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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文 측근들에 편법 월급 줬다, 최재형의 감사원이 적발

최재형 감사원장이 7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최재형 감사원장이 7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1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인 국가균형발전위원회(균발위)는 지난해 1월부터 올 1월까지 송재호 당시 위원장에게 월 400만원씩 지급했다. 총지급 액수만 5200만원이다. 자문위원장 자리는 비상임이다. 균발위는 송 전 위원장이 상근으로 업무를 했기 때문에 전문가 자문료를 월급처럼 지급했다고 감사원에 설명했다. 하지만 법령에는 균발위가 비상임 위원장에게 전문가 자문료를 월급처럼 고정급으로 지급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균발위는 지난 3월 새 균발위원장으로 취임한 김사열 경북대 교수에게는 전문가 자문료를 지급한 적이 없다.

감사원, 자문위 감사 이례적 발표
송재호·이용섭 월 400만~600만원
법령엔 ‘월급처럼 주면 안돼’ 규정
“권력기관 감시 최재형 의중 반영”

감사원 “절차 건너뛰고 대금 지급
사후 계약으로 국가계약법 위반”
청와대 “결과에 특별한 입장 없어”
최 원장, 여권과 월성원전 갈등

 
#2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위원장 문재인 대통령)도 2017년 6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당시 부위원장이던 이용섭 현 광주시장에게 월 628만원씩 총 5513만원을 지급했다. 2018년 4월부터 올 2월까지 부위원장을 맡은 이목희 전 국회의원에게도 월 641만원씩 총 1억4099만원을 줬다. 법령에 따르면 부위원장은 자료 수집이나 현지조사 등을 했을 경우에만 국가업무 조력자 사례금을 받을 수 있다. 사례금을 정기적인 월급처럼 받는 것은 불가하다. 일자리위는 지난 2월 부위원장으로 취임한 김용기 아주대 교수에겐 국가업무 조력자 사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3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도 법령과 다르게 2010년부터 위원장에게 국가업무조력자 사례금을 사실상 급여처럼 지급해 왔다. 2017년엔 월 607만원, 2018~2019년에는 638만원, 올해에는 649만원씩 지급했다. 경사노위 위원장은 2017년 8월부터 문성현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맡고 있다.
 
17일 감사원이 이 같은 내용의 청와대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월급받은 사실이 드러난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다. 송재호 전 위원장은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의 자문기구인 국민성장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균발위원장을 그만두고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제주갑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 시장은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 비상경제대책단장을 맡았고, 이 전 의원은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 기획본부장을 맡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감사 결과도 이례적이고 공표했다는 사실도 이례적”이란 평가다. 청와대와 긴장관계가 될 정도로 권력기관 감시를 강조해 온 최재형 감사원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감사원은 2003년부터 2018년까지 청와대에 대해선 회계감사를 했다. 돈이 오간 것을 위주로 봤다는 의미다. 청와대 출신의 한 인사는 “문제가 적발돼도 ‘앞으로 잘해봅시다’란 식으로 넘어가곤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어린이날 영상 만들 때 국가계약질서 어지럽혔다”
 
실제 감사원의 2016년부터 국가기관별 감사 통계에서 대통령실의 2016, 2017년 감사 결과는 0건, 2건이었다. 하지만 최 원장이 부임하며 15년 만에 기관운영 감사가 부활했다. 대통령실에 대한 감사 결과가 2018, 2019년 각각 8건, 7건으로 늘었다. 이번엔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 4곳(균발위, 경사노위, 일자리위, 정책기획위원회)도 함께 감사했다. 강도가 상당히 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감사원은 일자리위가 무기계약직을 뽑으면서 나이를 이유로 지원자를 차별한 사실도 적발했다. 일자리위는 2017년 5월 무기계약직 운전원을 채용하면서 채용공고상에는 나이 요건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서류전형을 하며 50세가 넘는 지원자 4명을 탈락시켰다. 일자리위는 감사원에 “특정 연령대만 뽑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감사 과정에서 서류전형 선발 기준으로 ‘나이(35~50세)’가 명시된 내부결재 문서가 발견됐다. 일자리위는 2018년 4월에는 비서를 채용하면서 청년 우대를 이유로 35세가 넘은 3명을 서류전형에서 탈락시키기도 했다.
 
균발위를 두고도 감사원은 지역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국민소통특별위원회를 만들었지만, 2018년 1월 이후 두 차례 회의만 열었다고 지적하며 “폐지하거나,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며 주의를 줬다.
 
감사원은 이날 대통령실이 지난 5월 어린이날 기념 영상을 만들면서 법에 규정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용역업체에 5000만원을 지급했다는 감사 결과도 발표했다. 또 “사후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가계약법 11조를 위반해 계약 질서를 어지럽혔다”며 주의도 통보했다.
 
최근 최재형 감사원장은 자진 사퇴를 요구받는 등 청와대·여당과 갈등을 빚고 있다. 2018년 6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이사회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를 맞추기 위해 급조한 것 아니냐는 국회의 감사 요구에 대해 감사원이 정치적 고려 없이 감사한 게 결정적 계기였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문 대통령의 공약을 의도적으로 흠집내려 한다” “결과를 정해 놓고 감사한다”며 최 원장의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석인 감사위원 자리를 두고 청와대가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제안했지만 이를 최 원장이 거부한 것도 관계를 더 악화시켰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대통령 직속 자문위 등에 대한 엄정한 감사가 “최재형의 반격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감사원 측은 “어떤 정치적 의도도 없다. 문제가 있는 것을 문제가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를 숨기는 게 더 이상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도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청와대는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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