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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70분 연설서 바이든 41번 때렸다 "그는 일자리 파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백악관에서 대통령 후보 지명 수락 연설을 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백악관에서 대통령 후보 지명 수락 연설을 했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은 미국 영혼의 구세주가 아니라 일자리 파괴자다.” “바이든의 미국에서는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  

트럼프,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후보 수락 연설
세금 인하, 규제 완화로 일자리 1000만 개 창출 공약
백악관서 정치행사 위법 논란, 청중 1500명 '노 마스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정조준했다.
 
오는 11월 3일 대통령 선거에서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세금 인상과 규제 강화로 일자리가 줄고, 무법 상황 방치로 치안이 불안해져 삶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전 문제에 민감한 교외(suburb) 거주 백인 여성 등 보수층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70분간 연설에서 바이든을 모두 41차례 언급했다. 지난주 바이든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할 때 25분 동안 트럼프를 한 번도 직접 거론하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
 
트럼프는 “이번 선거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라며 “아메리칸 드림을 사수할지, 사회주의 의제를 허용해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해 온 운명을 파괴할지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바이든의 경제 공약은 미국 경제를 몰락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거의 모든 미국 가정에 4조 달러 규모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이는 빠르게 회복 중인 우리 경제와 기록적인 주식 시장을 완전히 붕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미 역사상 가장 큰 폭의 감세 정책을 폈는데, 앞으로 세금과 규제를 이전에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더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후 10개월 안에 일자리 1000만 개를 만들겠다고 했다. 중국에서 되돌아오는 제조업 일자리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며, 해외에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미국을 떠나는 기업에는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역 정책에 대한 바이든의 과거 행적은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바이든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지지해 미국 제조업 일자리 4개 중 1개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과의 끔찍한 무역협정을 지지했다”고 언급한 뒤 “많은 일자리를 빼앗아 간 합의였는데, 내가 뒤집어서 우리나라에 대단한 합의를 했다”고 말했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을 바이든을 공격하는 소재로 사용한 것이다.
 
바이든의 일련의 결정으로 인해 “미시간과 오하이오ㆍ뉴햄프셔ㆍ펜실베이니아에서 노동자들을 해고해야 했다”고 말해 공화당과 민주당 간 표 싸움이 치열한 경합주들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바이든의 공허한 공감의 말을 듣기보다는 일자리를 되찾고 싶어한다”며 지난주 민주당이 전당대회에서 바이든을 공감 능력 뛰어난 지도자로 그려낸 전략을 저격했다. 
 
트럼프는 지난 3개월간 9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었으며 이는 기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CNN 팩트체크팀은 이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자리 2200만 개가 사라진 것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바이든을 친중(親中) 인사로 몰아 미국인의 반중(反中) 정서를 건드렸다. 바이든이 중국의 부상을 미국과 세계를 위해 긍정적인 것이라며 반겼고, 그래서 중국이 바이든을 지지하고 그가 승리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이 당선되면 중국이 우리나라를 차지할 것”이라며 “바이든의 의제는 ‘메이드 인 차이나’이고, 내 의제는 ‘메이드 인 USA’” 라고 말했다. 재선하면 대중국 강경 노선을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 차별 항의 시위가 포틀랜드ㆍ시카고 등 일부 도시에서 살해와 약탈ㆍ방화 등 소요사태로 변질된 상황을 거론하며 “법과 질서를 다잡겠다”며 “폭도의 통치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백인 경찰 무릎에 목을 짓눌려 숨진 조지 플로이드, 아이 셋이 보는 앞에서 경찰 총 7발을 맞은 제이컵 블레이크 등 흑인 인권 시위 기폭제가 된 사건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이들 사건이 일어난 미니애폴리스와 커노샤 외에 포틀랜드ㆍ시카고ㆍ뉴욕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운영하는 도시의 거리에는 폭력과 위험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집권하면 급진 좌파에 휘둘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든은 약하다. 진보 위선자들의 명령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사회주의의 트로이 목마”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버니 샌더스(상원의원) 같은 난폭한 마르크스주의자와 급진주의자들에게 맞설 힘도 없는데 여러분을 어떻게 지켜주겠느냐”고 말했다.
 
보수 청중의 기대에 맞춰 좌파의 위선을 공격했다. 진보주의자들은 국민의 학교 선택권은 없애려 하면서 자기 자녀는 가장 훌륭한 사립학교에 입학시키고, 이민자에게 국경을 열자고 하면서 자신들은 가장 좋은 동네에 있는 고급 주거단지 안에 산다는 것이다. 경찰 예산을 줄이자면서 자신들은 무장한 경호원을 두고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또 코로나19 확산에 잘 대처했다고 자평한 뒤 ”올해 안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갖게 될 것이며, 더 이른 시점에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등교 수업을 늦추고 필요할 경우 셧다운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민주당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학교 문을 열고 경제를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바이든의 계획은 바이러스에 대한 해결책이 아니라 항복”이라고 비판했다.
 
2016년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을 소개하는 역할은 장녀이자 백악관 수석보좌관인 이방카가 맡았다. 이방카는 “아버지의 트윗이 다소 무질서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 “하지만 결과가 말해준다. 그는 성과를 낸다”고 감쌌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흥 연설을 즐기는 평소 유세와 달리 사전에 정해진 원고를 거의 벗어나지 않았다. 다만 연설문의 핵심 문장인 “나는 자랑스럽게(proudly) 이 지명을 받아들인다”는 부분을 “깊이(profoundly) 받아들인다”로 읽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날 백악관 사우스론에는 특별 초대손님 1500명이 모였다.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기 어려웠고, 2m 간격 거리 두기도 지켜지지 않았다. 야외에서도 거리 두기를 지키기 어려울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워싱턴 DC 방역 지침을 백악관이 어겼다.
 
이에 대한 지적에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언젠가는 모두가 감염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가 연설하는 동안 미국 코로나19 사망자는 18만 명을 넘겼다.
 
이번 연설은 공화당 전당대회 개최 장소로 백악관을 사용함으로써 연방 정부 시설을 정치 행사에 사용할 수 없도록 한 해치범 위반 논란을 남겼다. 백악관 북쪽 라파예트광장에서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 수백 명이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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