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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유료화 되는 온라인 공연, "OO 때문에 돈 낼만하다"

다음 달 3일과 4일 온라인에서 유료로 볼 수 있는 뮤지컬 모차르트.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다음 달 3일과 4일 온라인에서 유료로 볼 수 있는 뮤지컬 모차르트.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관객은 돈 낼 준비가 됐을까. 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 공연을 무료 제공해온 단체들이 유료화를 시도한다. 서울예술단은 5~6월 공연 영상 두편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면서 ‘감동 후불제’를 시행했다. 원하는 관객만 원하는 만큼 돈을 내는 방식이었다. 서울예술단 측은 “최다 동시접속자 2862명 중 226명이 총 320만원을 후원했다”고 밝혔다.
 
이 무료 공연은 유료화를 위한 실험이었다. 서울예술단은 7월 실제 무대에서 호평 받은 공연인 ‘잃어버린 얼굴 1895’를 온라인용으로 새로 녹화해 공개한다. 이번에는 관람료를 내야한다. 이달 28ㆍ29일 오후 7시 30분에 네이버TV에서 상영하며 가격은 2만원이다. 스트리밍이 끝나고 3시간 동안 다시 볼 수 있다.
 
공짜이던 공연의 유료화가 도미노처럼 이어진다. 서울예술단 또한 이후 ‘신과함께 저승편’을 비롯한 4~5편을 유료 상영할 계획이다. 뮤지컬 ‘모차르트’는 다음 달 3일 오후 7시, 4일 오후 2시에 네이버 V라이브에서 3만9000원에 상영한다. 48시간 관람권과 MD 상품을 포함한다. 뮤지컬 ‘광염소나타’는 프레젠티드라이브라는 새로운 플랫폼에서 18~27일 총 13회 공연을 생중계로 공개하고 1회 공연은 4만4000원, 11회는 18만9000원 관람료를 받는다. 같은 공연은 실제 객석에서도 볼 수 있는데 3만3000원~9만9000원이고 총 600석 중 띄어앉기로 절반만 판매한다. 국립오페라단은‘마농’을 25일 오후 7시 30분 네이버TV에서 상영하며 값은 2만원이다. 국립극단도 신작 ‘불꽃놀이’로 최초의 유료화 시도를 25ㆍ26일 2500원의 관람료로 시작한다.
 
관객은 돈 낼 이유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 전공 교수는 “콘텐트 유료화에서 설득력이 중요하다. 시청자가 납득할만한 수준을 갖춰야한다”고 했다. 
 
유료화를 이끌고 가게 될 공연의 제작진에게 ‘돈 낼 가치’에 대해 물었다. 이들은 ‘못 보던 장면의 부활’ ‘새로운 감정과 리듬’등을 영상의 미덕으로 꼽았다.
 

객석에서 안 보이던 것

오페라 마농. [사진 국립오페라]

오페라 마농. [사진 국립오페라]

뮤지컬 ‘모차르트’의 김수기 영상 감독은 모차르트와 부인인 콘스탄체 아버지의 듀엣 장면을 예로 들었다. “모차르트를 협박하듯이 하며 각서를 쓰고 돈을 내라고 하는데 그때 대부분 관객의 시선은 둘에게 간다. 하지만 그 옆에 서 있는 콘스탄체와 어머니의 표정에도 감정이 담겨있다.” 김 감독은 두 배우의 표정을 별도로 잡아내 영상에 넣었다.  
 
“극장에서 볼 때는 말하거나 노래하는 배우만 보게 되지만 이들에게 리액션을 유난히 잘 하는 다른 배우들이 있다. 그걸 잡아내서 영상에 넣는게 관건”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를 위해 ‘모차르트’를 공연을 5번 보고 거의 모든 리허설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주연을 보고, 그 다음엔 상대 배우, 앙상블, 이들 전부의 동선 같은 순서로 중점을 바꾸면서 봤다.”
 
극장에서와 달리 영상의 시각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변화한다. 무대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톱 뷰(top view)’나 멀리 떨어져있는 주연 배우와 앙상블을 한 화면 안에 담는 컷도 가능하다. 오페라 ‘마농’의 곽기영 영상 감독은 “남녀 주인공이 다투는 장면에서 멀리 앉아있으면 많은 것을 놓친다. 붉어지는 얼굴, 떨리는 손 같은 것을 세세하게 잡아서 같이 보여주면 영상에선 감정을 더 쉽게 따라갈 수 있다”고 했다.
 

새로운 리듬

뮤지컬 '광염소나타' [사진 신스웨이브]

뮤지컬 '광염소나타' [사진 신스웨이브]

영상 기술은 극의 내용을 잘 드러내는 것으로 골라 사용된다. 뮤지컬‘광염소나타’를 제작하는 신스웨이브의 신정화 대표는 “극중 내레이터인 S는 사건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무대에서는 꺼진 조명 아래에 있다. 하지만 영상의 기법으로는 화자로서 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염소나타’의 영상에는 장면이 유연하게 연결되는 디졸브(dissolve), 오버랩(overlap) 기법이 쓰인다.  
 
스릴러 장르를 살리기 위한 영상 기법도 썼다. 주인공이 광기 때문에 음악을 환청으로 듣는다는 스토리에서 여러 대의 카메라가 배우를 잡고 이 장면들이 한꺼번에 겹치게 한다. 무대에서 볼 때와는 달리 겹쳐진 화면이 흔들리면서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극대화된다. 신 대표는 “영화의 기법을 많이 썼고 특히 무대 자체가 나오는 대신 무대 안으로 들어가 찍어서 영상 자체가 완결성을 가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으로 촬영하고 편집하는 공연 영상은 실연과 다른 리듬을 가지게 된다. 곽기영 감독은 1인극, 1인무의 영상화를 예로 들었다. “무대 위에 혼자 올라와 공연하면 드라마를 만들기 쉽지 않다. 하지만 줌 인, 줌 아웃 같은 촬영기법을 이용하면 실제 무대에서와 다른 긴박함이 느껴지도록 할 수 있다.” 곽 감독은 "어떤 공연은 무대에서 지루한데 영상으로 보면 굉장히 재미있기도 하다." 
 
명성황후를 소재로 한 ‘잃어버린 얼굴 1895’의 최진규 영상 감독도 “군무 장면은 사람의 눈으로 볼 때보다 카메라가 더 역동적으로 잡을 수 있는 포인트”라며 “김옥균이 난을 일으키는 2막에서 영상의 장점이 두드러진다”라고 귀띔했다.
 

실연에 최대한 가깝도록

연극 '불꽃놀이' [사진 국립극단]

연극 '불꽃놀이' [사진 국립극단]

공연의 영상은 실연과 최대한 비슷한 느낌을 가지도록 노력하기도 한다. 국립극단의‘불꽃놀이’영상연출이 그 예다. 이 작품을 맡은 남인우 연출은 “관객 없이 촬영했지만 쭉 이어서 실제 공연처럼 했고 카메라도 관객 눈높이에서만 찍었다”고 설명했다. 이 연극은 교통사고로 친구들을 잃은 주인공이 그들을 불러내는 내용으로 전통 굿을 차용했다. 객석은 무대를 둘러싸고 있다. 남 연출은 “무대에서 보여주는 것 뿐 아니라 객석에서 느끼는 분위기, 즉 뒤에 누군가가 있는 듯한 느낌 같은 것을 영상에서도 느꼈으면 하고 바랐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극장의 분위기를 최대한 담을 수 있도록 했다. 뮤지컬 '광염소나타' 역시 실연을 보는 느낌이 유지되도록 라이브 중계를 선택했고 다시보기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 
 
창작 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 [사진 서울예술단]

창작 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 [사진 서울예술단]

공연의 영상화, 특히 유료화를 할 만한 영상화는 초기 단계다. 이번 작업에 참여한 이들은“이제는 공연 제작 초기단계부터 영상화를 고려해야 한다”“보다 정교한 관람료 책정 모델이 필요하다. 당장의 흥행을 위해 저렴하게 잡아놓으면 영상화가 일반화한 후에 후회하게 될 수 있다” 등의 의견을 내놨다.  
한편으론 영상화로 관객이 수동적이 되는 문제도 지적했다. ‘불꽃놀이’의 남인우 연출은 “연극은 자기 주도적으로 클로즈업을 해서 보지만 미디어는 보여주는 것만 본다. 둘 사이의 균형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한다”고 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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