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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母 보며 자란 아들…오늘도 출근하는 88세 영양제 회장님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사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사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가장 애착이 가는 제품을 골라달라고 하자 이금기(88) 일동후디스 회장은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하나하나 다 귀중하고 각별하다“고 말했다. 성공하면 성공한 대로, 그렇지 못하면 못한 대로 마음이 간다고 한다. 이 회장이 제품을 설명할 때는 꼭 자식 자랑처럼 들렸다. 열정적 설명은 좀처럼 끊어지지 않았다.    
 

[인터뷰]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

88세의 현역인 이 회장은 ‘국민 영양제’, 아로나민 골드의 아버지다. 1960년 ‘구멍가게’를 간신히 면한 직원 5명의 일동제약에 입사해 히트작을 잇달아 내면서 초고속 승진해 대표이사 회장까지 역임한 샐러리맨의 신화다. 지난 10일 서울 광진구 일동후디스 사옥에서 만난 만난 이 회장은 "최소한 95세까지는 제품 개발에 몰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95세까지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싶다"  

그가 최근 빠져있는 것은 단백질 보충제와 즙, 각종 건강식품이다. 그는 일동후디스가 올해 2월 선보인 하이뮨을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있다. 아직은 분유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인구가 줄면서 축소되는 시장이다. 이 때문에 분유 제조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건강식품을 찾다 탄생한 것이 단백질 보충제 하이뮨이다. 하이뮨은 나이가 들어 균형 잡힌 식사를 못 해 생기는 문제를 막기 위해 단백질과 마그네슘, 비타민 등을 배합한 일종의 어른을 위한 분유라고도 볼 수 있다.
 
이 회장은 ”신생아와 어린이를 위한 분유와 영양 간식, 성인용 단백질 보충제, 건강을 근본적으로 지켜주는 면역에 좋은 식품까지 소비자의 각 생애주기에 맞춘 식품을 골고루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 전까지 후디스의 모든 건강식품을 하이뮨 브랜드로 통일하는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남은 목표“라고 말했다.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사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사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당의정 기술 활용, 아로나민 개발 참여 

서울대 약학대학을 졸업한 이 회장은 직접 약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제약회사에 들어왔다. 이 회장은 천식으로 고생하는 어머니를 보고 자라 좋은 약 만드는 걸 목표로 약대에 진학했다. 하지만 약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들어간 첫 직장은 너무나 영세한 규모였다. 신입은 생산 관리에서부터 영업 관리를 한꺼번에 경험하면서 단련됐다. 
 
첫 회사의 가장 큰 과제였던 당의정(쓴맛이나 변질을 막기 위해 표면에 당을 입히는 기술) 기술 개발에 참여한 것은 이 회장의 인생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년 뒤인 60년 일동제약으로 옮긴 그는 이를 이후 아로나민 개발에 십분 활용하게 된다. 이 회장은 ”어느 자리에서나 인내하고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배우는 것이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직장인 일동제약 역시 그가 입사할 당시엔 직원 5명에 불과한 작은 회사였다. 이 회장은 여기서 개발과 생산, 영업까지 1인 3역을 해냈다. 영양제 아로나민은 이 회장 입사 3년 만에 나온 제품이다. 그는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팔리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생각에 한 달 매출액 400만원 중 100만원을 광고비로 썼다“고 말했다. 기존의 한국 제약사는 생각하지 못한 과감한 투자였다.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사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사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 회장의 주도로 일동제약은 아로나민 출시에 맞춰 각종 스포츠 이벤트 후원사로 나서 제품명을 알리고 ‘체력은 국력’과 같은 뇌리에 각인될 건강 캠페인을 이어갔다. 이 회장은 ”아로나민이 인기를 얻으니 유사 제품 10여종이 한꺼번에 쏟아졌지만 결국 아로나민만 시장에서 살아남았다“며 ”제품 품질을 꾸준히 개선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하지만 남과 다른 전략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로나민 인기에 힘입어 일동제약은 70년대 비약적으로 컸다. 신제품도 출시, 연구개발(R&D)도 순조로웠다. 배탈이 자주 나는 아이들을 위해 개발된 비오비타의 경우 60~80년대 엄마들 사이에서 육아 필수품으로 떠올랐다. 이 회장은 입사 6년 만에 상무, 11년 만에 전무가 되었고 84년엔 대표이사 사장, 94년엔 회장에 올랐다.   
 

‘월급쟁이 회장님’, 59년 만의 독립 

2010년까지 일동제약 대표를 맡았던 이 회장은 지난해 2월 일동제약 입사 59년 만에 ‘독립’을 선언했다.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일동제약 주식을 팔아 일동후디스 주식을 매입한 뒤 일동홀딩스 계열에서 분리한 것이다. 이 회장은 "지금도 상징적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다"며 "일동제약의 성장과 함께 한 만큼 애착이 강하다"고 말했다. 
 
구순에 가까운 나이지만 이 회장은 70대로도 보이지 않는다. 비결은 소식과 꾸준한 운동 그리고 일이다. 그의 아침은 계란 반쪽에 그릭 요거트다. 이후 오전 9시면 서울 성수동 일동후디스 사옥에 도착한다. 외부 약속이 있으면 점심을 먹지만, 없으면 단백질 보충제 한잔으로 대신한다. 저녁은 일반식이지만 이 또한 아주 싱겁게 먹는다. 
 
이 회장은 올해 초 아들인 이준수 대표에게 모든 결정권을 넘기면서 경영 최전선에선 물러섰다. 하지만 신제품 개발과 브랜드 관리, 마케팅에선 아직도 할 일이 많다고 여겨 매일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매일 출근, 점심 대신 단백질 보충제   

이 회장은 "76년에 담배를 끊으면서 체중이 불어 시작한 다이어트가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음식을 조심하고 하루에 물 1.5~2L도 챙겨 마신다. 55년 동안 골프와 헬스를 중단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를 가장 생기있게 만드는 것은 역시 일이다. 이 회장은 ”남들보다 잘하진 못해도 목표를 하나 세우면 남들보다 오래 생각하고 끊임없이 몰입하는 것이 내 장점“이라며 ”덕택에 평생 일 때문에 스트레스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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