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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의 시대, 돌파구는 스타가 신인 돕는 콜라보"

27일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CICI 2020문화소통포럼. 캐나다의 아나 세라노 온타리오 예술디자인대 총장이 온라인으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정형모 기자]

27일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CICI 2020문화소통포럼. 캐나다의 아나 세라노 온타리오 예술디자인대 총장이 온라인으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정형모 기자]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이사장 최정화)이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개최한 문화소통포럼(CCF)의 올해 주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문화콘텐츠 전달 방식의 변화’다. 26일에 이어 27일 둘째 날 행사 역시 온라인 화상 회의를 통한 발표와 토론으로 뜨거웠다. 
최정화 이사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디지털과 가상현실이 주도하는 세상에서 건조한 진실보다 스펙터클한 가짜에 현혹되기 쉬운 만큼 무엇이 진짜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디지털화의 가속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한한 호기심으로 다양한 문화를 수용해야 한다”고 전날 행사 내용을 요약해 소개했다. 

CICI, 2020문화소통포럼
각국 문화예술계 인플루언서들 코로나시대 전망

만화가인 미국의 에이미 추 알파걸코믹스 대표는 세계적인 만화 페스티벌인 미국 샌디에이고 코믹콘이 온라인으로 변경돼 개최된 사실을 소개하며 “인터넷으로 참가해보니, 작가 한 명 한 명이 물리적으로 넷플릭스와 동등해진 느낌이었다. 소규모 출판사, 독립 작가에게 놀라운 기회가 주어진 셈”이라고 밝혔다. 
빌보드의 K팝 칼럼니스트로 유명한 제프 벤자민은 BTS와 SuperM의 버추얼 라이브 콘서트가 실제 콘서트보다 더 큰 수익을 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신기술을 이용해 보는 이에게 진짜 콘서트에 참가하고 있는 듯한 몰입감을 주는 데 성공했다”며 “심지어 디지털 팬 사인회는 인간적이고 감성적 접근이 가능했다는 측면에서 다른 나라 가수들이 보고 배워야할 시사점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아나 세라노 캐나다 온타리오 예술디자인대 총장은 4명의 합창단이 온라인을 통해 1500으로 불어난 사례와 한 명의 뮤지션과 한 명의 댄서가 즉석에서 음악을 만들고 춤을 추는 사례를 소개하며 “아티스트는 우리가 갖게 된 제약을 어떻게 극복할까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이며 무언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캐나다의 풍자만화가 테리 모셔는 코로나19를 소재로 한 각국의 흥미로운 만평을 소개하며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간단하지만 간단하지 않은’ 만화의 힘을 직접 보여주었다.  
 
이어지는 영상 토론 역시 모든 참가자들이 가진 고민의 깊이를 잘 보여주었다. 다음은 주요 토론의 일문일답. 
-BTS 같은 인기 가수에게는 현 상황이 좋겠지만 노래가 알려지지 않은 신인 가수에게는 그렇지 못할 수 있다.(김현유 구글 아시아태평양 총괄 전무)
“코로나가 불평등을 더 부각할 수 있다. 연예계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그렇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 서로서로 돕는 콜라보레이션 모델 말이다. 대형 스타가 인디 아트를 돕는 것이 필요하고, 공공부문은 이런 콜라보가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아나 세라노) 
“콜라보는 정말 중요하다. 이번 코미콘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고등학생들과의 만남이었다. 이 저소득층 아이들은 평소 같으면 행사에 참석할 수 없었다. 많은 불평등이 있지만 기술 이 그것을 이겨내게 했다. 추가적 노력이 더욱 필요한 대목이다.”(에이미 추) 
 
-라이브 스트리밍으로는 관객과의 진정한 소통이 어렵지 않을까.(스리프리야 란가나탄 주한인도대사)
“K팝 버추얼 콘서트에서 야광봉을 흔드는 듯한 기술적 효과는 함께 콘서트에 참여한 느낌을 줄 정도였다. 만약 인도 무용 그룹이 한국 가요를 재해석한 춤을 보여준다면 많이 관심을 갖지 않을까. 하지만 라이브 스트리밍에 대한 피로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반드시 보아야할 이유가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제프 벤자민) 
 
-헬스장 가기가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운동 게임을 즐기고 있다. 30분 하면 땀이 난다. 이같은 하이브리드 체험이 새롭다.(권준모 네시삼십삼분 의장·전 한국게임산업협회장)
“하이브리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만화가 오페라를 만나고 게임을 만나야 한다. 그런 만남이 제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기회다.”(에이미 추)
 
-마스크 착용에 대해 저항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년 상반기가 넘어야 백신이 나올텐데, 그때까지 마스크를 잘 착용하게 할 방법은 없을까.(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 
“시각적으로 유머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마스크에 카툰 심볼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테리 모셔) 
 
-BTS의 성공 비결은 컨텐츠 보다 커넥션에 있는 것이 아닌가.(김유경 한국외대 교수)
“전세계 젊은이들을 연결시키는 힘이 BTS에겐 있다. 정신적 긴장, 불안, 학업 문제를 이야기하며 어떤 언어를 쓰는 젊은이들과도 연대한다. ‘봄여름엔 찬란했던 잎들이 가을이 되면 떨어진다’는 가사가 그런 보편성을 대변한다.”(제프 벤자민)
“내 아이를 비롯한 13살 이하 청소년과 어린이들의 삶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다. 우리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여러 화면을 켜놓고 자연스럽게 논다. 그런 그들과의 소통 방식은 달라야 한다. 그들은 화면으로 보는 삶이 실제의 삶이다. 화면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것은 정상이 아니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아나 세라노)
 
-직업의 디지털 트랜지션이 이뤄지고 있다.(필립 르포르 주한프랑스대사)
“전통적 의미의 그림을 그리지 않는 만화가가 등장했다. 종이에 펜 대신 인터넷 오브제로 만화를 창작한다. 이런 시대에 만화를 어떻게 유통시킬까, 또 정당한 댓가를 어떻게 지불받을까 하는 것이 나의 고민이다.”(테리 모셔) 
 
-질문은 두 가지다. 우선 전통적 예술의 교육은 어떻게 될까. 클래식 분야는 비관적이고, 디지털 분야는 희망적이다. 전통 예술은 소멸하는가. 둘째는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초대형 오피스가 필요없어지고 있다. 대형 문화공간이 이 시대에 효율적인 것인가.(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일부 전통적 예술의 쇠퇴는 사실 코로나와 무관하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진화’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까. 팬데믹이 지나가도 공연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콘서트장은 사무공간과는 다르다. 친구와 함께 가서, 같이 노래하고, 그 엄청난 소리를 몸으로 느끼고, 다른 공연도 기웃거리는 것 역시 음악의 한 부분이다. 이 비음악적 부분도 너무나 중요하다.”(아나 세라노) 
 
-디지털 시대의 상상력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행복이 무엇인지, 건강이 무엇인지, 질문을 새롭게 해야한다.(김현택 한국외대 교수) 
“교과 커리큘럼을 다시 짜야한다. 나부터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는 중이다. 학생들의 배움의 방식도 당연히 달라졌다. 인간 본연의 모습은 어디에 있는가, 물어야 한다.”(아나 세라노) 
 
-지역간 이동이 줄었다. 게다가 기후변화로 인해 식료품의 로컬화도 진행중이다. 현지화는 어떻게 진행될까.(마이클 대나허 주한캐나다대사) 
“사람들과의 만남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같은 내향적인 사람은 이런 상황에 대해 안도하고 있다. 어디를 가지 못한다고 세상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차도 덜 타고, 비행기도 덜 뜨니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졌다.”(에이미 추) 
 
-이런 상황에서 구글은 공동체의 방향을 어떻게 보나.(디디에 벨투아즈 Cs 대표)
“우리는 2007년부터 재택근무제를 도입했다. 온라인 기반의 인터랙션이 생각만큼 나쁘지 않다. 물론 직접 누군가를 만나는 것의 장점이 있겠지만, 기술 활용을 잘하면 그런 장점도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김현유) 
 
글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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