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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는 가도 '아베노믹스'는 남는다…후임은 '흙수저' 스가 유력

지난 28일 아베 신조 총리의 총리직 사퇴 발표를 TV로 보는 도쿄 시민들. EPA=연합뉴스

지난 28일 아베 신조 총리의 총리직 사퇴 발표를 TV로 보는 도쿄 시민들. EPA=연합뉴스

 

“아베노믹스의 성과는 영국의 마거릿 대처,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이 일군 성취와 비견될만하다.”

 
모건 스탠리의 아시아 전략분석가인 조너선 가너가 낸 보고서 내용이다. 지난 28일 사임을 발표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경제 정책에는 후한 점수를 줬다. 긴축 재정과 노동 개혁으로 ‘유럽의 병자(病者)’로 불렸던 영국을 장기 불황에서 건져낸 대처 총리와 비슷하다고 호평한 것이다.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로 회자되는 레이건 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아베노믹스'를 같은 반열에 놓았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2기 정권을 시작하면서 경제정책을 ‘세 개의 화살’로 요약했다. 사무라이가 “화살 한 개는 쉽게 부러지지만, 세 개를 한꺼번에 쏘면 쉽게 부러뜨릴 수 없다”고 말했다는 일화를 언급하면서다. 대담한 양적완화(QE)와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한다는 게 아베의 화살 세 개였다. 
 
활시위를 당길 인물로 충직한 경제관료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를 일본은행(BoJ) 총재로 앉혔다. ‘잃어버린 20년’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장기불황을 세 개의 화살로 타파하겠다는 의지였다. 
 
경제 회복을 주요 목표로 삼았던 아베가 2기 집권 2년차였던 2013년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나의 아베노믹스에 투자하라”고 말했던 건 유명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이 지난 29일 그의 사임 소식을 다루며 당시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아베 총리가 2013년 12월31일 도쿄증권거래소를 방문해 그해 마지막 장 마감 이후 박수를 치고 있다. [중앙포토]

아베 총리가 2013년 12월31일 도쿄증권거래소를 방문해 그해 마지막 장 마감 이후 박수를 치고 있다. [중앙포토]

아베노믹스를 둘러싼 논란에도 아베가 쏜 세 개의 화살로 일본 경제는 회복 곡선을 그렸다. 8년 8개월에 걸친 아베의 재임 기간 중 도쿄 증시는 두 배가량 성장했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집계하는 토픽스(TOPIX) 지수는 아베 2기가 시작될 때쯤엔 800선이었으나 31일에는 1618.18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경제신문(日經ㆍ닛케이)신문이 집계하는 닛케이지수와 함께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지수다. 도쿄증권거래소 1부 시장에 상장된 모든 종목을 대상으로 산출한다.   
아베 총리는 이 '잃어버린 20년'을 끝내겠다며 아베노믹스를 주창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아베 총리는 이 '잃어버린 20년'을 끝내겠다며 아베노믹스를 주창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외국인 투자도 늘었다. FT는 “아베 2기 집권 이후 25조엔(약 280조원)의 외국 투자자본이 일본으로 몰렸다”며 “전 세계 투자자들은 아베노믹스의 설계자인 아베 총리의 사임을 슬퍼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에 대한 평가에 박한 쪽은 국내다. 닛케이는 31일 온라인 경제 톱기사로 “아베노믹스가 동력을 잃었다”며 “최장기 집권에도 (아베가) 경제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2기 취임 전 492조엔이었던 국내총생산(GDP)을 2020년에 600조엔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현재 GDP 규모가 506조엔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닛케이는 별도 기사에서 “아베노믹스가 남긴 미완의 과제로 인해 위기 상황이 계속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화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재정 지출과 양적완화에 기대는 양상이 이어질 듯하다”고 전망했다.  
 

아베노믹스 시즌2 개막  

 
아베 총리는 물러났지만 그가 남긴 '세 개의 화살'은 유효한 수단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시장이 크게 흔들리지 않은 이유다.
 
아베 총리 사임이 발표된 28일 도쿄 닛케이지수 전광판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Xinhua=연합뉴스

아베 총리 사임이 발표된 28일 도쿄 닛케이지수 전광판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Xinhua=연합뉴스

'포스트 아베노믹스'엔 아베의 그림자가 짙을 전망이다. FT는 “아베 총리 이후 일본 정치에서 리더를 노리는 이들에겐 경제가 중요해졌다”며 “아베의 후임은 아베노믹스 기조를 더욱 충실히 따를 것으로 보이며, 아베노믹스2.0 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베노믹스 2.0 시대를 이끌 차기 총리로는 세 명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가장 유력한 인물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다. 아베의 ‘영원한 2인자’로 불리며 내정 전반을 관장하는 관방장관으로 일해왔다.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자유민주당) 간사장의 강력 지원을 받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 출신의 정치 비평가인 다카하시 고스케(高橋浩祐)는 “스가가 (총리가)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스가는 경제의 중요성을 성장기에서부터 뼈저리게 느낀 인물이다.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건설회사 현장과 포장용 상자를 제작하는 공장에서 일한 적도 있다. 
아베 총리 후임 후보군. 왼쪽부터 고노 다로 현 방위상,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AFP=연합뉴스

아베 총리 후임 후보군. 왼쪽부터 고노 다로 현 방위상,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AFP=연합뉴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외무상(외교장관)은 자유민주당(자민당)의 핵심 실세인 정조회장을 맡고 있다. 총리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도 아베와 선명하게 각을 세워왔지만, 경제 정책에 있어선 아베노믹스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두 명은 모두 금융계에서 근무하다 정계에 입문했다. 기시다 전 외무상은 장기신용금고(현재 폐업)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은 미쓰이(三井)은행에서 근무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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