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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욱 "서울시장 출마, 생각할 겨를도 생각해본 적도 없다"

‘정계 복귀설’ 홍정욱 직접 입장 밝히다

신용호 논설위원

신용호 논설위원

홍정욱 전 의원(올가니카 회장)은 지난 2011년 12월,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벼슬하는 자는 직분을 다하지 못하면 떠나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서였다. 당시 마흔 한살 초선의 불출마 선언은 의외였다. 그는 현실 정치의 한계를 절감하고 헤럴드 미디어 사장으로 복귀했다. 그렇게 그는 정치와 선을 그었지만, 인물난을 겪는 야당에선 선거철이 되면 ‘홍정욱’이란 이름이 등장하곤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얼마 전 야당 대선 후보와 관련, “당 밖에 꿈틀거리는 사람”, "경제 마인드를 갖춘 40대” 등을 언급하자 주목을 받았고, 최근에는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군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더구나 지난달 25일 홍 전 의원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간 즐거웠다”는 작별인사를 남기자 “정말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며 세간이 시끌벅적했다. 그가 과연 정계 복귀를 생각하고 있는 걸까. 지난 8일 평창동 자택에서 그를 단독 인터뷰했다. 정계 은퇴 이후 8년여만의 첫 인터뷰였다.
 

지금은 정치 재개의 뜻도 없어
세상 변화 기여에는 늘 열려 있어
인스타그램 글 파장은 예상 못해
김종인 위원장 말씀 감사히 들어

홍정욱 전 의원은 ’ 정치 재개를 모색해 본 적이 없다. 다만 국민으로서 정치에 관심을 가진 사람으로서 세상을 바꾸는데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을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늘 열려있다“고 말했다. 최정동 기자

홍정욱 전 의원은 ’ 정치 재개를 모색해 본 적이 없다. 다만 국민으로서 정치에 관심을 가진 사람으로서 세상을 바꾸는데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을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늘 열려있다“고 말했다. 최정동 기자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져 자유를 만끽하면서 열심히 일하고 관심사도 추구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언론 기업) 헤럴드를 잘 키워서 매각했고 친환경 식품기업 올가니카도 잘 성장시켰다. 기후변화, 생태계 보호 이런 관심사에도 집중해봤고 비영리 사단법인인 올재를 통해 고전편찬도 했다. 동시에 제가 얼마나 부족한 점이 많았던가를 깨달았던 시간이기도 하다.”
 
기업 경영에는 성과가 있었나.
“50년 적자 기업이었던 헤럴드를 인수해 15년 연속 흑자기업으로 전환시켰고, 직원도 400여명에서 계열사까지 포함해 700명까지 늘렸다. 작년에 좋은 주인을 찾아 매각했다. 올가니카는 2013년도에 설립해 당시 첫해 연 매출이 8억원이었는데 그걸 1000억원을 바라보는 회사로 키웠다.”
 
최근 인스타에 “그간 즐거웠다”는 글을 썼는데 정계 복귀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며 화제였다.
“그 말 한마디가 그렇게 자유분방한 해석을 불러일으킬 줄 몰랐다. 어떤 분은 속세를 떠나 산으로 가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시는 분도 있었다. 사실 인스타그램을 중단하면서 성원해줬던 팔로워분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보낸 거다. (인스타에 올린) ‘항상 깨어있고 죽는 순간까지 사랑하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은 제 가치관이다. 사실 지난 1년 동안 헤럴드를 매각하고 딸의 불미스러운 일(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 위반)을 겪으면서 개인적으로 어려웠던 시간이었다. 1년간 많은 사색을 하면서 뭔가 새로운 시작을 해야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졌는데 그 새로운 시작이 어떤 거창한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하나를 그만두는 것도 해당한다.”
 
반응은 예상 못 했나.
“평소에 제가 받는 반응 이상의 반응은 없을 거라 생각을 했고 그것이 어떤 정치 재개 의사의 뜻으로 해석되리라고는 예상을 못 했다.”
 
홍정욱 전 의원이 지난달 25일 ’그간 즐거웠다“는 글과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홍정욱 전 의원이 지난달 25일 ’그간 즐거웠다“는 글과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인스타 글로 인해 정계 복귀 얘기가 나왔다. 정치를 재개하나.
“분명 제가 사회로부터 받은 게 굉장히 많기 때문에 사회에 돌려드려야 한다는 의무감도 있고 지금 이대로의 세상과 지구를 아이들에게 절대 그대로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책임감도 분명히 있다.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도 분명히 갖고 있다. 다만 2012년 제가 국회를 떠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정치 재개를 암시하거나 모색해본 적이 없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정치에 대한 제 관심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까 하는 근원적인 문제지 선거 출마를 모색하는 전술적인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장 출마 얘기도 나오는데….
“생각할 겨를도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지금은 정치 재개의 뜻도 없다.”
 
정치란 게 본인이 원하지 않아도 할 수 있지 않나.
“저는 기회와 유혹은 늘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제가 가진 정치에 대한 관심이란 것은 과연 이것이 출마가 기회이냐 아니냐 이런 것을 따지는 정치공학적인 부분이 아니고. 그런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 다만 국민으로서 정치에 관심을 가진 사람으로서 세상을 바꾸는데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을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늘 열려있다.”
 
열려 있는 방식이 혹시 정치일 수는 없나.
“정치라는 방식은 사회 참여도 있을 것이고 또 정치인을 후원하고 지원하는 것도 있을 수 있고 또 좋은 토론과 저술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있는 것이다. 반드시 선거에 출마하는 것 말고도 많은 방법이 있다. 모든 가능성은 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것 아니겠는가.”
 
최근 김종인 위원장이 서울시장 후보와 관련, 홍 전 의원에 대해 “젊기만 하다고 서울시장이 된다고 보진 않는다. 인물만 잘났다고 되는 건 아니다”고 했는데.
“나이 들수록 제일 듣기 좋은 칭찬이 젊고 인물 좋다는 것이다. 무슨 뜻으로 그런 말씀 하셨는지는 잘 알고 있다. 감사히 듣고 있다.”
 
결국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한 결과가 된건가.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총선에선 보수가 참패했고, 지난해부터 우리 사회가 극단화하는 현상을 보이는데.
“지금 국가 생존의 열쇠가 유연성이어야 하는 나라에서 보수와 진보 구분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의문을 많이 가진다. 한마디로 시장은 자유롭게, 외교는 유연하게, 교육은 공정하게, 문화는 다양하게 하면 더는 바랄 게 없다. 보수 정당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보수 정당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기본소득제 같은 미래에 대한 준비, 또 기후변화, 환경문제, 한반도 평화체제 이런 건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 그런 부분을 등한시한 채 전통적인 보수와 진보 이념 가치를 고수하는 정당은 깨어있지 못한 정당이고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대선이 1년 반 정도 남았다. 리더의 조건은 무엇이라 보나.
“리더의 조건은 개인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만드는 거라 생각한다. 시대가 때로는 엘리트를 원하고 또는 서민을 원하고, 때로는 젊은이를 원하고 때로는 원로를 원하고, 때로는 혁명가를 원하고 때로는 관리자를 원한다. 과연 리더가 가진 개인의 역량과 개성이 얼마나 시대정신에 부합하느냐가 핵심인 것 같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진정한 리더라면 자신의 개성을 시대의 흐름과 타협해선 안 된다. 왜냐면 자신의 개성과 역량으로 얼마나 시대정신을 이끌어오느냐 그게 리더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딸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을 텐데.
“일단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하고 또 자식의 잘못으로부터 부모가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름 치열하고 부지런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아버지가 아니었던 것 같다. 자식이 잘될 것이라는 막연한 바람만 있었지 그 녀석들이 커가면서 느끼는 아픔과 고통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부분이 가장 뼈저리고 평생 반성하면서 살아갈 것 같다. 제 딸 녀석도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하고 살고 있고. 그로 인해서 받아야 했던 고통도 나름대로 책임감 있게 잘 이겨내려고 하는 것 같다.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둘이서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성과가 있어 보이는데 사업에 재능이 있다고 스스로 평가하나.
“경영이 됐든 학업이 됐든 사회적 활동이 됐든 특출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저 자신에 대해서 확신하는 것은 살면서 저보다 치열한 사람을 많이 만나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공부를 하건 국회의원 생활을 하건 경영을 하건 열심히 한다.”
 
치열하다는 건 뭔가.
“치열하다는 건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정을 계획했다 그러면 이 회사를 살려야겠다고 하면 어떤 난관이 와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거고, 한 여자를 사랑해야겠다고 하면 그것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홍정욱
1970년생으로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제18대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과 언론기업 헤럴드 회장을 지냈다. 현재 친환경 식품기업 올가니카 회장과 사단법인 올재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 국립중앙박물관, 초우트 로즈매리 홀 이사이기도 하다.

 
신용호 논설위원
 
※인터뷰에는 이소현 인턴기자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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