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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참석자 다 찾은 통신사도 난감…'폰끔집회' 예고에 비상

지난 8월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 모인 인파. [연합뉴스]

지난 8월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 모인 인파.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가파른 확산세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연장 시행 중인 가운데, 서울시와 경찰에는 다음달 3일 개천절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 수천명이 모이는 집회를 열겠다는 신고가 속속 접수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는 개천절 집회 포스터 'Again 10.3 자유우파 집결'에는 '휴대폰 OFF'라고 명기돼 있어, 일각에서는 "이들의 '폰끔 집회'가 현실화되면 코로나19 역학조사는 무력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휴대전화의 전원을 꺼놓으면 통신사 차원에서 위치 정보를 파악할 방법은 없다. 앞서 이통 3사는 서울 이태원 클럽 방문자 1만명, 8·15 광화문 집회 참여자 5만명의 명단을 방역 당국에 제출한 바 있다. 명단에는 이름·전화번호·집주소 등을 개인정보가 포함됐다.
 

통신사, 기지국 정보로 이태원·광화문 방문자 파악

 
사용자가 켜 놓은 휴대전화는 자동으로 인근 기지국과 신호를 주고받게 되는데, 이때 휴대전화 식별번호가 통신사 서버에 전송되고 위치 정보가 산출된다. 이 정보를 토대로 이통사들은 클럽이나 광화문 집회에 다녀간 사람들을 추려낸 것이다.  

 
알뜰폰이나 선불폰을 사용해도 이통 3사의 기지국과 교신해 통신하기 때문에 이용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심지어 휴대전화를 켠 채로 해당 장소를 차를 타고 이동만 해도 기지국에는 접속 기록이 남아있다. 사용자의 위치가 바뀌면 휴대전화는 다른 기지국을 찾아 위치 정보를 갱신한다.  
 
기지국 접속기록은 휴대전화가 켜져 있을 때만 잡힌다. 만약 사용자가 자신의 동선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휴대전화 전원을 끄면 기지국과 교신하지 않아 아무 정보도 남지 않는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칩을 통한 위치 파악도 불가능하다.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는 GPS 칩이 아예 작동하지 않아서다.  

 
 
개천절 보수집회 포스터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개천절 보수집회 포스터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메르스·코로나로 기지국 정보 '사용자 동의' 없이 방역에 활용

통신사들은 기지국 접속정보를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사용자 동의 없이 방역 당국에 제출해왔다. 당시 보건 당국이 메르스 의심환자 동선을 신속하게 파악하지 못해 2·3차 감염으로 확산되자, 통신사로부터 기지국 접속 정보를 제출받아 감염병 의심환자를 찾아내는 데 이용하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과 2018년 두차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관리법)'을 개정해, 사용자 동의 없이 국민 생명과 안전에 관한 사안에 한해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활용할 근거를 마련했다. 
 
정부는 올초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감염병관리법을 한차례 더 개정했다. 위치정보 요청권자를 기존 보건복지부 장관에서 시·도지사 및 시장·군수·구청장까지 추가했다. 또 보건의료기관에도 감염병 의심자의 위치정보를 제공하게 했다. 메르스·코로나 사태 이전까지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본인 동의 없이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경기 성남시 서울 톨게이트 인근 건물 옥상에서 SK텔레콤 직원들이 기지국 점검을 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경기 성남시 서울 톨게이트 인근 건물 옥상에서 SK텔레콤 직원들이 기지국 점검을 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개인정보전문가협회장)는 "개천절에 실제로 휴대전화를 끈 시위대가 대규모로 집회를 연다면 참석자를 파악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감염병관리법에 따라 방역당국이 신용카드 결제정보 등도 활용할 수는 있으나, 인물과 장소를 특정하지 않은 채 모든 결제정보를 제출받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시위 주최측이 '폰끔 집회'를 예고한만큼, 법원은 8·15 집회와 달리 불허하거나 참석자 명단을 사전에 제출토록 하는 식의 '조건부 허가'를 하게 될 것"이라면서 "현실적으로는 집회 자체를 아예 금지하는 것만이 '폰끔 집회'에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통제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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