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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남편 돈 낭비" 돌연 잡스 아내 저격한 트럼프의 뒤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애플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의 아내 로렌 파월 잡스(58)를 트위터에서 콕 집어 공격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자기 아내가 돈을 낭비하고 있어 지금쯤 슬퍼하고 있을 것이다"라면서요. 왜 이런 트윗을 올린 걸까요.  

트럼프 저격한 '더 애틀랜틱' 최대 주주
민주당 지지…바이든에게 7억원 기부
교육과 자선사업에 관심 많은 '엄친딸'
남편과는 MBA 수업에서 첫 만남

로렌 파월 잡스는 자선사업과 교육에 기부하는 활동가다. [트위터]

로렌 파월 잡스는 자선사업과 교육에 기부하는 활동가다. [트위터]

사연은 이렇습니다. 로렌 파월 잡스가 최대 주주인 잡지 '더 애틀랜틱'이 참전용사와 관련된 트럼프의 과거 발언을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더 애틀랜틱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장에서 숨진 미국 장병들을 "패배자(loser)", "호구(sucker)"라고 불렀다고 지난 3일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는 즉각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트럼프 공격에 나섰고 참전용사 모임은 "내 아들은 패배자가 아니다"라는 온라인 광고를 내보냈습니다. "숨진 병사들은 영웅이다"라는 항의성 플래카드도 내걸렸지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일 고 스티브 잡스의 아내를 트위터에서 비난했다.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일 고 스티브 잡스의 아내를 트위터에서 비난했다. [트위터]

트럼프는 '가짜 뉴스'라며 펄쩍 뛰었지만, 여론은 싸늘했습니다. 참전 용사에 대한 미국인의 존중은 각별하기로 유명하죠. 
 
이에 트럼프는 잡지의 최대주주인 로렌 파월 잡스에게 화풀이를 한 겁니다. "죽은 남편의 돈을 낭비한다"면서요. 트럼프는 더 애틀랜틱을 '극좌 잡지'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스티브 잡스의 아내인 로렌 파월 잡스(오른쪽)를 두고 화풀이를 했다. 파월 잡스가 지분을 보유한 언론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사를 낸 게 계기였다.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스티브 잡스의 아내인 로렌 파월 잡스(오른쪽)를 두고 화풀이를 했다. 파월 잡스가 지분을 보유한 언론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사를 낸 게 계기였다. [트위터]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로렌 잡스가 운영하는 단체인 에머슨 콜렉티브는 더 애틀랜틱의 지분 70%를 1억 달러(1187억원) 이상을 주고 사들였습니다. 
 
로렌 잡스는 인터넷 매체인 악시오스의 지분도 보유 중입니다.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악시오스 온 HBO 인터뷰에서 기자의 송곳 질문에 버벅거리면서 실언을 연발했습니다. 이것도 악연이라면 악연이겠습니다.   
트럼프는 2013년에도 로렌 파월 잡스를 공격했다. [트위터]

트럼프는 2013년에도 로렌 파월 잡스를 공격했다. [트위터]

사실 트럼프는 예전부터 로렌 잡스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타계한 뒤인 2013년에는 트위터에 "스티브 잡스의 돈은 전부 그의 아내가 갖게 됐다, 이제 그녀에겐 남자 친구도 있다"면서 비아냥거렸습니다.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로서는 로렌 잡스의 정치성향이나 과거 기부 이력이 달갑지 않았을 겁니다. 민주당 지지자인 로렌 잡스는 조 바이든에게 60만 달러(7억 1200만원) 이상을 기부했습니다. 지난 2016년에는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200만 달러를 기부했습니다. 
 

엄친딸이 스티브 잡스를 만나면   

 
로렌 잡스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미국판 '엄친 딸(엄마 친구 딸)'입니다. 포브스는 올해 7월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서 그와 그의 가족을 59위로 올렸습니다. 
 
측정 기준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33억 달러, 포브스에 따르면 202억 달러(24조원)의 순 자산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11년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후 고인이 된 남편으로부터 애플과 디즈니 주식을 물려받으면서 자산이 불어난 것이죠. 
 

스티브 잡스와 로렌 잡스. 로렌은 수업을 들으며 잡스를 처음 만났다. [트위터]

스티브 잡스와 로렌 잡스. 로렌은 수업을 들으며 잡스를 처음 만났다. [트위터]

로렌 잡스는 와튼스쿨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습니다.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등 월가의 유명 금융기관을 거쳤습니다. 
 
잘 나가던 우등생이었던 그는 수업을 듣던 중 스티브 잡스를 알게 됐습니다. 1989년 로렌이 스탠퍼드 경영대학원(MBA)을 다닐 때 스티브 잡스가 강의를 하면서 첫 만남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이들은 1991년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몽상가이자 창조적이었던 남편 스티브와 금융업에 종사하며 탄탄대로를 걷던 아내 로렌은 다른 듯 닮은 점도 많았습니다. 둘 다 채식주의자였고 검소하고 심플한 삶을 꿈꿨습니다. 
 
부부는 리드·에린·이브라는 자녀 셋을 두었습니다. 자녀 교육 원칙은 확고했습니다. 아이들이 자기 일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했다는 겁니다. 잡스는 세상을 떠나기 전, 결혼 20주년 기념일에 "로렌보다 더 좋은 사람은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라는 헌사를 남겼다고 합니다.   
고 스티브 잡스와 아내 로렌 파월 잡스. [인스타그램]

고 스티브 잡스와 아내 로렌 파월 잡스. [인스타그램]

로렌 잡스는 교육·이민 문제·환경·언론 등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그가 특히 관심을 둔 분야는 교육입니다. 
 
1997년 그는 '칼리지 트랙'이라는 기관을 설립했습니다. 유색인종이나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의 자녀도 대학을 갈 수 있게 방과 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배운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90%에 달했다고 합니다.  
스티브 잡스와 로렌 파월 잡스 사이 세 자녀 [웨이보]

스티브 잡스와 로렌 파월 잡스 사이 세 자녀 [웨이보]

2004년에는 사회 변화 기구인 에머슨 콜렉티브를 설립했습니다. 단체명은 작가이자 사상가였던 랠프 월도 에머슨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2015년에는 교육 개혁 프로젝트인 '슈퍼 스쿨 프로젝트'(5000만 달러 규모)를 시작했습니다.    
로렌 파월 잡스(가운데 금발 여성)는 자선사업과 교육 활동 등에 기부하는 활동가다. [트위터]

로렌 파월 잡스(가운데 금발 여성)는 자선사업과 교육 활동 등에 기부하는 활동가다. [트위터]

이 밖에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함께 '미국 식품 기금'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이 단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고통받는 저소득층과 노약자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서유진 기자·김지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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