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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실험실 코로나, 페북서 왜 막나” 美간판앵커 분노 멘트

중국 출신 바이러스 학자 옌리멍 박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우한 실험실에서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내놓은 논문이 ‘코로나 기원 논쟁’에 불을 지폈다. 소셜미디어(SNS) 회사들이 옌 박사의 계정을 정지하거나 옌 박사 언론 인터뷰 영상에 '허위 정보' 경고를 하면서 파장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中 학자 옌리멍 논문 페북·트위터 차단에
터커 칼슨, 뉴스서 "中 대신 알 기회 억압"
2월에도 中학자 '실험실 유출' 논문 내놔
"美 당국·언론 외면, 코로나 유래 알아야"
세계 확진 3000만, 기원 여전히 오리무중

미 폭스뉴스의 터커 칼슨 앵커가 16일 생방송 뉴스에서 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기원에 대해 알아야하는 지 논평하고 있다. 그는 13분 간의 멘트에서 기원을 밝히는 데 소극적인 당국과 이를 외면하는 언론의 태도, 관련 정보를 차단한 페이스북에 대해 비판했다. [폭스뉴스 캡처]

미 폭스뉴스의 터커 칼슨 앵커가 16일 생방송 뉴스에서 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기원에 대해 알아야하는 지 논평하고 있다. 그는 13분 간의 멘트에서 기원을 밝히는 데 소극적인 당국과 이를 외면하는 언론의 태도, 관련 정보를 차단한 페이스북에 대해 비판했다. [폭스뉴스 캡처]

 
미 폭스뉴스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터커 칼슨 투나잇’은 옌 박사가 개방형 플랫폼 제노도를 통해 논문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 15일(현지시간) 옌 박사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고, 이 영상을 페이스북 계정에도 올렸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터커 칼슨 투나잇’ 공식 계정에 올라온 옌 박사 인터뷰 영상에 ‘허위 정보’ 경고 표시를 했다. 이에 ‘터커 칼슨 투나잇’ 측은 페이스북 계정에 “이건 검열”이란 글을 올린 데 이어 프로그램 진행자인 앵커 터커 칼슨이 16일 생방송 뉴스에서 13분에 걸쳐 이와 관련해 논평했다. 그는 "코로나로 미국인 2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이 감염병이 어디서 왔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터커 칼슨(왼쪽) 앵커가 마크 저커버그(오른쪽) 페이스북 CEO에게 '잘못된 정보의 정의는 무엇인가'라고 되묻고 있다. 그가 이 말을 하는 동안 화면에는 '잘못된 정보란 엘리트 집단이 동의하지 않는 것'이란 자막이 나오고 있다. [폭스뉴스 캡처]

터커 칼슨(왼쪽) 앵커가 마크 저커버그(오른쪽) 페이스북 CEO에게 '잘못된 정보의 정의는 무엇인가'라고 되묻고 있다. 그가 이 말을 하는 동안 화면에는 '잘못된 정보란 엘리트 집단이 동의하지 않는 것'이란 자막이 나오고 있다. [폭스뉴스 캡처]

그는 "마크 저커버그는 '잘못된 정보가 우리 시스템을 통해 퍼지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렇다면, 잘못된 정보의 정의는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그가 이 말을 하는 동안 화면에는 '잘못된 정보란 엘리트 집단이 동의하지 않는 것'이란 자막이 나왔다. 
 
칼슨 앵커는 바이러스 기원을 밝히는 데 소극적인 당국과 이를 외면하는 언론의 태도, 옌 박사의 논문을 “허위”라고 예단한 페이스북 등을 비판했다.  

 
지금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3000만 여 명, 누적 사망자는 94만 여 명에 달하지만,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사람에게 올 때까지 어떤 중간 숙주를 거쳤는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 2월에도 中 학자 '코로나, 우한 실험실 유출' 논문 발표  

 
칼슨 앵커는 “지난 2월 6일에도 중국의 한 학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우한 실험실에서 나왔다는 논문을 냈다”고 상기시켰다. “이 날은 미국에서 첫 코로나 사망자가 나온 날이었다. 따라서 미국 언론은 중국 학자들의 발견에 주목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지만, 그렇게하지 않았다. 미국 언론은 거의 두 달 동안 그 논문을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그의 말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우한 실험실에서 처음 유출됐다는 논문을 발표한 또 다른 중국 학자가 있었다.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실험실. [AP=연합뉴스]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실험실. [AP=연합뉴스]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화난이공대 생물학과 및 공정학원의 샤오보타오 교수는 지난 2월 국제 학술 사이트인 리서치 게이트에 올린 논문에서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와 우한 질병예방통제센터(CDC)를 바이러스가 유출된 곳으로 지목했다. 
 
특히 논문은 “우한 CD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대거 검출된 화난 수산시장에서 불과 28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고, 의사들이 처음 감염된 우한의 병원과도 가까웠다”고 전했다. 중국의 첫 번째 확진자도 우한 내 수산시장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현미경 사진.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현미경 사진. [AP=연합뉴스]

이어 논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천연 숙주인 쥐터우 박쥐는 우한에서 900km나 떨어진 윈난성이나 저장성 등에 서식하며 식용으론 별로 쓰이지 않았다. 그런데 CDC는 2017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후베이성과 저장성에서 실험용으로 박쥐를 수백 마리 잡았다”고 전했다.  

 
샤오 교수는 “당시 이곳에선 박쥐 세포 조직을 떼어내 DNA와 RAN 배열 등도 연구했는데 여기서 버려진 오염된 쓰레기가 바이러스의 온상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문은 따라서 “이런 실험실을 도심과 인구 밀집 지역에서 떨어진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끝을 맺는다.  
 

당국·언론 기원 외면하는 사이, "美 코로나 사망 속출" 

 
하지만 이 논문 역시 “근거가 부족하다”며 일부 과학자들의 비판을 받았고,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등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후 이 논문은 돌연 철회됐다. 샤오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직접적인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아 논문을 철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칼슨 앵커는 국가적 차원에서 전염병의 기원을 알아내기 위한 노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 폭스뉴스 앵커 터커 칼슨(왼쪽)이 옌리멍 박사와 인터뷰하고 있다. [폭스뉴스 캡처]

미 폭스뉴스 앵커 터커 칼슨(왼쪽)이 옌리멍 박사와 인터뷰하고 있다. [폭스뉴스 캡처]

 
그는 “미국 사회가 코로나로 엄청난 타격을 받고 미국인 20만명이 목숨을 잃는 상황에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이 질병이 어디서 왔는지 알아야 한다”면서 “그 것이 첫 번째 질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옌 박사를 인터뷰했다고 밝혔다. “옌 박사는 지난해 12월 세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를 알기도 전에 우한 발병에 대해 연구한 최초의 과학자들 중 한 명”이라고 전했다.  
 

전 세계 3000만 감염, 94만 사망인데 기원은 오리무중  

  
칼슨 앵커는 옌 박사가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와 랜싯에 코로나 관련 논문을 발표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옌박사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는 없지만, 옌 박사가 사기꾼이 아니라는 사실은 안다. 그는 매우 진지한 주장을 하고 있고 자신의 주장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언론은 옌 박사 주장의 진위에 대한 과학적 증명을 할 순 없지만,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연구하고 잘 아는 학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중지된 옌리멍 박사의 트위터. [트위터 캡처]

중지된 옌리멍 박사의 트위터. [트위터 캡처]

 
칼슨 앵커는 끝으로 페이스북과 옌 박사의 계정을 중지한 트위터를 비판했다. “사람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디서 왔는 지 알고 싶어하는데, 페이스북은 이를 원치 않는다. 중국 정부를 대신해 이를 억압했다” 면서 “트위터 역시 이유를 설명하지도 않고 옌 박사의 계정을 닫았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쓴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기원을 알아야 잘 싸울 수 있다”면서도 지난 7월 중국에 기원 조사를 하러 갔다가 사전 조사란 이유로 진원지인 우한은 방문조차 하지 않고 돌아왔다.  
  

中 언론 "옌리멍 배후엔 트럼프 측근", 과학계도 비판  

 
옌 박사가 동료 3명과 함께 개방형 정보 플랫폼 제노도를 통해 펴낸 논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2015~2017년 중국군 관련 연구소에서 발견된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하며 중국 내 실험실에선 이 바이러스 유전자를 활용해 필요한 유전자를 끼워 넣는 방식으로 6개월 이내에 코로나바이러스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옌리멍 박사가 지난 11일 ITV 토크쇼와 인터뷰하고 있다. [ITV 캡처]

옌리멍 박사가 지난 11일 ITV 토크쇼와 인터뷰하고 있다. [ITV 캡처]

 
하지만 중국 관영 매체 환추스바오는 17일 옌리멍 박사의 배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옛 측근인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가 있다고 보도했다. 환추스바오는 외신을 인용해 관련 보도를 하면서 옌 박사의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논문의 구체적인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또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발생했다는 근거를 제시한 논문이 여러 편이 나온 가운데 세계 과학계에서도 옌 박사의 논문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보건 전문가인 마이클 헤드 영국 사우샘프턴대 박사는 데일리메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보여주는 논문들이 이미 동료 검증을 거쳐 나왔다”면서 “(옌 박사의 논문은) 이전 연구를 능가하는 어떤 데이터도 분명히 제공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옌리멍 박사가 추가 논문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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