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아랫집 "천장 물 샌다"는데…보험 믿고 바닥 뜯어도 될까?

공동주택 생활을 하다보면 이웃 간 크고 작은 갈등은 피할 수 없게 마련이죠. 층간 갈등은 그 중에서도 가장 빈번하고 첨예한 소재입니다. 그런데 층간 갈등 가운데서도 윗집이 아랫집에 '백이면 백' 지고 들어가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누수 사고'입니다.
 

[금주머니]

누수 사고는 한 번 발생했다 하면 골치 아픕니다. 보수 비용이 상당한 데다, 물이 어디서 새는지 원인 파악에만도 시간과 비용이 꽤나 들기 때문인데요. 그나마 보험에라도 가입돼 있으면 다행이지만, 보험금을 받는 과정이 순탄하기만 할까요?
아파트 누수 사고는 보수에 돈과 시간이 많이 들어 골치 아프다. 셔터스톡

아파트 누수 사고는 보수에 돈과 시간이 많이 들어 골치 아프다. 셔터스톡

#어느날 아랫집 천장에 물이 샜다

=○○아파트 1404호에 사는 A씨는 지난 1월 29일 아랫집 1304호 주민으로부터 "안방 화장실 천장에 물이 샌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랫집 천장에 물이 샌다는 건 곧 A씨 집 바닥의 문제임이 분명했다.
 
=A씨는 즉시 아랫집에 화장실 천장 교체 비용과 욕조 백화오염(대리석이 뿌옇게 되는 현상) 제거 비용으로 25만원을 지급해줬다. 누수 원인을 찾기 위해 수리업체를 불렀다. 수리업체는 청음·가스탐지 장비를 동원해 A씨 집 화장실의 수도·배관 중 어디서 물이 사는지 파악에 나섰지만 끝내 실패했다. 이어 수리업체는 화장실 바닥에 물을 채우고 담수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바닥의 방수층이 파열돼 물이 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어렵게 누수 원인을 찾아낸 뒤 안방 화장실 방수층 보수 작업이 시작됐다. 안방 가재도구를 보호하기 위해 비닐을 치는 보양작업을 하고, 화장실 벽면의 갈라진 틈을 채우는 미장 공사도 실시했다. A씨가 수리업체에 지불한 돈은 청음·가스탐지 60만원, 담수 테스트와 방수층 보수 170만원, 보양작업 10만원, 벽면 보수 10만원 등 총 250만원이다.
 

#보험 청구했더니…"80만원 못 준다"

=A씨는 7년 전 B손해보험사의 종합보험에 가입하면서 '가족일상생활배상책임보장 특약(이하 일상배상책임보험)'을 들었다. 일상배상책임보험은 보험기간 중 사고로 타인의 신체 장해 또는 재물 손해 등을 입힌 경우 그 손해방지비용 등 법률상 배상책임을 부담해주는 특약이다. 자택 거주 중 우연히 발생한 누수사고는 특약의 보상 범위에 포함된다.
A씨는 화장실 바닥 누수를 막기 위해 든 공사금액을 모두 보험사에 청구했다. 셔터스톡

A씨는 화장실 바닥 누수를 막기 위해 든 공사금액을 모두 보험사에 청구했다. 셔터스톡

=A씨는 자신이 지불한 비용을 지난 3월 B손보에 청구했다. 아랫집에 준 수리비 25만원과 안방 화장실 수리에 쓴 250만원 등 총 275만원이었다. 그러나 B손보가 A씨에게 지급한 보험금은 아랫집 수리비 25만원과 담수테스트와 방수층 보수 비용 170만원 등 195만원이 전부였다. B손보는 벽면보수(10만원)와 보양작업(10만원), 청음·가스탐지(60만원)에 쓴 80만원은 손해방지비용(손해의 방지·경감을 목적으로 한 행위에 대한 비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쟁점의 80만원, 분조위 선택은?

=A씨와 B손보는 결국 지난 7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를 찾았다. 법률 전문가로 구성된 분조위의 선택은 어땠을까? 결론은 '반반'이었다. 분조위는 보험사가 지급을 거절한 80만원 가운데, 누수 원인 탐지에 실패한 청음·가스탐지에 든 비용 60만원은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벽면보수·보양작업에 든 20만원은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분조위는 "손해방지비용은 보험사고로 인한 손해의 발생을 방지하거나 손해의 확대를 방지함은 물론 손해를 경감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에 필요하거나 유익했던 비용"이라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삼았다.
 

#오탐지 비용에만 인정되는 '이것'

누수 사고시 보험사로부터 어디까지 보상.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누수 사고시 보험사로부터 어디까지 보상.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분조위는 벽면보수와 보양작업이 누수 손해의 방지·경감을 목적으로 한 손해방지비용이 아니라고 봤다. 화장실 벽면의 갈라진 틈을 메우고, 안방 가재도구 보호를 위해 화장실 입구에 비닐을 치는 작업은 보험사고 원인인 바닥 방수층 균열 해결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수리업체가 한 청음·가스탐지는 비록 누수 원인 탐지에 실패했더라도 손해방지비용으로 인정했다. 손해방지 목적에 충실했다는 게 그 이유다. 분조위는 "손해방지·경감이라는 목적을 달성했는지가 기준이 아니라, 손해방지·경감을 목적으로 한 행위인지가 기준"이라고 밝혔다. 
 
=양 당사자가 수락할 경우, 분조위 조정안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 A씨는 B손보로부터 최종적으로 보험금 255만원을 수령할 수 있게 됐다. 당초 청구한 275만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B보험사가 주장했던 195만원보다 60만원 더 많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