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주가 뜨자 주식형펀드 14조 떠났다

중학교 교사인 이기영(37)씨는 매달 30만원씩 투자하던 국내 주식형 펀드를 이달 초 환매했다. 3년 전 은행 직원이 “3~4년 투자하면 적금보다 수익률이 훨씬 높을 것”이라며 추천한 상품이었다. 하지만 이씨의 펀드 수익률은 그동안 마이너스에 머물 때가 많았다. 지난 3년간 누적 수익률은 2.4%에 불과했다. 그는 “주가 고점 수준에서 잘못 투자했다가 몇 년간 돈이 묶여 혼났다”며 “펀드를 환매한 돈은 모두 주식계좌에 넣어놨다”고 말했다.
 

쥐꼬리 수익률 더 못참겠다, 이탈
“차라리 직접 투자” 동학개미 늘어
코스피 2300 회복에 차익 실현도
신규 펀드 1년새 34→5개 급감

주식형 펀드 시장이 ‘자금 이탈’에 시달리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73조1292억원이었다. 2017년 10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역대 최대였던 2008년 8월(144조660억원)과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주식형펀드설정액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주식형펀드설정액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국내와 해외 주식형 펀드를 통틀어 올해 들어 빠져나간 돈(순유출)은 14조5800억원이었다. 이 중 대부분(14조2400억원)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유출됐다. 자산운용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 펀드 유출액(5조6000억원)이 가장 많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3조2841억원)과 KB자산운용(1조2208억원)에서도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형 펀드를 외면한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본다. 첫째는 그동안 낮은 펀드 수익률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코스피가 반등하자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14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최근 2300선까지 반등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최근 3년 평균 수익률은 2.4%에 그쳤다. 같은 기간 0.5% 하락한 코스피보다는 나은 성적이지만 투자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특히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투자 종목을 고르는 ‘액티브 펀드’의 최근 3년 수익률은 -1.8%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펀드의 장기 투자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투자자들이 (코스피가 반등하자) 펀드를 정리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줄어든 국내 신규 주식형 공모펀드.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줄어든 국내 신규 주식형 공모펀드.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둘째로 증시에서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동학개미’가 늘었다. 지난 3월 코로나19로 주가가 급락한 이후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25조원어치 주식을 샀다. 주가 급락에 겁을 먹기보다는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본 것이다. 증권 계좌에 넣어둔 투자자 예탁금은 52조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 88.8% 급증했다.
 
셋째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펀드 신상품이 급감했다.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의 신규 설정 건수는 올해 들어 다섯 개에 그쳤다. 지난해 전체(34개)와 비교하면 크게 못 미친다. 대형 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자금 유출에다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맞물리면서 신규 주식형 펀드의 출시를 사실상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식형 펀드의 부진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펀드 시장에서 높은 수익률로 주목받을 ‘간판 펀드’가 나오기가 쉽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간접투자 시장으로 돈이 유입되려면 트리거(촉매제)가 있어야 한다”며 “주식형 공모 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 등 과감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4일 금융 리스크 대응반회의에서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방안을 조만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