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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환의 지방시대] “서일본 수도” 오사카도 구상 11월에 빛 보나

5년만의 오사카 부·시 통합 주민투표

지난해 3월 마쓰이 이치로(왼쪽) 당시 오사카부 지사와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 시장이 중도 사임하고 4월의 시장과 지사 선거에 교차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두 사람이 압승하면서 오사카도 구상은 다시 큰 탄력을 받았다. [지지통신]

지난해 3월 마쓰이 이치로(왼쪽) 당시 오사카부 지사와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 시장이 중도 사임하고 4월의 시장과 지사 선거에 교차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두 사람이 압승하면서 오사카도 구상은 다시 큰 탄력을 받았다. [지지통신]

일본 오사카(大阪)만을 끼고 우뚝 솟은 린쿠게이트타워빌딩(GTB)과 세계무역센터(WTC·현 오사카부 사키시마청사). 높이가 각각 256.1m, 256m로 일본에서 서너 번째로 높은 간사이(關西) 지역의 랜드마크다. GTB는 오사카부(府), WTC는 오사카시(市)가 관민 합동으로 1996과 95년에 오피스 빌딩으로 준공했다. 10㎝의 높이 차이는 부·시 간 자존심 대결의 산물이다. WTC는 91년 착공 당시 252m로 설계됐지만, GTB가 256m라는 점을 알게 된 시 측이 4m 더 늘였다. 이에 부 측은 GTB를 10㎝를 더 높여 당시 서일본 최고층 빌딩을 만들었다(오사카미래라보). 버블 경제기의 일본과 지자체 경쟁이 응축된 에피소드다. 하지만 사무실 임대는 예상을 빗나갔고, 거품이 빠지면서 둘 다 파산하고 소유권 이전이 거듭됐다. GTB와 WTC는 오사카 부와 시의 이중(二重) 행정이 빚어낸 낭비와 경쟁의 상징물이다.
 

오사카시 없애고 4개 특별구 설치안
11월 투표 벽 넘으면 메가시티 출범
찬성 48% 반대 34%로 호의적 여론
통과 땐 부·시 간 중복 행정 해소

오사카부는 우리의 광역단체 격인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의 하나다. 오사카시를 포함해 33시·9정(町)·1촌(村)의 상급 지자체다. 오사카시는 도시 제도상 정령(政令) 지정도시다. 인구 50만명 이상 시에서 중앙 정부가 지정한 20개 정령시 중 하나로, 자치 권한이 광역단체와 맞먹는다. 오사카부와의 중복 행정 폐해와 불협화음이 불거져 나온 이유다. 부와 시가 맞대면(府市あわせ·후시아와세) 불행(不幸せ·후시아와세)이라는 조어까지 등장했다. 부와 시를 통합하는 오사카도(都) 구상이 지역민과 정치권에 화두가 돼온 것은 각자도생 행정이 한몫했다. 적극적으론 오사카 메가시티를 구축해 서일본의 수도로 삼겠다는 지역의 숙원과 맞물려 있다. 오사카도 구상엔 일본 지방 분권사에 새 장을 열고, 세계 도시로 재도약하려는 비전이 녹아 있는 셈이다.
  
오사카도는 지방분권에 새 페이지
 
오사카도 구상이 이달 다시 일대 분수령을 맞았다. 오사카시를 없애고 4개의 특별구로 재편하는 오사카도 구상 제도안이 지난 3일 오사카시 의회를 통과하면서다. 오사카부 의회는 이미 8월에 가결해 절차는 오는 11월 1일 오사카시 주민투표만 남게 됐다. 찬성 다수 땐 2025년 1월 새로운 오사카부가 출범한다. 현재 정령시의 행정구는 의회가 없고, 구청장도 관선이다. 반면 특별구는 의회를 두고 구청장도 직선이다. 현재의 도쿄도 23개 특별구와 한가지다. 도쿄도도 당초 도쿄부와 도쿄시로 나뉘어 있었다. 현재 법률상 특별구를 설치한 도부현(道府縣)은 도(都)로 간주하지만, 도로 명칭을 바꾸는 데는 별도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
 
오사카 부·시 통합 전후

오사카 부·시 통합 전후

오사카도 구상을 둘러싼 주민투표는 5년 만이다. 2015년 5월 치러진 투표에선 불과 0.74%(1만741표) 차이로 부결됐다. 당시 통합을 주도했던 극우 성향의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시장은 책임을 지고 정계를 은퇴했다. 하시모토는 도 구상을 간판 정책으로 삼은 지역정당 오사카유신회의 창당 주역이자 대표였다. 불씨를 되살린 이는 당 대표를 이어받은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郞)오사카 시장과 당 대표 대행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오사카부 지사다. 지난해 3월 오사카 지사와 시장이던 마쓰이와 요시무라는 나란히 사임하고 4월 지방 선거에 교차 출마했다. 사실상 도 구상의 신임 투표에서 둘 다 압승했다. 오사카유신회는 부와 시 의회 선거에서도 각각 58%와 48%의 의석을 얻어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도 구상에 대한 분위기는 5년 전보다 낫다. 오사카시 의회 자민당과 공산당은 반대지만 공명당이 찬성으로 돌아섰다. 지난 7일 요미우리 신문 여론조사에선 찬성 48%, 반대 34%로 나왔다. 2015년 주민투표 1개월 전 이 신문 조사는 찬성 38%, 반대 39%로 실제와 차이가 없었다. 여기에 마쓰이 시장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와 친분이 두텁다. 국정을 둘러싼 자민당과 오사카유신회의 긴밀한 연대는 두 사람 간 파이프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스가는 관방장관이던 지난 3일 오사카도 구상에 대해 “이중행정 해소와 주민자치 확충을 꾀하는 것”이라고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오사카도 구상은 오사카시 24개 행정구를 요도가와구, 기타구, 주오구, 덴노지구의 4개 특별구로 통폐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4개 특별구는 인구가 60만~78만명으로, 30~70만명의 5개 특별구였던 5년 전 안보다 인구 격차를 줄였다. 특별구간 세수 격차도 크지 않도록 했다. 기업이 몰린 지역을 안배했다. 주민투표를 통과하면 오사카부와 특별구의 역할 분담은 명확해진다. 성장전략, 도시계획, 인프라 정비의 광역 사무가 부로 일원화한다. 특별구는 보육, 생활보호, 방재 등 주민 서비스를 맡는다. 우리로 치면 광역단체(부)와 기초단체(특별구)로 조정되는 셈이다. 오사카도 구상이 실현되면 56년 정령시 도입 이래 일본 최대의 지자체 재편이 된다. 그런 만큼 다른 지역으로 파급될지도 주목거리다.
 
이번 주민투표는 마쓰이 오사카 시장엔 배수의 진이다. 5년 전 오사카부 지사 때에 이은 집념의 재도전이다. 그를 서면 인터뷰했다.
 
오사카도 구상의 의의는.
“도쿄 일극(一極) 집중을 해소하고 일본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해나갈 부수도(副首都)가 필요하다. 오사카는 이를 충분히 떠맡을 잠재력이 있다. 부수도 오사카가 도쿄와 다른 개성, 새로운 가치관으로 세계에 존재감을 발휘해나가는 것을 지향하고자 한다. 이를 제도 면에서 뒷받침하는 것이 특별구 제도, 다시 말해 오사카도 구상이다.”(※오사카 부와 시는 부수도의 영문을 ‘Second Capital’로 쓴다.)
 
다른 배경은.
“오사카시는 한국의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와 달리 광역 행정기능과 기초자치 기능을 함께 맡는 지자체다. 이 때문에 오사카 부와 시가 함께 광역 행정을 맡아 오사카부는 시 권역 밖에서, 오사카시는 역내에서 산업 진흥 정책과 교통 인프라 정비 등 정책을 따로 폈다. 협력이 부족하고 이중 행정의 폐해가 있었다. 기초자치 면에서도 시장으로서 한계가 있다. 오사카시는 인구 270만명의 대규모 시로서 지역의 실정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도 구상을 통해 광역과 기초의 철저한 역할 분담으로 이중 행정 해소와 주민 자치의 확충을 꾀하고 있다. 오사카도 구상이 ‘부수도권의 성장, 권역의 안심·안전을 뒷받침하는 강한 오사카·간사이’와 ‘성장의 과실을 바탕으로 한 풍요로운 주민 생활 실현’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10년간 12조원 세출 삭감 조사 나와
 
오사카 부·시 통합 전후

오사카 부·시 통합 전후

도 구상이 실현되면 행정 비용은 어느 정도 줄어드나.
“행정 비용 삭감 효과에 대해선 정량적 계산은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구상이 실현되면 이중 행정이 해소되고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된다. 오사카 부와 시가 가진 자원을 전면적으로 활용하면서 같은 전략 아래 도시 경영도 하게 된다. 그런 만큼 인프라 정비와 관광 정책 강화 등을 통해 오사카가 한층 더 성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경제 효과에 대해선 전문지식을 가진 사업체에 조사를 위탁해 10년간 약 1조1000억엔(약 12조3000억원)의 재정 효율화(세출 삭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추정치를 보고받았다.”
 
주민투표를 통과하면 오사카부 명칭을 오사카도로 바꿀 계획인가.
“특별구 제도가 실현되면 오사카부가 동서 양극의 일극으로서 일본의 성장을 견인하는 강력한 광역지자체가 되는 만큼 명칭은 오사카도가 걸맞다고 생각한다. 명칭 변경에는 법률 정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오사카부 지사와 함께 중앙 정부에 관계법 정비를 요청해 나겠다.”
 
향후 과제는.
“오사카도 구상의 의의와 내용에 대해 시민 여러분의 이해를 받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이를 확실하게 주지·설명하도록 하겠다. 현재 코로나19 대책이 세계적 과제가 되고 있고, 오사카도 지사와 시장이 방침을 일원화해 전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도 구상이 이 대응을 더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영환 지역전문기자 겸 대구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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