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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해마다 초수퍼 예산…남은 건 나랏빚 폭탄

2년 후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넘어서고, 4년 후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60%에 육박한다. 국민 한 사람이 짊어져야 하는 나랏빚도 2022년 2000만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정부 내년 예산 8.5% 늘려 556조
국가채무 2년 뒤엔 1000조 돌파
재정 대책 없어 남미처럼 참사 우려
전문가 “결국 증세, 국민들 부담”

국가빚 8년 만에 두 배로 늘지만
정부, 어떻게 줄일지 계획은 없어
피치 “채무비율 46%까지 높아지면
국가신용등급 하방 압력으로 작용”

정부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인 556조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역대 정부가 미래 세대를 위해 어렵게 지켜 온 나랏빚 관리의 마지노선을 무너뜨린 ‘재정 참사’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올해 본예산보다 43조5000억원(8.5%) 늘어난 555조8000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올해 1~3차 추가경정예산을 더한 액수(546조9000억원)보다 약 9조원이 더 많은 초대형 예산이다. 불과 12년 전인 2009년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이기도 하다. 보건·복지·고용 분야에 200조원을 쓰고, 현 정부 대표 사업인 한국판 뉴딜에 21조원을 쏟아붓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 회복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담아 감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확장적 기조로 편성했다”고 말했다.
 
연도별 예산안.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연도별 예산안.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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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날 정부가 확정한 ‘2020~ 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은 재정지출이 ‘감내 가능한’ 수준인지를 의심케 한다. 올해 839조4000억원인 국가채무는 현 정부 마지막 해인 2022년 1070조3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2014년 500조원을 넘어선 국가채무가 불과 8년 만에 두 배로 불어난다. 이전 정부로부터 660조2000억원(2017년)의 빚을 물려받은 문재인 정부는 1000조원 이상의 빚을 다음 정부에 넘겨준다. 과거 어느 시기에도 이렇게 빠른 속도로 빚을 늘린 정부는 없었다. 이대로 가면 2024년 국가채무는 1327조원으로 치솟는다.
 
이런 국가채무 증가 상황은 국제금융계가 경고하는 수준을 뛰어넘는다. 지난 2월 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는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이 2023년 46%까지 높아질 경우 국가 신용등급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피치의 경고보다 2년 앞선 바로 내년에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46.7%로 올라서고, 2022년 50%를 돌파한다(50.9%).  
  
문 정부 출범 때 36% 국가채무비율, 마칠 땐 50% 넘는다
 
이 비율은 앞으로 4년 후인 2024년엔 58.3%가 된다. 연간 경제 규모의 60%에 근접하는 나랏빚을 지게 된다. 국가채무비율 60% 선은 1991년 유럽연합(EU)이 출범하며 만든 협약을 기초로 해 재정준칙으로 명문화됐다. 2008년 금융위기 등으로 지키지 못하는 나라가 늘었으나, 이 수준을 넘긴 유럽 국가는 재정위기설에 휘말리곤 했다. 복지 선진국마저 두려워하는 수치라는 의미다.
 
연도별 국가채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연도별 국가채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동안 국가채무 비율 40%대는 정부가 지켜내야 할 재정 마지노선 역할을 했다.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국가채무 비율은 36%로 안정적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5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가채무 비율을 40% 안팎으로 관리하겠다”는 홍 부총리의 발표를 두고 문 대통령이 “우리나라만 40%가 마지노선인 근거가 뭡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 반문은 재정 마지노선을 무너뜨리는 신호탄이 됐다.
 
정부의 재정 계획이 현실을 무시한 낙관론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당장 경상성장률만 해도 정부는 올해와 내년 각각 0.6%, 4.8%를 기록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 아래 예산안과 재정운용계획을 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한국은행마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예상치를 -1.3%, 2.8%로 내려잡은 것과 정반대다. 향후 국가채무 증가세가 정부 예측보다 훨씬 빨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기재부도 이를 인정한다. 안일환 기재부 2차관은 “올해 경상성장률이 하락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작 정부가 발표한 국가재정운용계획 안엔 국가채무 비율을 “50%대 후반으로 관리한다”는 목표만 있을 뿐 ‘어떻게’는 공란이나 마찬가지다. 나랏빚을 어떻게 줄이고 통제할지에 대한 분명한 계획이 없는 것이다. 정부는 국가채무나 재정적자 관리를 위한 재정준칙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국가채무 비율 60% 도달을 예고한 상황에서 뒤늦게 만들어질 재정준칙이 어떤 내용일지, 제대로 효과를 낼지는 물음표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올해에 이어 내년도 경기 불황이 예상돼 정부가 지출 증가율을 높게 가져가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이전 3년간 지출을 지나치게 확대하면서 재정 여력을 고갈시킨 게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코로나19 확산이란 특수 상황에서 정부 말고는 나설 수 있는 경제 주체가 없는 상황이지만 지금까지 정부의 잘못된 예산 편성으로 재정 여력까지 바닥”이라며 “한정된 재원을 무너진 경제 구조를 복원시키는 데 배정해야 하는데 또다시 다음 선거를 고려해 외형적인 일자리 수만 늘리는 일회성·소모성 예산에 편중하며 재정을 계속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내년에는 서울시장 등 재·보궐 선거가, 2022년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김동원 전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재정 건전성을 훼손해 가며 추진하는 재정 주도 성장은 한계가 분명하다”며 “정부 지출이 커지면 결국 조세를 더 걷어야 하고, 이미 악화한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는 더 위축되는 악순환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가채무로 부도가 난) 남미의 얘기가 남의 일이 아니다”며 “임기 내에 단기 성과를 올리는 데만 치중하는 ‘재정의 정치화’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조현숙·임성빈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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