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블랙팬서' 보스만 2년전 투병중 졸업축사 "실패 길 택하세요"

2018년 5월12일(현지시간) 모교인 워싱턴 하워드대에서 졸업 축사를 마치고 영화 '블랙팬서'의 트레이드마크인 "와칸다 포에버"를 변형한 "하워드 포에버"를 선사하고 있는 배우 채드윅 보스만. 2016년 대장암을 선고받고 비공개적으로 투병해오다 지난 28일 사망했다. [사진 영상 캡처]

2018년 5월12일(현지시간) 모교인 워싱턴 하워드대에서 졸업 축사를 마치고 영화 '블랙팬서'의 트레이드마크인 "와칸다 포에버"를 변형한 "하워드 포에버"를 선사하고 있는 배우 채드윅 보스만. 2016년 대장암을 선고받고 비공개적으로 투병해오다 지난 28일 사망했다. [사진 영상 캡처]

 
“젊고 재능있는 흑인으로서 그 능력을 아이들이 우러러볼 만한 영웅이 되는 데 사용했고, 그 모든 걸 고통 속에서 해냈다.”(버락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

2018년 투병 중에도 하워드대 축사
"직업·커리어보다 목적 먼저 찾으라"
오바마 전 대통령 등 추모 이어져

“역대 가장 위대한 배우 중 하나, 당신의 위대함은 이제 시작됐을 뿐이었다.”(배우 마크 러펄로)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자택에서 44세를 일기로 사망한 ‘블랙팬서’ 주역 채드윅 보스만에 대해 각계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절정을 향해가던 재능 있는 배우의 상실일 뿐 아니라 다수의 실존 흑인을 연기했던 그가 영화계를 넘어 흑인사회에 남긴 족적이 크기 때문이다. 보스만이 생전 마지막으로 올린 트윗 역시 미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민주당)을 축하하는 내용이었다.
배우 채드윅 보스만의 사망을 기리며 자동차 경주 F1 챔피언 루이스 해밀턴이 자신의 트위터에 "와칸다 포에버" 포즈를 올린 모습. 아프리카계 혼혈 영국인인 그는 최근 자신의 대회 우승을 "채드윅에게 바치고 싶다"며 "그는 젊은 흑인 남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었고 그들에게 우러러볼 만한 진짜 수퍼히어로가 돼줬다"고 적었다. [사진 트위터 캡처]

배우 채드윅 보스만의 사망을 기리며 자동차 경주 F1 챔피언 루이스 해밀턴이 자신의 트위터에 "와칸다 포에버" 포즈를 올린 모습. 아프리카계 혼혈 영국인인 그는 최근 자신의 대회 우승을 "채드윅에게 바치고 싶다"며 "그는 젊은 흑인 남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었고 그들에게 우러러볼 만한 진짜 수퍼히어로가 돼줬다"고 적었다. [사진 트위터 캡처]

 
국내에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어벤져스 시리즈의 흑인 히어로 블랙팬서로 주로 알려져 있지만 미국 사회가 앞서 주목한 그의 연기 이력은 따로 있다. 2013년 영화 ‘42’에서 메이저리그 최초 흑인 야구 선수 재키 로빈슨 역을, 2017년엔 미국 최초의 아프리카계 흑인 대법관이었던 서드굿 마셜의 실화를 다룬 영화 ‘마셜’에서 타이틀롤을 맡았다. 소울 음악의 대부였던 천재 뮤지션 제임스 브라운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제임스 브라운(Get on Up, 2014)’도 그가 주연했다. 그리고 아프리카에 위치한 가상의 최첨단 문명국가 와칸다의 국왕 티찰라(‘블랙팬서’ 등 어벤져스 시리즈)까지 그가 연기한 캐릭터는 모두 기존 할리우드 관습을 넘어선 복합적이고 진취적인 흑인 상을 보였다.  
2018년 아카데미상 시상식장에서 '와칸다 포에버' 포즈를 취하는 채드윅 보스만. 영화 '블랙팬서'로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AP=연합뉴스]

2018년 아카데미상 시상식장에서 '와칸다 포에버' 포즈를 취하는 채드윅 보스만. 영화 '블랙팬서'로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AP=연합뉴스]

 
그가 2018년 모교인 하워드대에서 남긴 졸업 축사에 그 같은 연기 경력을 회고한 대목이 재조명되고 있다. 생전 공개하진 않았지만 보스만은 2016년 대장암 3기를 진단 받아 이때도 이미 투병 중이었다. CNN은 29일 당시 축사 영상을 소개하면서 “이미 목숨을 건 싸움 중에 목적을 찾고 진실함에 힘쓰라는 그의 격려가 더욱 무게를 더한다”고 했다.  
 
노스웨스트 워싱턴에 자리한 하워드대는 유서 깊은 흑인 명문 사립대로서 보스만은 2000년 이곳을 졸업했다. 제150회 학위수여식을 맞아 모교를 찾은 그는 학창시절 받은 교육에 감사를 표하고 최근 학생들의 학내 투쟁에 의미를 부여한 뒤 연기 초창기 에피소드를 끄집어냈다. 연속극에서 ‘전형적인’ 흑인 불량배를 맡게 돼 내적 갈등 끝에 제작진에 ‘캐릭터의 깊이’를 건의했지만 오히려 배역에서 잘렸다고 했다. 그는 하워드대가 키워준 눈높이로 인해 그 같은 역할을 수용할 수 없었고 할리우드의 허상을 좇지 않았기에 흔들리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재키 로빈슨, 제임스 브라운, 서드굿 마셜, 그리고 티찰라(블랙팬서)를 연기할 수 있었다”면서 이렇게 이어갔다.
 
“직업이나 커리어보다 목적을 먼저 찾으세요. 목적이 여러분의 핵심 요소입니다. 여러분이 이 시대, 지구상에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무슨 진로를 택하든 잊지 마세요. 그 길에 따르는 역경은 여러분을 목적지에 데려다주는 과정입니다. (중략) 희생자 스테레오타입에 나를 끼워맞추려는 시스템에 도전하고 뚜렷한 역사적 배경이나 희망, 재능이 없는 인물에 문제제기하면서 다른 길이 내게 열렸고 그게 운명을 만들었습니다. (중략) 나는 여러분의 미래가 어떨지 모릅니다. 하지만 더 힘들고 복잡하고 당장의 성공보다 더 많은 실패가 있는 길, 궁극적으로 더 많은 의미가 있는 길을 택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승리와 영광이 함께 할 것입니다.”
 
이 말과 함께 보스만은 후배들에게 사랑을 고하면서 양팔을 엑스(X)자로 가슴에 갖다대며 “하워드 포에버”를 외쳤다. 블랙팬서로서 그를 대표하는 대사 “와칸다 포에버”를 변형한 것이다. 눈물을 훔치며 그의 말을 경청하던 학생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앞서 보스만의 공식 소셜미디어는 28일 “채드윅이 2016년 대장암 3기를 진단받고 투병해오다 4기로 악화된 끝에 아내와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또 “채드윅은 숱한 수술과 항암치료 와중에도 ‘마셜’과 ‘DA 5 블러드'(넷플릭스 영화) 등 여러분이 사랑해준 많은 영화들을 찍었다”면서 특히 “‘블랙팬서’에서 티찰라 왕 역할을 한 것을 영광스러워했다”고 고인을 기렸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