입법 성사될까…3대 변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 공연예술분야 대표 및 공연장 대표들과의 현장 토론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 공연예술분야 대표 및 공연장 대표들과의 현장 토론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자타 공인 미스터 경제민주화 이시니, 이건 합시다.”(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0일)
“우리 당이 정강정책 개정하며 경제민주화 명시했기에 모순이 아니다.”(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7일)
 
여야 수장의 이 두 마디로 이른바 '기업 규제 3법'의 이번 정기국회 처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20대 국회 때 발의됐던 법안은 임기만료로 폐기됐지만 정부는 같은 내용의 법안들을 지난달 말 국무회의에서 의결해 국회로 넘겼다. 정치권에선 여야 협치의 첫 결과물이 될지가 관심사지만 그럴수록 재계의 우려와 국민의힘 내부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의 화답을 마냥 반기기엔 민주당의 상황도 복잡하다. 
 
기업규제 3법은 사익편취 규제대상 확대,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 등을 다룬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다중대표 소송제도 도입과 감사위원 분리선임 및 대주주 3% 의결권 제한 등이 담긴 상법 개정안 그리고 금융그룹감독법안이다. 금융그룹 감독법안은 금융자산 5조원 이상의 복합금융그룹 중 금융지주, 국책은행 등을 제외한 금융그룹을 별도의 감독대상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이다.  
 

김종인, 내부 반발 잠재울까.

 
‘경제3법’ 주요 내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경제3법’ 주요 내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당 운영 전반을 중도로 틀고 있는 김 위원장의 화답은 일종의 정치적 승부수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당내 논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잠재적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발언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은 함부로 찬성하면 안된다.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정당답게 시장과 국가 간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튿날 추경호 의원도 “코로나 사태로 기업 경쟁력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더 어렵게 만들어서 되겠느냐”는 목소리를 냈다. 반면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이 ‘경제민주화’ 소신을 당의 주류 입장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당은 또다시 정강정책을 개정해야 할 것”이라며 “재벌 옹호 정당을 벗어나겠다는 구호가 말로만 그쳐서는 안 될 것”라고 주장했다. 
 
갑론을박 속에 시선은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쏠려있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20일 통화에서 “시장 보완 차원에서 공정거래 법안을 마련하자는 취지에는 당도 거부할 뜻이 없다”면서도 “다만 현재 법안 자체를 찬성한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들과 철저하게 법안을 분석 중이고, 기업 활동 등을 위축시키는 조항은 철저하게 파악해 수정을 요구할 것”이라며 “여당이 야당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법안을 밀어붙이면 통과에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면을 세우면서도 당내 반발을 잠재울 수 있는 적절한 선을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속도전은 안 한다" 

 
민주당은 일단 입법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책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정기국회 처리를 목표로 상임위 차원에서 입법절차를 진행 시켜나갈 것”이라며 “다만 부동산법과 다르게 야당이 동의안한 상태에서 강행 처리할 생각은 없다. 여야 협의를 위해 이견을 설득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상법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에, 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은 정무위에 각각 회부돼 있다.
 
그러나 민주당 입장에선 우선 순위가 고민이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아직도 야당에서 추천위원 추천을 하지 않은 공수처 출범을 두고도 내부에 강경파와 온건파가 갈리고 있다"며 "경제 3법까지 더해져 복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협상 카드로 소모되거나 우선 순위에서 밀릴 여지도 있다는 이야기다. 당내에선 처리 시기가 정기국회 이후로 밀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무위 관계자는 “곧 있을 정무위 회의에서는 선입선출 원칙으로 6월 회부된 법안부터 논의를 시작하기로 돼 있다”며 “경제 3법은 9월 1일 정무위로 회부돼 국감 이후인 11월이 돼야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2020.9.17/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2020.9.17/뉴스1

거센 재계 반발에 여야 모두 부담

 
재계의 반발은 양당 모두를 주춤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전경련 등 6개 경제단체는 지난 16일 공동성명을 내고 “기업의 경영 활동을 심각하게 옥죄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반발했다. 다중대표 소송제 등이 도입되면 소송이 남발되고 감사위원 분리선임 제도 등도 경영 자율성을 침해하는 내용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15일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에 김 위원장을 만난 데 이어 금주 중엔 손경식 경총 회장도 김 위원장을 찾아 입장 변화를 촉구할 예정이다. 
  
한국판 뉴딜을 역점 사업에 재계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할 여권도 재계의 반발을 누르기만은 힘든 여건이다. 민주당의 정무위 관계자는 “재계의 반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위기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안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리·손국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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