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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이 곡 들을 때면 한없이 겸손해져"

지난달 MBC에서 라디오 진행 10년주년을 맞아 브론즈마우스를 받은 김현철.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지난달 MBC에서 라디오 진행 10년주년을 맞아 브론즈마우스를 받은 김현철.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가수 김현철(51)은 김민기의 ‘봉우리’(1993)를 ‘내 인생의 노랫말’로 꼽았습니다. 
최근 데뷔곡 ‘오랜만에’(1989)가 배우 공효진이 모델로 등장하는 맥심 광고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면서 2020년 버전으로 재발매되고, 죠지와 함께 부른 ‘드라이브’(2019)가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20 광고에 삽입되면서 ‘제니의 빨간노트 노래’로 입소문이 난 상황에서 본인의 시티팝이 아닌 선배의 옛 노래를 골라든 건 다소 의외의 선택이었는데요. 그는 ‘봉우리’를 들을 때면 “한없이 겸손해진다”고 말했습니다.  
 
“처음엔 자꾸만 봉우리를 향해서 올라가는 사람들에게 명예나 돈을 좇아서 가지 말라는 뜻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노랫말 중에 ‘바다’라는 말이 나와요. 우리가 바다에 있어도, 해발 0m에 있어도 그곳 역시 봉우리라는 거죠. (김)민기 형은 ‘낮은 데로만 흘러 고인 바다’를 보면서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고 얘기하는 건데 사람을 진짜 초라할 정도로 겸손하게 만드는 가사예요. 몇십 분 만에 썼다는 데 진짜 천재구나 싶고.”
 
김민기 학전 대표. 1971년 ‘아침이슬’을 시작으로 많은 명곡을 만들었다. [중앙포토]

김민기 학전 대표. 1971년 ‘아침이슬’을 시작으로 많은 명곡을 만들었다. [중앙포토]

1984년 미국 LA 올림픽 관련 MBC 다큐멘터리 테마음악으로 만들어진 이 곡은 양희은이 ‘우리가 오를 봉우리’(1985)라는 제목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당시 다큐멘터리를 구성한 송지나 작가의 취지에 따라 메달을 따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선수들을 위해 김민기가 만든 곡입니다. 
 
김현철은 “인생에서 크고 작은 일을 겪을 때마다 찾아 듣게 되는 곡이 있다”며 “조동진의 ‘아침 기차’(1983)도 그중 하나”라고 했습니다. “좋은 가사란 들을 때마다 뜻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노래를 들을 때마다 조금씩 달라진다”고 덧붙였습니다.  
 
조동진 사단이 주축이 된 동아기획에서 데뷔해 하나뮤직의 막내였던 그는 2018년 조동진 1주기 추모공연에서 ‘아침 기차’와 ‘흰 눈이 하얗게’(1979) 등 2곡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햇빛은 어찌나 눈이 부신지 나는 하마터면 눈물 흘릴 뻔했네”라는 가사를 두고 그는 “울고 싶다는 이야기도 못 하는 연인의 모습이 꼭 (조)동진 형님 같다. 남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했지만 그래서 우리가 더 존경하는 분이었다”고 회고했습니다.  
 
1980년대 동아기획을 시작으로 하나뮤직과 푸른곰팡이를 이끈 조동진. [사진 푸른곰팡이]

1980년대 동아기획을 시작으로 하나뮤직과 푸른곰팡이를 이끈 조동진. [사진 푸른곰팡이]

김현철은 정작 자신이 만든 곡은 잘 안 듣는다고 했습니다. 곡을 쓸 당시 생각을 많이 해서 그런지 “작사가가 누군지 모를 때 더 와 닿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여전히 ‘춘천 가는 기차’(1989)를 탈 때면 ‘그대 안의 블루’(1992) ‘달의 몰락’(1993) ‘왜 그래’(1995) 등 그가 만든 곡으로 플레이리스트를 채워 넣는 사람들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발언입니다. 다행히 13년 만에 10집 ‘돛’(2019)을 발표한 그는 “오래 쉬어서 그런지 곡 작업이 너무 재밌다”며 “앞으로는 좀 더 자주 낼 계획”이랍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영상=김지선·조수진·여운하, 그래픽=이경은  
 
 
내 인생의 노랫말
가수들이 직접 꼽은 자신의 노랫말입니다. 시대와 장르의 경계를 넘어 가수와 청중에게 울림이 컸던 인생의 노랫말을 가수의 목소리로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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