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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쓰면 중금속 녹아나온다고? 태양광 패널 '괴담'의 진실

세종시 중앙공원과 국립세종수목원 주차장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 '태양광 발전'은 거대한 패널이 늘어선 모습으로 주로 인식되지만, 사실 태양광 패널을 뜯어보면 '핵심'이 되는 부분은 과자보다 얇다. '거대한 패널'을 눈 앞으로 끌어내려 샅샅이 뜯어봤다. 사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제공. 연합뉴스

세종시 중앙공원과 국립세종수목원 주차장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 '태양광 발전'은 거대한 패널이 늘어선 모습으로 주로 인식되지만, 사실 태양광 패널을 뜯어보면 '핵심'이 되는 부분은 과자보다 얇다. '거대한 패널'을 눈 앞으로 끌어내려 샅샅이 뜯어봤다. 사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제공. 연합뉴스

 
지난달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일부 태양광 시설이 훼손되자, 일각에선 ‘복구가 불가능한 패널은 독성 쓰레기가 돼 땅에 묻힐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또한 ‘태양광 패널엔 납ㆍ수은과 같은 중금속이 많아’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고 인체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됐다. 

[클린에너지 패러독스, 팩트로 푼다]
⑤ 태양광 패널의 '중금속 괴담'

 
이들의 주장처럼 태양광 패널은 '중금속 덩어리'일까. 오랜 기간 사용한 태양광 패널에선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나올까.
 
이런 물음에 답하기 위해 기자가 직접 전문가 등의 도움을 얻어 태양광 패널을 뜯고 구성물을 확인했다. 아울러 태양광 패널 주변의 토양을 채취해 전문 기관에 오염도 분석을 의뢰했다.
 

①태양광 패널, 중금속 덩어리야?

태양광 패널 시장이 커지고 보급화되면서, 생산‧운영 과정의 편의와 효율을 위해 패널의 크기도 자연스럽게 규격화됐다. 최근 생산되는 패널은 사각 형태의 셀(cell)을 6x10 혹은 6 x12 규격으로 붙여 만든다. 김정연 기자

태양광 패널 시장이 커지고 보급화되면서, 생산‧운영 과정의 편의와 효율을 위해 패널의 크기도 자연스럽게 규격화됐다. 최근 생산되는 패널은 사각 형태의 셀(cell)을 6x10 혹은 6 x12 규격으로 붙여 만든다. 김정연 기자

 
실제로 태양광 패널 내부를 살펴보니 구조가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태양광 패널은 패널의 바탕을 이루는 ‘백시트’(배경지), 태양빛을 흡수해 전기로 전환하는 ‘셀(cell)’, 셀 위를 덮는 유리, 전체 틀을 잡는 알루미늄 틀 등으로 구성된다.  
 
간략하게 말해 크고 두꺼운 종이 위에 전기를 만드는 실리콘 셀과 금속선을 촘촘하게 붙이고, 그 위를 두꺼운 유리로 덮어 보호하는 구조다. 패널 뒤편엔 생산한 전기를 한 곳으로 모으는 정션박스(Junction box)가 있다.
 
 
태양광 패널 앞면에서 생성한 전류를 뒤쪽에 붙은 '정션박스'에서 모아서 중앙으로 내보낸다. 김정연 기자

태양광 패널 앞면에서 생성한 전류를 뒤쪽에 붙은 '정션박스'에서 모아서 중앙으로 내보낸다. 김정연 기자

태양광 패널 테두리를 감싸는 알루미늄 틀. 김정연 기자

태양광 패널 테두리를 감싸는 알루미늄 틀. 김정연 기자

 
태양광 패널의 알루미늄 틀을 뜯어내고 옆면에서 본 모습. 7㎜정도 두께의 유리가 흰색 판(백시트)에 붙어있다. 태양광 패널의 핵심인 '셀'은 유리와 백시트 사이에 끼인 형태다. 김정연 기자

태양광 패널의 알루미늄 틀을 뜯어내고 옆면에서 본 모습. 7㎜정도 두께의 유리가 흰색 판(백시트)에 붙어있다. 태양광 패널의 핵심인 '셀'은 유리와 백시트 사이에 끼인 형태다. 김정연 기자

 
패널 한 장(약 22㎏)은 혼자 들 수 없을 만큼 크고 무겁다. 대부분 규격화된 최근의 패널은 가로 2m×세로 1.2m, 혹은 가로 2.4m×세로 1.2m 크기다. 강화유리(17~18㎏)가 무게의 약 80%, 알루미늄 틀이 무게의 약 5%를 차지한다. 실제로 태양광을 전기로 바꾸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셀과 고정용 백시트는 전체 무게의 15%에 불과하다.
 
셀은 실리콘ㆍ구리ㆍ은으로 구성된다. 태양빛이 파란색의 실리콘에 닿으면 실리콘의 전하를 이동시키면서 미세한 전기를 발생시킨다. 이렇게 생성된 전기가 은으로 된 얇은 선을 따라 모이고, 굵은 구리 전선으로 타고 정션박스를 통해 나간다. 정션박스는 플라스틱 케이스와 내부의 전기회로로 구성된다.
 
⇒ '태양광 패널은 중금속 덩어리' : 사실이 아니다.
 
  
태양광 패널의 핵심인 '셀(cell)'을 가까이에서 본 모습. 사진은 제조 과정에서 오차가 생겨 폐기한 셀이다. 파란 실리콘 사이사이 얇게 박혀있는 은 도선을 통해 전류가 모인다. 실리콘 셀 자체의 두께는 1㎜도 채 되지 않고, 손으로도 쉽게 부술 수 있을 만큼 약하다. 그래서 약한 셀을 두껍게 덮는 강화유리와 테두리를 고정하는 알루미늄 틀이 태양광 패널 무게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김정연 기자

태양광 패널의 핵심인 '셀(cell)'을 가까이에서 본 모습. 사진은 제조 과정에서 오차가 생겨 폐기한 셀이다. 파란 실리콘 사이사이 얇게 박혀있는 은 도선을 통해 전류가 모인다. 실리콘 셀 자체의 두께는 1㎜도 채 되지 않고, 손으로도 쉽게 부술 수 있을 만큼 약하다. 그래서 약한 셀을 두껍게 덮는 강화유리와 테두리를 고정하는 알루미늄 틀이 태양광 패널 무게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김정연 기자

 
 

② '폐패널은 재활용 안되는 산업쓰레기'라고?

 
이론상으론 정션박스의 플라스틱을 빼면 모두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다. 태양광 패널을 재활용하는 데 관건은 무게의 80%를 차지하는 유리다. 유리에 붙은 금속을 제대로 분리하면 거의 100% 재활용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아직 분리 기술이 완벽하지 않은 건 사실이다. 분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재활용 품질이 떨어져 재활용업체에서 받아주지 않는다. 섞인 채 배출되면 폐기물로 처리해야 한다.
 
 
태양광 패널의 앞면을 덮고 있는 유리가 전체 패널 무게의 70%를 차지하고, 재활용의 핵심이다. 사진은 패널을 분쇄해 유리만 골라낸 모습. 유리 중간중간 섞여있는 태양광 셀(cell)이 거뭇거뭇하게 보인다. 유리와 셀 분리가 더 완벽하게 될수록 패널의 재활용률도 높아진다. 현재는 유리의 30% 정도는 셀에 붙어서 재활용이 어렵고, 70%정도 재활용이 가능하다. 김정연 기자

태양광 패널의 앞면을 덮고 있는 유리가 전체 패널 무게의 70%를 차지하고, 재활용의 핵심이다. 사진은 패널을 분쇄해 유리만 골라낸 모습. 유리 중간중간 섞여있는 태양광 셀(cell)이 거뭇거뭇하게 보인다. 유리와 셀 분리가 더 완벽하게 될수록 패널의 재활용률도 높아진다. 현재는 유리의 30% 정도는 셀에 붙어서 재활용이 어렵고, 70%정도 재활용이 가능하다. 김정연 기자

 

수년 전까지 ‘폐(廢)패널’을 분리할 기술이 없었을 때는 폐기물 배출 기준도 따로 마련돼있지 않아 일반 사업장폐기물처럼 매립하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한다. 한국환경정책ㆍ평가연구원(KEI)에 따르면 2017년 17톤, 2020년 191톤인 폐패널 발생량은 태양광 발전의 확대로 2023년 9665톤까지 급증한다.  
 
특히 2000년대 초반 전국적으로 설치된 태양광 패널들의 사용 연한(20~25년)이 다가오면서 폐패널을 적절하게 처리할 필요성이 커졌다. 환경부는 2023년부터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폐패널에 도입해, 생산자가 폐기물을 회수해 재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폐패널 분리 작업은 소수의 민간업체에서 한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충북테크노파크에서도 재활용을 할 예정이다. 폐 패널을 조각 내 무게 차이로 성분을 분리하고, 알칼리 용액에 실리콘을 녹이거나 열처리를 통해 유리와 금속을 분리하기도 한다. 현재 기술로 유리와 금속의 분리율은 70% 정도다. 
 
⇒ '폐 패널은 산업쓰레기' : 사실이 아님. 각 성분을 분리하기만 한다면 모두 재활용 할 수 있는 '재활용품'이다.
  
태양광 패널 용출 실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태양광 패널 용출 실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③패널을 오래 쓰면 중금속이 녹아나온다고?

 
산사태 등 자연재해로 태양광 패널이 깨지거나, 장시간 비에 노출되면 유해물질이 새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셀과 백시트, 셀과 유리 사이는 EVA 접착제(목공용 풀과 같은 성분)로 단단히 붙이는데, 이 접착제가 셀을 코팅하듯 덮기 때문에 외부 충격으로 유리판이나 백시트가 파손되더라도 외부에서 물이 들어가거나, 셀 내부의 물질이 녹아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지난 2018년 KEI 과제로 진행된〈태양광 폐패널의 관리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에서 국내 폐패널 4종에 대해 용출실험을 진행했는데, 이 실험의 결과가 종종 ‘중금속 유출’의 근거로 제시된다.
 
해당 연구는 국내 폐패널을 작은 조각으로 분쇄한 뒤(2㎜×2㎜), 폐기물 공정시험 과정과 유사한 용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7개 중금속 중 납과 비소, 크롬이 일부 검출됐다. 하지만 지정폐기물 기준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였다. 패널 자체의 금속 함량을 분석한 결과에선 구리, 납, 크롬 함유량이 많았다. 하지만 함유량은 많지만 용출량은 여느 지정폐기물보다 적었다. 구리는 패널에 포함된 전선의 성분이고, 납은 선들을 땜질하는 과정에서 미량 포함된다.
 
태양광 패널 함량 분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태양광 패널 함량 분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후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KEITI)이 작성한〈사용후 태양광 모듈 ERR과 태양광 기업 최신 동향〉에 따르면 태양광 업계 측은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에서 모두 용출검사를 받고 제작된 태양광 모듈이고, 완제품을 가지고 시험했을 때 생태계에 전혀 악영향이 없다”고 반박했다.
 
태양광 패널의 구성성분, 혹은 용출성분에 대한 실험을 진행한 논문이 거의 없어 앞에서 언급한 논문이 자주 인용된다. 하지만 실험의 적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태양광 패널의 구성 재료로 보아 비소와 수은이 나올 항목이 없는데도 용출 실험에서 검출된 점, 패널에 다량 포함된 구리는 용출되지 않고 납만 용출된 점도 실험상의 오차일 가능성 등이 지적된다. 
 
실제로 태양광 패널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는 국책연구기관의 복수의 관계자들은 "당시 실험을 재연할 수 없지만, 샘플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거나 이물질이 섞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의 태양광 패널 재활용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재차 진행한 비공개 실험에서도 구리와 납 외의 금속 용출은 없었다.
 
2018년 연구에 참여했던 한 연구자는 이에 대해 "당시 태양광 폐 패널에 대한 기초 자료도 없었기 때문에, 기초 현황 파악 차원에서 랜덤한 샘플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이라며 "이후 태양광 패널의 성능이나 제조기술이 많이 발달했기 때문에, 당시 실험에 사용된 패널이 현재 만들어지거나 사용되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에서 사용한 패널들은 재활용 업체 혹은 연구실에서 무작위로 선택해 가져왔기 때문에, 각 패널의 제조사 등은 확인이 불가능하다.  
 
강북구 한 주택 지붕에 10년간 설치돼있던 태양광 패널에 비가 내릴 때 물이 떨어지는 지점에서 흙을 채취해 중금속 검사를 의뢰했다. 김정연 기자

강북구 한 주택 지붕에 10년간 설치돼있던 태양광 패널에 비가 내릴 때 물이 떨어지는 지점에서 흙을 채취해 중금속 검사를 의뢰했다. 김정연 기자

 
그렇다면 실제 사용환경에서 태양광 패널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기자는 서울 강북구의 한 주택 지붕에 10년째 설치된 태양광 패널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모이는 곳의 흙을 채취했다. 나무와 풀이 무성히 자라고 있는 집 마당이다.
 
태양광 패널 토양 분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태양광 패널 토양 분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렇게 채취한 토양을 사설검사기관인 (재)한국환경산업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앞선 연구에서 함량분석ㆍ용출시험에서 검출됐던 중금속 모두 토양검사에선 기준치 이하로 검출됐다. 
 
10년을 사용하며 패널에서 유출되는 중금속으로 인한 영향은 거의 없었다. 다만 아연과 니켈이 일반 생활시설의 토양 기준보다 조금 높게 나왔다. 검사기관 관계자는 "아연과 니켈은 금속 도금에 가장 많이 쓰이는 물질로, 태양광 패널 자체가 아니라 패널을 고정한 시설, 혹은 해당 주택의 지붕 합판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패널에서 중금속이 녹아나온다' : 사실이 아니다. 접착제가 셀을 감싸고 있어 중금속이 녹아나올 틈이 없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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