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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중 분쟁 격화…한국 반도체 산업이 불안하다

미국의 본격적인 중국 기술 견제가 시작됐다. 화웨이에 대한 전면 제재를 지난주 발동했다. 미국 기술이나 장비를 이용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팔지 못하게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했다.
 

미국 제재 맞선 중국, 반도체 자급 속도전
국내 업체 초격차 유지 전념할 수 있도록
기업 옭아매는 상법 개정안 등 가다듬어야

미국은 여간해서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풀지 않을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즉흥적으로 내놓은 방침이 아니어서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도 비슷한 입장이다. 미국은 미래 경제·기술 패권을 좌우할 4차 산업혁명을 놓고 진작부터 중국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인권에 신경 쓰지 않고 14억 명의 데이터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나라여서 빅데이터에 관한 한 경쟁하기 어렵다는 우려였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발전하는 인공지능(AI)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미국이 주목한 게 5G 통신이다. 4차 산업혁명에 필수인 연결 고리 기술이다. 뒤처지면 4차 산업혁명 전반을 따라잡기 힘들다. 5G 행보가 늦은 러시아가 어떻게든 미국의 발목을 잡으려고 “5G 전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낭설을 퍼뜨리려 공작까지 했을 정도다. 통신 기술이어서 데이터 보안과도 떼려야 뗄 수 없다. 미국이 화웨이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는 배경이다.
 
화웨이 제재로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연간 10조원가량 수출이 막히게 됐다. 하지만 반대급부도 있다. 화웨이의 5G 통신 장비와 스마트폰 제조가 차질을 빚어 한국 업체들이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점이다. 반도체도 화웨이의 빈자리를 메꿀 누군가가 대체 구매를 할 것이다. “화웨이 제재가 우리에게 이익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실상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중국이 반도체 산업 육성에 온 힘을 쏟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지 않아도 한국 반도체를 추격하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인재와 기술 빼가기에 열중하던 중국이다. 이젠 반도체 때문에 산업을 고도화한다는 ‘제조 2025’가 무너질 판이다. 반도체 자급에 전력할 수밖에 없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서 한국이 사활을 걸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육성에 나선 것과 똑같다.
 
중국 정부는 이미 움직임을 보였다. 반도체 기업에 최대 10년간 법인세를 면제 또는 감면해주겠다고 최근 선언했다. ‘난니완(南泥灣) 프로젝트’를 가동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난니완은 항일전쟁 당시 중국 팔로군이 황무지를 개간해 자급자족을 이뤘던 곳이다. 마찬가지로 반도체 자급자족을 조기에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한국으로서는 경각심을 바짝 세워야 할 상황이다. 불과 4, 5년 뒤가 위험하다는 위기론도 나온다.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주력 중의 주력 산업이다. 따라잡히는 순간 한국 경제는 치명상을 입는다. 쫓아오는 만큼 앞서가는 ‘초격차 유지’가 절실하다. 명운이 달린 기업들은 알아서 분투할 터다. 정부의 역할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지금껏 민간에 맡기고 도외시했던 반도체 신기술 연구개발(R&D)이다. 다른 하나는 기업의 손발을 묶지 않고, 오로지 초격차 유지에 온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다. 서울중앙지검은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를 무시하고 삼성을 재판에 넘겼다. 정권과 여당은 기업을 옥죄는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온갖 법률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개정안의 일부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갈라파고스 규제’다. 이래서는 초격차를 유지하기 힘들다. 폐단과 악습을 없애는 규정은 필요하지만, 기업의 손발을 옭아매는 갈라파고스 규제는 곤란하다. 상법·공정거래법 등 각종 기업 관련 법 개정안을 국회가 현명하게 가다듬어야 한다. 누가 뭐래도 한국 경제를 이끄는 핵심 엔진은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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