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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look] 공기업 부채까지 더하면 2024년 국가부채비율 82%

브레이크 풀린 나랏빚 증가 속도와 전례 없는 부채 규모에 대한민국이 ‘대한빚국’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증가율이 연 7~9%에 이르는 초수퍼 예산을 4년 연속 편성했다. 내년도 예산은 올해보다 43조원 정도가 늘어난 555조8000억원으로 편성했는데, 90조원 규모의 적자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들어오는 세금이 모자라니 빚을 내 이를 메우는 게 습관처럼 반복되고 있다.
 

한국, OECD 국가 중 공기업 비중 커
나랏빚에 공공부채 포함해야
군인·공무원연금 빚 합치면 130%

국가부채비율이 90% 넘어서면
그리스·일본처럼 저금리 저성장

여기에는 재정을 마중물 삼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를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국가가 돈을 써야 할 데가 있으면 빚을 내서라도 써야 한다. 다만 전시(戰時)라도 거기에는 원칙이 있고 절도(節度)가 있어야 한다. 정부 정책의 우려되는 다섯 가지 측면을 뜯어보면, 현재와 같은 ‘과속’ 재정지출이 결국 부메랑이 돼 국민에게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문 정부서 15%P, 나랏빚 증가 너무 빨라  
 
첫째,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 정부의 ‘중기재정전망’에 따르면 국가채무 비율은 2022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50.9%로 단 2년 만에 10%포인트 높아진다. 문재인 정부 5년을 통틀어서는 2017년 36%에서 2022년 50.9%로 약 15%포인트 올라간다. 역대 어느 정부도 이처럼 올린 적이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칠 때를 보더라도 국가채무 비율은 2007년 27.5%, 2010년 29.7%, 2013년 32.6%로 비교적 완만히 늘었다. 경제의 안정적 운영과 대외신용도의 버팀목인 재정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가부채 전망

국가부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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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절대적인 국가부채 비율이 낮다고 볼 수 없다. 나랏빚을 계산할 때는 몇 가지 기준이 있는데, 우리 정부는 국가채무(D1, 중앙·지방정부 부채)를 활용한다. 이를 근거로 정부는 국가채무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10%대보다 훨씬 낮아 문제없다고 강조한다. OECD는 D1에 비영리 공공기관 부채를 합친 일반정부 부채(D2)를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여기에 비금융공기업의 부채까지 더하는 공공부문 부채(D3)까지 감안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중기재정전망’에 따라 필자가 추계해 본 결과 한국의 D3는 2024년 1855조원으로 GDP 대비 81.5%로 증가한다. 보수적으로 전망한 게 이렇다. 불과 4년 후의 일이다. OECD 회원국은 대부분 민영화의 확대로 한국만큼 공기업이 많지 않다. 그래서 2018년 기준 한국의 비금융공기업 부채의 GDP 대비 비율은 20.5%로 관련 통계를 내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이런 한국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한국은 나랏빚을 D3를 기준으로 국제비교하는 것이 타당하다.
 
국가별 부채비율

국가별 부채비율

여기에 미래에 지급해야 할 군인·공무원 연금의 충당부채까지 포함하면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2024년 130%를 넘어갈 것(총 2961조원)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GDP 대비 연금충당 부채비율은 2018년 기준 49.6%로 OECD 최고 수준이다. 결국 기축통화를 보유했거나 사회적 자본이 탄탄한 OECD 선진국과 단순비교해 재정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건 근시안적 사고다.
 
셋째, 적자재정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가 제한적이다. 최근 국가과잉채무(Public Debt Overhang) 이론이 학계의 조명을 받고 있다. 국가부채 비율이 90%를 넘어서면 재정 악화는 저금리·저성장으로 이어진다는 내용이다. 그리스·이탈리아·일본이 그 전형적 사례다. 한국은 4~5년 후면 90%(D3 기준)에 가까이 가게 된다. 여기에 세계 최저 출산율과 최고 수준인 고령화 속도까지 걱정해야 한다. 한국은 2018년 고령사회에 진입했는데, 유럽 선진국이 고령사회로 들어설 때 국가부채 비율은 한국보다 훨씬 낮았다. 앞으로 적자재정의 성장 기여도는 빠르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복지제도 중첩, 복잡한 전달체계도 문제
 
넷째, 이전지출 확대의 효과도 제한적이다. 1차 긴급재난지원금은 줄어든 가계소득을 보전해 주는 효과는 있었다. 그러나 소비 증대로 이어지지 않아 경제 활성화는 기대에 못 미쳤다. 이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소비하기보다는 저축했기 때문인데, 이러한 상황에서 2차 재난지원금의 추가 지급이 정부가 원하는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다섯째, 내년도 예산 가운데 복지지출은 약 200조원으로 그 비중은 35.9%에 이른다. 복지지출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어떻게 나눠주고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기존의 중첩된 복지제도, 복잡한 전달체계는 그대로 놔둔 채 그 위에 또 제도를 만들고 지출을 늘리기만 하면 되는지 의문일 따름이다.
 
지금 같은 속도의 재정적자 확대와 국가부채 누적은 과거 어느 때보다 막대한 기회비용과 희생을 치러야 한다. 정책당국이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만성적 재정적자에도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만 열을 올렸던 그리스, ‘잃어버린 10년’ 탈출을 위해 빚을 내 공공투자에만 집중했던 일본의 사례가 오버랩된다. 우리 경제가 ‘그리스+일본’식 복합형 불황에 허덕이다 결국 나라 곳간이 거덜 날까 우려된다.
  
구정모
구정모

구정모

재정학·거시경제 분야의 석학이다. 국내 최대 경제학자 단체인 한국경제학회를 비롯해 한국재정학회·한국경제연구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 대만 CTBC 비즈니스스쿨 석좌교수.

 
 
 
 
구정모 전 한국경제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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