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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터리 글로벌 1위 굳힌다···LG화학 이르면 연내 분할

LG화학이 내년 4월을 목표로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전지사업부문을 따로 떼어 분사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한다. 급속히 커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배터리 세계 1위’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전지 사업 극비리에 분사 재추진
배터리 부문 실적호조에 자신감
분사 뒤 상장으로 재원 마련 계획
기술격차 벌리는 데 집중투자 전망
LG화학 “주주가치 제고안 검토 중”

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분사를 두고 그룹 최고 경영진 레벨에서 논의를 거듭한 끝에 분사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분사 작업은 담당 팀을 통해 극비리에 추진중이며, 최근 LG화학 담당 임원에게 분사 후 인력계획 등이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변수가 생길 수 있지만 내부적으론 ‘늦어도 내년 4월, 이르면 연내 물적분할’을 목표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붐’ 속 분사 재추진  

LG화학의 배터리 분사설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지난해 말에는 전지사업 분사작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사내에 꾸려 올해 7월 분사 후 상장을 추진하기도 했다.〈중앙일보2019년12월24일자 경제3면
 
하지만 회사는 “각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없는지 고민하고 있다”(올해 2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며 분사 결정을 미뤄왔다. 그러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가 올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배터리 사업 분사와 관련해 사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다”라고 언급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LG화학?배터리사업?실적?전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LG화학?배터리사업?실적?전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분사 이슈에 대해 잘 아는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LG화학의 배터리 분사는 오래 논의해온 이슈지만 그동안은 들인 돈에 비해 수익도 안 나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기차에 대한 확신도 100% 안 서지, 코로나까지 터지지, 여러 가지로 장애물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구조적인 흑자 국면에 접어들었고,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확신하게 된 만큼 분사시 부작용을 우려하는 내부 반대보다 분사 후 상장을 해서 얻는 이익이 더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수조원 투자재원 확보 시급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분사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상장(IPO)를 통한 투자자금 확보다. LG화학이 현재의 배터리 ‘왕좌’ 자리를 지키면서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에 맞춰 물량을 늘리고 중국 등 경쟁자와 기술격차를 벌이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LG화학은 올 들어 7월까지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25.1%)를 기록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LG화학이 수주받은 물량만 소화하려고 해도 (생산) 캐파를 늘려야 하고, 여기에 수조원이 들어갈 것”이라며 “이 재원을 마련하려면 상장해서 투자를 받는 게 가장 확실하다”고 말했다.  
메리 바라(왼쪽) GM CEO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양사는 2019년 12월 5일 미국 미시간주 GM 글로벌테크센터에서이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GM

메리 바라(왼쪽) GM CEO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양사는 2019년 12월 5일 미국 미시간주 GM 글로벌테크센터에서이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GM

현재 LG화학은 전기차 1위인 미국 테슬라를 비롯해 폴크스바겐·현대자동차·BMW·제너럴모터스(GM)·벤츠·포르쉐·포드 등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이들이 지속적으로 전기차 생산을 늘리면서 LG화학의 배터리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미 회사는 코로나19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2조원의 설비 투자를 집행했는데 이 중 절반이 전기차용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시장에서도 삼성SDI는 ‘배터리주’인데, LG화학은 ‘화학주’로 분리돼 있다. 석유화학 등 다른 사업과 합쳐져 있으면 투자 배분 자체가 어렵다”며 “배터리 역량과 회사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분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잘 나가는 배터리 ‘상장 타이밍’

실제 올 상반기 기준 전지사업은 LG화학 자산 중 38.2%를 차지해 과거 주요 사업이었던 석유화학(28.6%)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무엇보다 2000년 사업 진출 이후 적자 또는 ‘반짝 흑자’에 그쳤던 배터리 사업 실적이 올 2분기 흑자를 내면서 반석 위에 올랐다. 차동석 CFO는 “3분기에도 배터리 부문이 큰 폭으로 성장하며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상장 여건도 우호적이다. 부동산 등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가운데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등 유망 업종 기업들의 공모주 청약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LG화학 역시 지난 3월 23만원이었던 주가가 최근 70만원대를 훌쩍 넘었는데, 하나금융투자는 지난달 27일 처음으로 LG화학 목표 주가를 100만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분사설과 관련한 중앙일보 질문에 LG화학 측은 “어떻게 하면 주주가치를 제고할지 여러 방안을 검토중이며, 구체적인 계획과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만 답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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