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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훈의 축구·공·감] 트로트 열풍이 한국 축구에 주는 교훈

만 9~12세 축구 꿈나무 대상 공개 오디션 프로젝트 ‘골든 일레븐’ 포스터 일부. [사진 tvN]

만 9~12세 축구 꿈나무 대상 공개 오디션 프로젝트 ‘골든 일레븐’ 포스터 일부. [사진 tvN]

1954년 3월7일과 14일, 일본 도쿄 메이지 진구 경기장에서 열린 1954 스위스월드컵 극동아시아 최종예선 한일전. 사상 첫 월드컵 본선행을 놓고 숙적 일본과 맞선 한국 축구대표팀 평균 연령은 32.9세였다. 40세 수비수 박규정 등 18명의 엔트리 중 7명이 35세가 넘었다. 당시 20대는 골키퍼 함흥철(24), 공격수 최광석(23), 성낙운(29) 등 세 명뿐이었다. 2년 전인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 대표팀 본선 엔트리 평균 연령(27.8세)보다 5살이 많았다. “지면 현해탄(대한해협)에 빠져 죽겠다”는 각오로 원정길에 오른 ‘태극 아재’들은 일본을 1승1무로 제치고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코로나로 대회 개최 어려운 상황
기회 사라지는 차세대 선수 걱정
축구협회 공개 오디션에 큰 기대

당시 한국은 왜 베테랑 중심으로 엔트리를 짰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젊은 선수가 없었다. 선수를 키울 기회도 여건도 부족했다. 한국전쟁의 상흔을 치유하기에도 벅찼던 시절, 대표팀 ‘세대교체’는 사치였을지 모른다.
 
최근 들어 60년 전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축구계 인사들을 종종 만난다. 코로나19 광풍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새 얼굴 발굴 기회마저 앗아가고 있어서다. 올림픽은 전 세계 23세 이하 선수 중 ‘차세대 스타’를 발굴하는 무대인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도쿄올림픽이 연기됐다. 내년 예정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7세 이하(U-17) 월드컵도 열릴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한국 축구의 미래세대가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스러질까 우려하는 이유다.
 
어떻게 하면 지금과 같은 미증유의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무엇보다 연령별 선수들에 대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때다. 파울루 벤투(51·포르투갈) A팀(성인대표팀) 감독부터 연령별 대표팀 감독까지, ‘젊은 피 육성’에 대한 큰 그림을 공유해야 한다. 올림픽, 월드컵 개최에 지금처럼 차질이 생겨도 선수들이 재능과 기량을 드러낼 ‘판’을 깔아주는 게 필요하다.
 
한국 가요계를 강타한 트로트 열풍이 한 가지 힌트가 될 수 있다. 한 종편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촉발한 트로트 인기는 가요계, 심지어 예능계 판도를 바꿨다. 오랜 기간 트로트는 태진아·송대관·주현미 등이 대표하고, 가요 무대를 통해서나 만나는 ‘구닥다리’로 여겨졌다. 상황이 달라졌다. 임영웅·송가인 등 새 얼굴이 수혈되면서 국민이 함께 즐기는 장르로 거듭났다. 13살(2007년생) 정동원은 향후 50년간 성인가요를 이끌 재목으로 주목받는다.
 
때마침 대한축구협회가 전국의 만 9~12세 축구 꿈나무 대상 공개 오디션 프로젝트(골든 일레븐)를 내놓는다고 한다. 공들여 준비한 이번 기획이 눈요깃거리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에 찾아낸 ‘흙 속 진주’가 체계적으로 관리받고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트로트가 그랬던 것처럼 축구도, 어려울수록 몸담고 있는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 방법을 찾아야 한다.
 
송지훈 축구팀장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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