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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폭 줄이자 차 판매 뚝…“개소세 아예 없애자” 폐지론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폭이 7월부터 줄어들면서 판매량이 감소했다. 개소세 인하는 미래 소비를 앞당겨쓰는 것일 뿐, 소비를 늘리지는 못한다. 이참에 승용차를 사치품 취급하는 개소세를 없애거나 부과 대상을 가격이나 연비를 기준으로 지금보다 좁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폭이 7월부터 줄어들면서 판매량이 감소했다. 개소세 인하는 미래 소비를 앞당겨쓰는 것일 뿐, 소비를 늘리지는 못한다. 이참에 승용차를 사치품 취급하는 개소세를 없애거나 부과 대상을 가격이나 연비를 기준으로 지금보다 좁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기아차는 지난달 국내 판매 3만8463대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4만3362대)보다 11.3% 감소했다고 1일 공시했다. 완성차 5사의 지난달 내수 판매를 합치면 11만194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줄었다.
 

차가 필수품 됐는데 사치품 취급
툭하면 인하에 기간·혜택 고무줄
외국엔 없는 제도, 일본의 2배 세금
한경연 “또 내리겠지, 소비만 왜곡”

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는 94만451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88만6172대)보다 판매 실적이 좋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고공행진을 하던 자동차 내수 판매가 지난달 한풀 꺾인 것이다.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내건 개별소비세 인하 폭이 7월부터 70%에서 30%로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쳤다.
 
개소세 인하 당시에도 소비 진작 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있었다. 미래의 소비를 당겨쓰는 효과만 있어 결국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격이라는 지적이었다. 이번엔 자동차 개소세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주요국 가운데 한국에만 있는 세금인 데다인하 폭이나 기간이 오락가락 일관성이 없어 소비자 혼란만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1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올해까지 총 5차례 자동차 개소세 인하정책을 실시했다. 모두 경기 활성화라는 공통적인 목적을 가졌지만 언제 시작해 언제 끝날지, 얼마나 깎아줄지 소비자 입장에서는 예측이 어렵다.
 
자동차 개별소비세율 인하정책 현황

자동차 개별소비세율 인하정책 현황

일례로 정부는 글로벌경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이유로 지난해 내내 자동차 개소세를 30% 깎아주다가 올해 1월1일부터 할인을 없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다시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70%, 7월부터 연말까지 30% 깎아주기로 했다. 결국 올해 1~2월 자동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불과 한두 달 차이로 남보다 훨씬 많은 세금을 낸 셈이다.
 
임동원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한시적인 개소세 인하가 끝나더라도 나중에 또 내릴 수 있다는 사회 인식이 형성된다면 정상적인 소비 행위가 일어나기 어렵고 정책 효과도 희석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관성없는 인하 정책 때문에 소비자 간 조세불평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자동차 개소세는 외국에서 사례를 찾기 어려운 세금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의 경우 차를 살 때 별도의 개소세 없이 부가가치세와 등록세를 내게 한다. 일본은 아예 지난해 10월부터 취득세 대신 자동차 연비에 따라 세율을 0~3%로 차등화한 환경성능 비율세를 도입했다.
 
반면 한국은 차 한 대를 사려면 개소세 5%, 교육세 1.5%, 부가가치세 10%, 취득세 7% 등이 부과된다. 연비 15㎞/L의 경차가 아닌 2000만원짜리 승용차를 살 경우 일본에선 266만원을 내면 되지만, 한국에선 2배에 가까운 507만100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임 위원은 “우리나라는 자동차 취득에 대해 부가가치세 10%와 개소세 5%가 이중과세되고 있어 세금이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원래 개별소비세의 전신은 사치품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1977년 만든 특별소비세였다. 2020년 5월 현재 국내에 등록된 자동차는 2393만대로, 단순히 계산하면 인구 약 5178만명 중 절반에 가까운 46.2%가 차를 가지고 있다. 자동차 소비가 왜 ‘특별’하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자동차는 이제 사치품이 아닌 국민생활 필수품이 됐기 때문이다. 한경연은 세수 확보를 위해 자동차 개소세를 유지해야 한다면 사치성 물품인지, 연비가 어떻게 되는지 등이 기준이 돼야 타당하다고 제안했다.
 
이소아·김영주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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