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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 내게 다 말해···머리 잘린 장성택 시신 전시"

지난해 2월 말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동당역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2월 말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동당역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한 독재자, 권력의 힘을 아는 영리한 젊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묘사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얼굴이다.

AFP, 트럼프 인터뷰 신간 『분노(Rage)』 입수 보도
金, 6·30 판문점 회동 후 친서로 "한미 연합훈련 불쾌"

 
AFP 통신은 11일(현지시간)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트럼프 대통령을 인터뷰 해 발간할 예정인 신간 『분노(Rage)』의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다. 우드워드 부편집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18차례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책을 썼다.
 
여기엔 2013년 숙청된 김 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의 머리 없는 시신이 북한 관리들에게 공개됐다는 내용도 나온다.   
 
우드워드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나에게 모든 것을 말했다”면서 장성택 사례를 들었다. “그가 고모부를 죽인 뒤 시신을 북한 간부들이 이용하는 건물의 계단에 놓았다. 잘린 머리는 가슴 위에 놓았다”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기 위해 과장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장성택의 처형 방식을 언급했다는 보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 모임에서 장성택 처형 이후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AFP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만큼 김 위원장과 친밀한 사이라는 점을 보여주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때 북한 권력의 2인자로 꼽혔던 장성택은 석탄 관련 이권개입 문제가 불거지면서 2013년 11월께 체포 돼 숙청됐다. 북한 매체는 그해 12월 12일 장성택이 국가 전복음모의 범죄로 특별군사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뒤 곧바로 형이 집행됐다고 보도했다. 
 

2013년 처형된 북한의 2인자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은 위원장은 장성택 처형을 통해 권력 기반을 다졌다. [노동신문]

2013년 처형된 북한의 2인자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은 위원장은 장성택 처형을 통해 권력 기반을 다졌다. [노동신문]

 
처형 방식에 대해선 고사포 등을 이용했다는 설이 있었지만, 북한은 한번도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적이 없다. 북한은 이듬해 김 위원장의 대표적인 통치 치적으로 핵ㆍ경제 병진노선,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함께 장성택 처형을 꼽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영변을 비롯한 5곳의 핵 시설을 포기하라고 요구했다는 내용도 재확인했다.  
 
북한은 하노이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5건의 해제를 맞바꾸자고 제안했지만 미국이 거절했다.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이봐, 하나(영변)는 도움이 안되고 두 개는 도움이 안돼. 세개도 도움이 안 되고 네 개도 안 돼. 다섯 개는 될 수 있어”라고 말한 것으로 묘사됐다.  
 
이에 김 위원장은 “영변은 북한에서 가장 큰 (핵시설이 있는)장소”라고 반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네가 갖고 있는 것 중에 제일 오래된 것”이라고 재반박했다고 나온다.  
 
김 위원장이 이에 추가적인 양보를 제안하지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거래를 성사시킬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노 딜’로 회담장을 걸어나왔다. 김 위원장은 충격 받은 모습이었다.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P=연합뉴스]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P=연합뉴스]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깜짝 남·북·미 회동이 이뤄진 이후 한·미 연합훈련이 재개되자, 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내용도 새롭게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이틀 뒤 김 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내 미국 대통령으로 북한 땅을 처음 밟은 소회를 밝혔다. “당신의 나라를 밟게 된 것은 영광이었다”며 “당신의 핵무기의 짐을 덜어라. 빅딜을 하자”고 김 위원장에게 재촉했다. 
 
판문점 회동은 하노이 노딜 이후 멈춰섰던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만남이었지만 몇주 뒤 한미 연합훈련이 재개됐고,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불쾌감을 표현했다고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드워드에게 보여준 김 위원장 친서에는 “나는 (연합훈련으로)분명히 기분이 상했으며, 이 기분을 당신에게 숨기고 싶지도 않다”며 “나는 정말로, 매우 불쾌하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AFP는 전했다.
 
지난 2012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의 표지인물로 실린 김정은 위원장. 타임은 '핵 국가 북한의 검증받지 않은 지도자 김정은, 그 기괴한 세계'란 제목으로 김정은의 초상화를 표지에 싣고 김정은의 출생과 성장기, 취미, 스위스 학창시절을 소개했다. [연합뉴스]

지난 2012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의 표지인물로 실린 김정은 위원장. 타임은 '핵 국가 북한의 검증받지 않은 지도자 김정은, 그 기괴한 세계'란 제목으로 김정은의 초상화를 표지에 싣고 김정은의 출생과 성장기, 취미, 스위스 학창시절을 소개했다. [연합뉴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시간 선거 유세에서 “김정은은 다른 종류의 사람이며 매우 똑똑하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내가 북한과 만나는 것을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전쟁을 하는 것보다는 낫다”며 “나는 북한에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전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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