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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기내식 사업권 이용한 ‘부당 내부거래’에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전 회장 검찰 고발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가 그룹 재건 과정에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부당지원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320억원을 부과하고 박 전 회장과 경영진,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모습.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가 그룹 재건 과정에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부당지원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320억원을 부과하고 박 전 회장과 경영진,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모습.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부당 내부 거래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320억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그룹 재건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총수 지분율이 높은 금호고속에 부당지원해,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와 함께 박 전 회장과 당시 경영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등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박삼구 회장 지배력 강화 위해 계열사 동원

 금호아시아나는 2010년 이후 경영 위기에 빠지며 주요 계열사가 채권단의 관리 아래에 놓였다. 이후 박 전 회장은 계열사 인수를 통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기 위해 2015년 금호기업(현 금호고속)을 설립했다.
 
 금호고속은 주요 계열사를 다시 인수하기 위해 1조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했다. NH투자증권에서 5300억원의 대출을 받았지만, 열악한 재무 상태로 자금은 부족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당시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전략경영실은 추가 자금 마련을 위해 해외 업체와 계열사·협력업체 등을 이용한 자금조달 방안을 설계했고, 계열사가 이에 따르도록 했다.
 

“1600억원 투자하면 30년 기내식 독점하는 조건”

11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창문 밖으로 아시아나항공 소속 항공기가 계류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11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창문 밖으로 아시아나항공 소속 항공기가 계류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를 위해 금호아시아나는 금호고속에 투자하는 것을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독점사업권을 넘기는 ‘일괄 거래’를 추진했다. 
 
 스위스 게이트그룹이 이런 조건을 받아들이며 거래가 성사됐다. 게이트그룹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30년 기내식 독점 사업권과 함께 금호고속의 신주인수권부 사채(BW) 1600억원 어치를 인수했다.
 
 공정위는 이때 금호고속이 BW를 발행하면서 무이자(금리 0%)에 만기 최장 20년의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받았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는 게이트그룹과 기내식·BW 일괄 계약을 협상하면서 배임 등 ‘법률 리스크’를 이유로 들며 본 계약에서 이를 제외했다. 대신 부속계약 형태로 관련 조건을 달았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금호고속이 BW를 발행할 수 있도록 아시아나항공이 독점 기내식 거래를 통해 사실상 이를 보증·담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판단할만한 근거가 있다. 당시 금호고속 BW의 신주인수권 행사가격(15만원)은 당시 비상장주식 거래 시가 및 전환사채·상환전환우선주 행사가격(10만원)보다 높았다. 시세 차익 실현을 위한 신주인수권 행사 가능성이 작았다는 얘기다. 일괄 거래가 아니었다면 게이트그룹이 BW를 인수할 이유가 사실상 없는 셈이다. 
 
 게다가 당시 정상 금리(3.77~3.82%)를 감안할 때 무이자 BW 발행으로 금호고속이 금리 차이에 해당하는 162억원의 이익을 봤다는 게 공정위의 계산이다.
 

계열사, 협력사까지 동원해 자금 조달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중앙포토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중앙포토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업권과 BW 인수를 맞바꾸는 일괄 거래를 통한 자금 조달이 늦어지면서 금호고속의 사정이 어려워지자 금호아시아나 9개 계열사는 금호고속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지원했다. 공정위는 전략경영실의 지시로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등 9개 계열사가 45회에 걸쳐 총 1306억원을 담보 없이 1.5~4.5%의 저금리로 대여했다고 파악했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계열사도 아닌 협력업체를 이용해 돈을 빌려주기도 했다. 일부 협력업체는 계약서에 직접 서명·날인한 적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금호고속이 당시 정상 금리(3.49~5.75%)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대여받아 7억2000만원 상당의 이익을 챙겼다고 봤다. 
 

“총수 2세 경영권 승계 토대 됐다”

정진욱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금호아시아나의 부당 내부거래 시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진욱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금호아시아나의 부당 내부거래 시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위는 금호아시아나 계열사의 금호고속 지원으로 박삼구 전 회장 등 총수 일가에 부당한 이익이 돌아갔다고 판단했다. 금리 차익(약 169억원)뿐만 아니라 특수관계인 지분율에 해당하는 이익(최소 77억원)과 결산 배당금(2억5000만원) 등을 총수 일가가 챙겼다는 것이다. 
 
 또 공정위는 “금호고속이 그룹 핵심 계열사를 인수하면서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총수 2세로의 경영권 승계 토대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호고속도 여객자동차터미널 임대·관리업과 고속버스 운송업 시장에서의 유리한 지위를 확보해 공정거래 시장을 저해했다고 판단했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박삼구 전 회장이 해외 기내식 업체와의 투자 협상에 직접 참석한 증거와 함께 BW 관련 문건에 자필로 서명했을 뿐 아니라 거래 중요사항에 대해 지속적인 보고를 받은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정 국장은 또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목적으로 제3의 기업·그룹을 통해 내부거래가 우회적으로 이뤄지는 행위를 시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 “공정위, 무리한 고발 진행”

 이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입장문을 통해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자금 대차 거래와 기내식·BW 거래가 정상 거래임을 충분히 소명했음에도 공정위가 이런 결정을 해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남부지검에서 기내식 관련 배임 혐의 등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며 “공정위가 무리한 고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내식·BW 일괄 거래와 관련해 “기내식 거래는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지 않은 정상거래조건으로 이뤄졌다”며 “BW 투자 역시 전략적 제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한 통상적인 거래”라고 반박했다. 계열사 간 자금 대여 행위에 대해선 “특수관계인(총수 일가)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과는 관련이 없다”며 “동일인(박 전 회장) 또는 그룹 차원의 지시·관여에 따른 행위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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