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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코로나 언제 끝나?" 여성감독 50팀이 찍은 코로나 속 1분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여성 영화인 지원 프로젝트: 코로나 시대, 서로를 보다’ 중 단편 '내 시선 너머'.[사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여성 영화인 지원 프로젝트: 코로나 시대, 서로를 보다’ 중 단편 '내 시선 너머'.[사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엄마, 코로나 언제 끝나?” 갑갑해 하는 아이 물음에 엄마는 말문이 막힌다. 마스크 물결치는 거리에서 저예산 영화를 찍던 감독은 “사람들 마스크 끼고 있는데 주인공만 안 끼고 있으면…” 고심한다.  
 

10일 개막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코로나 시대 여성 일상, 선착순 50편 공모

10일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선보인 개막작 ‘여성 영화인 지원 프로젝트: 코로나 시대, 서로를 보다’ 일부다. 코로나19 시대 여성의 일상과 고민을 담은 1분 이내 영상을 선착순 50팀에 공모받아 만든 옴니버스 영화다.  
 

코로나 고부갈등부터 '집콕' 다큐까지 

코로나 탓에 시어머니와 종일 붙어있게 된 며느리가 딴마음 먹다 뒤통수 맞는 블랙코미디 ‘반포지효’부터 하루 24시간 ‘집콕’ 일상을 1분에 압축한 다큐멘터리 ‘이불밖’ 등 50편이 제각기 다른 코로나 시대 풍경화를 그린다.  
 
“개막작은 그해 경향, 대표적 작품에 힘을 실어주는데 올해는 코로나 상황을 떼어놓고 고려하기 어려웠다. (거리 두기의 시대에) 여성 영화인들이 ‘함께’ 만드는 게 필요했다”는 정지혜 프로그래머는 “이런 개막작은 국내외 어디에도 없었을 것”이라며 “그야말로 올해의 개막작”이라 소개했다.  
 
영화제 측이 각 영상에 100만원씩 총 5000만원 지원금을 제공한 터다. 지난 7월 2주간의 모집 기간을 공고하자마자 작품이 몰려들며 이틀 만에 조기 마감됐다. 
 
“그만큼 ‘지원’이 절실했고 ‘할 말’이 많았던 거라 생각해요.” 박광수 집행위원장은 “3월 초 코로나 상황이 본격화하면서 영화제가 어떻게 변태해야하는가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했다”면서 “제작 중단 위기에 놓인 여성 영화인력들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또 “재택을 요청받는 상황에서 가정폭력이 증가했다는 언론 보도처럼, 위기를 겪는 것은 모두 같지 않다. 코로나 시기 여성과 여성 영화인의 삶을 기록하는 게 필요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코로나가 빚은 한 지붕, 세 밥상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여성 영화인 지원 프로젝트: 코로나 시대, 서로를 보다’ 중 단편 '저녁식사 2020'. [사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여성 영화인 지원 프로젝트: 코로나 시대, 서로를 보다’ 중 단편 '저녁식사 2020'. [사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수록 단편 중 ‘저녁식사 2020’은 한집에 사는 세 친구가 마스크 쓰고 저녁밥을 차려 각자 방문 닫고 화상 통화하며 나눠 먹는 요지경을 그린 것. 흔한 일상도구가 뜻밖의 소통 통로가 되기도 한다. 다큐 ‘코로나 시대, 자연을 마주보다’에서 주인공 ‘나’가 목격한 쓰고 버린 플라스틱 컵들은 극영화 ‘오늘은 뭐했어?’에서 방안에 자기 격리한 여성이 문밖의 누군가와 소통하는 실 전화기의 소재로 다시 등장한다.  
 
이렇듯 서로 관계없는 영상들이 우연히 ‘연결’되는 것도 이번 개막작의 묘미다. 심사해서 선정한 게 아니라 선착순으로 모인 영상이란 점에서 더욱 그렇다. 엄선된 결과물이 아닌 만큼 완성도‧대표성 면에선 아쉬움도 남지만, 소셜미디어에 부담 없이 공유한 근황 영상을 보는 듯한 생생함이 있다. 길 가다 우연히 마주친 누군가와 허물없이 수다 떨 듯 솔직하고, 자유롭다. 코로나 이후 사치가 된 그 자유를 대리만족하는 듯한 기분도 든다.  
 

"50편 하나로 연결할 때 의미 있다"

정지혜 프로그래머는 이번 개막작 프로젝트의 참여자에 대해 "대부분은 국내 예술학교 영화 공부하는 학생들, 외국인 학생도 있고, 한때 영화를 만들었지만 가사나 육아로 경력 단절된 분들도 있다"면서 "손수현 배우가 각본‧연출‧출연한 단편(‘FACE TO FACE’)이나 기존 독립단편 감독들 작품도 있다. 이렇게 공모에 참여한 것 자체가 뭔가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의 분투“라고 했다.  [사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정지혜 프로그래머는 이번 개막작 프로젝트의 참여자에 대해 "대부분은 국내 예술학교 영화 공부하는 학생들, 외국인 학생도 있고, 한때 영화를 만들었지만 가사나 육아로 경력 단절된 분들도 있다"면서 "손수현 배우가 각본‧연출‧출연한 단편(‘FACE TO FACE’)이나 기존 독립단편 감독들 작품도 있다. 이렇게 공모에 참여한 것 자체가 뭔가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의 분투“라고 했다. [사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애초 1분 이내란 길이부터 “잘 만들고 싶어서 비용 발생하고 품이 들면 배(지원금)보다 배꼽(제작비)이 더 커져 버릴 수 있어, 스마트폰으로 찍어도 일상만 보여주면 된다는 의도였다”고 정 프로그래머는 설명했다. 50편은 지원금 규모와 ‘연결’이란 메시지까지 고려한 작품 수. 그는 “심사는 오히려 복잡하고 취지에 어긋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모아 모아 만드는 모자이크처럼 이 시대 풍경과 여성 영화인들의 현재에 대한 중요한 아카이빙 자료다. 50편이 하나로 연결됐을 때 의미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번 개막작엔 ‘나비 잠’ ‘말하는 건축가’의 정재은 감독이 슈퍼바이저, ‘풍진’의 이현빈 감독이 프로듀서로 참여해 작품 전체 흐름을 잡고 음악을 입혀 더 큰 힘을 불어넣었다. 개막작은 영화제 기간 내 메가박스 상암 영화관(13일)과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웨이브에서 무료로 상영한다. 웨이브에선 16일 영화제가 폐막한 이후에도 한 달 더 개막작을 무료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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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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