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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자료, 피고인에게 불리하다" 결심서 질문 쏟아낸 김경수 재판부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오는 11월 김경수(53)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겠다고 밝힌 재판부가 변론 종결을 앞두고 김 지사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3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재판장 함상훈)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함 재판장은 “재판부가 바뀐 이래로 전혀 피고인 이야기를 못 들었다”며 김 지사에게 물어볼 것이 있다고 운을 뗐다.

 

김경수, 드루킹 왜 계속 만났나

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와 ‘드루킹’ 김모씨 [뉴스1]

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와 ‘드루킹’ 김모씨 [뉴스1]

함 재판장은 김 지사에게 먼저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경공모는 댓글 조작혐의로 김 지사와 공모관계로 엮여있는 드루킹이 주축이 된 모임이다.  
 
김 지사는 “온라인 지지자들의 모임 중 변호사같은 전문직 회원도 있고, 정책을 매개로 활동하는 바람직한 모임이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함 재판장은 김 지사가 경공모측 인사들을 처음 만났을 때, 2017년 대선이 본격화됐을 때 등 시기를 구분 지어 이들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이 있는지 재차 물었다. 김 지사는 “오프라인 모임도 열심히 하는 온라인 모임 정도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앞선 대답과 별반 다를 것 없는 김 지사의 대답에 함 재판장은 “산채 사무실을 방문한 이후에도, 대선 이후에도 계속 드루킹과 만난 이유는 뭔지, 단순한 정치인과 지지자의 만남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냐”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가 드루킹에게 안희정 전 충남지사나 한모 전 보좌관 등을 소개해준 점 등을 언급하며 단순한 지지자와의 만남으로 볼 수 있는지 계속 물었다. 김 지사는 “경공모는 온라인 모임 중에서도 적극적으로 만나자고 하거나 요청이 많았던 모임”이라며 “서운하지 않게 관리해온 것”이라고 답했다. 
 

텔레그램 대화방, 왜 지웠나

함 재판장은 2018년 2월 9일 김 지사가 드루킹과의 텔레그램 대화방을 삭제한 이유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당시에는 ‘댓글알바’ 관련 보도가 나오기 시작한 때이다. 김 지사는 “지운 것이 아니라 (방을) 나온 것”이라며 “조사받을 때는 왜 삭제했는지 자체가 기억나지 않았고, 지금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이상한 사람이네’라는 생각으로 지우지 않았을까 추측한다”고 말했다.

 
함 재판장은 “당시 방송 뉴스 보도 직후 지운 건데, 기억을 못 할 영역은 아니다”라고 재차 물었다. 김 지사는 “해당 기사는 이 사건이 진행되며 조사 과정에서 제시받아 알게 된 것이지 그 당시에는 몰랐다”고 말했다. 텔레그램 방 삭제 이유와 댓글알바 관련 기사 보도의 관련성을 부인한 것이다.

 

조직 갖춘 드루킹 일당, 문제점 인식 못 했나

주심인 김민기 판사는 김 지사가 2017년 2월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온라인 댓글 부대’ 관련 질문에 대답한 내용을 들어 김 지사에게 질문했다.

 
당시 온라인 댓글 부대 관련 언급에 김 지사는 “SNS에서 댓글 올리는 분들이 조직을 갖고 지시하는 관계라면 자제를 하고 조심시켜 못 하게 할 수 있는 건데, 상식적으로 네티즌들이 그렇게 움직이는 것 아니라 자발적으로 하는 데 우리가 말릴 수 없지 않으냐”라는 취지로 답했다. 
 
김 판사는 “드루킹측도 당시 상당 기간 피고인에게 기사 보고를 보냈고, 조직을 갖춰 활동하고 있었는데 이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적 없냐”고 말했다. 김 지사는 “당시 악플 댓글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았나 싶고, 기본적으로는 인터넷 선거 운동이나 댓글ㆍ온라인 활동이 선거법 범위 안이라면 자발적인 건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재판장, “디지털 자료, 피고인에게 불리하다”

 '드루킹' 김동원 씨 일당 등에 대해 수사를 해온 허익범 특별검사가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지난 60일간 벌인 수사의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루킹' 김동원 씨 일당 등에 대해 수사를 해온 허익범 특별검사가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지난 60일간 벌인 수사의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판사의 질문 뒤 함 재판장은 “한 가지만 더 묻겠다”고 마지막 질문을 했다. 함 재판장은 “사람의 말이 다 허공에 흩어지지만, 시대가 많이 변해 디지털 증거가 남는다”고 말을 건넸다. 그러면서 “피고인과 드루킹 사이의 메신저에는 기사 주소를 보내면 드루킹이 ‘처리한다’고 답하고, 또 답이 오면 피고인이 ‘고맙습니다’라고 답하는 흔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함 재판장은 “드루킹의 조직은 상하관계가 명확하게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계급사회였고, 드루킹과 김 지사가 주고받은 디지털 자료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것이 꽤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질문했다.  
 
김 지사는 “특검 수사에서 있는 그대로 밝히고 수사에 성실히 임했다”면서도 “돌이켜보면 드루킹이 자신과 조직의 이익을 위해 저를 활용했다는 생각이 들어 대단히 불편하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자신이 드루킹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지사는 “제가 답장을 보내면 드루킹이 찍어서 (주변에) 자랑하고 그랬지 않았느냐”며 “읽었다는 표시를 하는 게 저의 최선의 성의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드루킹과의 연락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다. 오히려 김 지사는 “여러 가지 남은 기록은 드루킹이 저에게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대시했었다는 걸 증명하는 자료”라고 답했다.  
 
이날 특검은 김 지사에게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3년 6월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 6월을 구형했다. 1심 구형량보다 1년 늘어났다.  
 
김 지사는 1심에서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2년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1심서 법정 구속된 김 지사는 항소심에서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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